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여, 이제 고이 잠들라!
이광석 (뉴미디어 평론가)
텔레비전이 나온지 어언 반세기. 그 건방진 태도는 여전하다. 근대적 가치 체계와 피의 동맹을 맺은 이 단순무식하고 포악한 선전-기계는 아직도 대중으로 하여금 자신의 메시지와 정보에 일방적인 순응을 강요해오고 있다. 그나마 이 기계가 자신의 부드러움을 과장하기 위해 통신원 제도, 시청자 참여/감시 프로그램 등의 되먹임(feedback) 과정을 도입해보지만, 힘의 우위에 입각한 메시지 생산자와 수동적 수신자간 경로의 암묵적 일방향성이 사라지는데는 역부족이다.
몇 해 전 대한민국 방송사 이래로 초유의 선전-기계 시설의 폭력적 점거로 기록된다는 ‘만민중앙교회’ 열혈 신도들의 MBC 방송국 난입 사건. 그러나 이 사건이 ‘교주’를 위해 한 몸 바치려는 광신도들의 빗나간 점거 전술이라는 점에서, 애석하게도 대중매체에 대한 제대로 된 대중의 폭력적 교란과 전복의 전사(前史)는 아직까지 없다. 이 선전- 기계는 나날이 그 파워를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