현행 주민등록제도의 핵심적 문제 중의 하나인 주민등록번호에 대한 문제제기도 꾸준이 이루어져 왔다. 주민등록번호는 남한의 국민들에게 태어날 때부터 부여되어 평생토록 변하지 않는 ‘국민식별번호’다. 또한 주민등록번호에는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영역 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쉽게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있도록 허용해왔다. 공공과 민간의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는 주민등록번호를 열쇠로 하여 상호 연동될 수 있어, 개인정보의 집적과 추적에 용이하다. 이는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될 경우 추가적인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권력 기관에 의해 개개인들이 감시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지문을 비롯한 생체정보를 이용한 기술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미 알려진 영역만 살펴봐도 △ 관공서의 무인민원서류발급, △ 학교, 학원에서의 수업일수 확인, △ 대학도서관에서의 무인좌석발급, △ 대학건물을 포함한 건물 무인출입관리 등에 지문식별기술이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그러나, 2005년 5월 26일, 헌법재판소는 전국민 지문날인제도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법적 근거도 없이 수집되고 있는 지문정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범죄수사에 효율적이기 때문에 합헌이라는 요지의 무리한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는 현 사회체제의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헌법재판소의 경향을 보여준다. 이 판결에 대해 진보네트워크센터, 지문날인반대연대 등은 비판 기자회견, 토론회, 서명운동 등으로 그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으나, 헌법재판소의 결정 자체를 뒤집을 방안은 없었기 때문에, 향후 지문날인 폐지를 위한 운동은 주민등록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2000년을 전후하여 문제가 되었던 전자주민카드, 노동감시 문제, NEIS 외에도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이슈들은 확대되고 있다. 스팸메일의 범람, 수사기관에 의한 무분별한 도감청, 증가하는 CCTV, 유전자 등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의 구축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러한 모든 사안에 시민사회단체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NEIS 반대 투쟁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프라이버시 보호원칙을 수립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기본법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다.개인정보보호기본법 제정 운동은 국내 프라이버시권 운동에서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 개인정보 이슈마다 시민사회단체의 개별적 대응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 감독기구의 설립을 통해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공적인 사회 인프라를 형성할 수 있다. 둘째, 정부에 의해서 기본법과 감독기구가 왜곡될 여지가 존재하지만, 사회적으로 그 필요성 자체를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기간 운동의 성과이다.
어쩌면 정보사회에서 가장 위협받게 될 권리는 ‘프라이버시권’일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개인간의 소통을 증진시키는 반면, 다른 측면에서는 자신을 타인에게 투명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소통성과 투명성이 불균등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즉, 불평등한 권력 관계망 속에서 감시하는 자는 드러나지 않고 감시받는 자만이 투명하게 드러난다.
촛불 시위가 확산되자,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광우병 괴담’론을 제기하며, 인터넷을 통한 여론의 확산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수사기관은 이에 화답하여 관련 게시물과 휴대폰 문자 메시지 등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 2008년 5월, 경찰은 다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2MB 탄핵 서명 운동이나 광우병 관련 글을 쓴 21명에 대해 신원확인 요청을 했고, 이들에 대해 명예훼손죄 적용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신뢰저해사범 전담팀’을 구성하고, 게시글이 ‘악의적이고 조직적으로’ 유포되었다는 단서가 포착될 경우 사법처리한다고 위협했다. 당시 수사대상으로 거론된 것은 ‘수돗물이나 공기로도 광우병이 전염된다’거나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포기했다’ ‘5월 17일 중고등학생 동맹휴업하자’ ‘수도 민영화된다’는 등의 주장이었으며, 이는 모두 불법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실제로 이 수사는 거의 기소로 이어지지 않았는데, 사실 수사기관의 의도는 형사처벌의 위협을 통해 이용자의 인터넷 활동을 위축(chilling effect)시키는 데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위헌판결 이후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와 정보통신부 장관의 삭제명령권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여전히 위헌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06년 12월 22일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은 인터넷 실명제 도입과 함께,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규정하던 ‘불법통신의 금지’ 조항과 ‘정보통신윤리위원회’ 근거 조항을 가져오면서 오히려 그 권한을 강화시켰다.개정안은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등에 대해 정보통신부 장관의 삭제 명령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 이전에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북한 관련 게시물이나 정부 비판적인 게시물에 대해 터무니없는 시정요구를 해왔는데, 이제 권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부 장관 명령을 통해 반드시 삭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윤리위원으로 상임위원 5인을 두도록 하고, 명예훼손분쟁조정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였다. 한편, 임시조치 제도를 도입하여 명예훼손이라 주장되는 게시물에 대해 인터넷서비스제공자가 신속하게 조치하도록 하였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일 180일 전부터 UCC 등 이용자의 정치적 표현을 규제하고 있다. 2007년 6월,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선관위 UCC 지침’은 단순한 의견 개진은 허용하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는 행위를 골라 처벌하겠다고 하고 있다. 단순한 의견 개진과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는 헌법상의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으로, 선거관리위원회가 자의적으로 ‘사전 선거운동’으로 규정하도록 함으로써 이용자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위축시킬 수 있다. 실제 2007년 대선에서는 1천 명에 육박하는 이용자들이 입건되었으며, 선거시기 임에도 정치적 의사표현이 현격하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2003년 8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에 제출한 선거법 개정안에 정당‧후보자‧예비후보자 및 인터넷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게시판 실명제를 포함하였다. "정당‧후보자‧예비후보자 및 인터넷언론사는 선거일전 120일(대통령선거에 있어서는 300일)부터 그 명의로 개설‧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의 게시판‧대화방등(인터넷언론사의 경우 선거기사를 게시하고 그 기사에 대한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곳에 한한다)에 선거에 관한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는 당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관리·운영하는 자가 의사표시자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리고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2004년 2월 9일 선거시기 게시판 실명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