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네트워크센터는 오늘(5월 16일) 오는 30일부터 내달 17일까지 개최되는 제17차 정기 유엔 인권이사회에 한국의 정보인권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서면진술서(written statement)를 제출하였습니다.
The enactment of the Data Protection Act has been a long-cherished wish of many human rights organizations since the controversy over the electronic ID card began in 1996. The main point in this issue is the establishment of an independent data protection supervisory authority named the Korea Data Protection Commission. The Data Protection Commission, which could be considered as independent, seems to have been created, despite an obstacle of the Ministry of Public Administration and Security to further its own interests.
개인정보보호법안의 제정은 지난 1996년 전자주민카드 논란 이후로 정보인권에 관심있는 여러 인권단체들의 숙원이었다. 핵심은 독립적인 개인정보 감독기구(Data Protection Authority)의 설립이다. 자기 부처 이해를 관철시키려는 행정안전부의 훼방으로 법률 제정에 이르는 과정이 지난하였으나, 식견있는 여러 전문가, 인권단체, 야당의 노력 끝에 마침내 부족하나마 어느정도 독립성을 갖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전자주민증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법들은 향후 이 나라의 개인정보보호 관련 제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지금 당장 포털에 여러분의 이름이나 아이디를 쳐보라. 이 단순한 정보로 알 수 있는 당신에 대한 정보는 어디까지인가? 나는 이따금 온라인상의 나의 행적이 누군가에 의해 감시되고 있지는 않은지 불안할 때가 있다. 이런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우리 단체들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힘찬 출발을 응원하는 바이며, 개인정보보호법의 계속적인 개선을 위하여 앞으로도 감시와 대응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라는 독일 영화가 있다. 주인공은 옛 동독의 비밀경찰이다. 그는 사상이 불온한 것으로 의심스러운 예술가 부부를 ‘공무로서’ 감청하는데, 그가 감청 대상에 깊이 공감하게 된 나머지 그들의 삶에 개입한다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다. 영화는 재미있었지만, 비밀경찰과 감청은 참으로 끔찍했다. 비밀경찰은 정권과 체제의 안정을 위해 사상 감시를 업으로 한다는 점에서 ‘정치경찰’ 혹은 ‘사상경찰’로 불리기도 한다. 감청은 기본적으로 행위보다는 생각과 말을 감시하는 기법이다. 그래서 비밀경찰의 주요 업무가 감청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개인정보 보유자는 아마도 정부일 것이다. 정부가 보유한 개인정보 파일의 목록은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관보에 공고하도록 돼 있다. 지난 2008년 국정감사에서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07년 2만315개 공공기관(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및 각급 학교, 정부투자기관 등을 포괄함)에서 1360종류의 개인정보 파일 9만2855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5년 1095개 기관에서 1078종류 1만510개 개인정보 파일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9배나 증가한 수치다.
몇년째,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사찰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사찰 논란의 출발이었던 김종익씨 사건에 ‘민간인 사찰’이라는 부제가 붙었지만, 그가 민간인 사찰의 유일한 당사자는 아니었다는 데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