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안을 양국 행정부가 서명한지 삼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따라 협정안을 수정하기 위한 장관급 재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한미 FTA가 단순히 상품교역을 늘리기 위한 협정이 아니라, 일부 거대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한국 사회 전체를 뜯어고치고, 한 나라의 공공정책을 크게 훼손하는 매우 잘못된 협정임을 오래전부터 지적해왔다. 그런데 한미 양국 행정부는 이러한 잘못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동차나 쇠고기 따위의 미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의제에 국한하여 이번 재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특허,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 제도는 각 국가의 법률에 따라 운영된다. 그러나 각 국가의 법률은 국제 협약이나 협정의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 유럽 등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선진국들은 전 세계적인 지적재산권 제도의 통일과 강화를 통해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혹은 선진국의 정보통신, 문화, 제약 기업들이 국제 협약에 대한 로비를 통해 국제적인 기준을 형성하고, 이를 역으로 국내법에 반영하려고 하고 있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