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실명제 또 다른 허점
주간동아, 2003, 인터넷 실명제 또 다른 허점, 2003년 6월 388호.
전자 민주주의란 말이 있다. 먼 거리에 있어도 같은 사이트에 접속만 하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문명의 이기 덕분에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자기 의견을 내놓는 데서 나오는 힘은 지금 한국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새 정부도 이 힘을 높이 사서 공공기관마다 게시판을 설치해 네티즌의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게시판의 부정적인 측면도 만만치 않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은 늘 있는 일이고 게시판에 반대 의견을 올렸다가 거의 스토킹 수준의 협박을 당한 사람도 있다. 게시판마다 올라와 있는 음란물 사이트 광고도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특정인을 비방하는 방식은 거의 테러에 가깝다. 디지털 카메라로 유명 연예인의 사적 일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가 하면 근거도 없이 남을 비방하는 내용이 게시판에 폭증하면서 마치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