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실명제입장주민등록번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권고, 고무적이지만 아쉬움 남아

By 2012/11/27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진보네트워크센터 논평]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권고, 고무적이지만 아쉬움 남아

 

 
어제(11/26)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12년 제19회 회의를 개최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주민등록번호의 사용제한」규정 관련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 결정은 우리 단체가 지난 8월 23일 헌법재판소의 본인확인제 위헌 결정 이후에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여전히 본인확인업무라는 명목으로 광범위하게 주민번호의 수집 및 사용을 허용하는 정책에 대하여 같은 달 28일 이 위원회에 진정한 데 따른 것이다.
http://act.jinbo.net/drupal/node/7124
 
올해 2월 17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가 개정한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2에 따르면, 본인확인 업무나 영업상 필요한 경우 특정 업체들에 주민번호 수집과 사용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제23조의2(주민등록번호의 사용 제한) 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수집·이용할 수 없다.
1. 제23조의3에 따라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받은 경우
2. 법령에서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이용을 허용하는 경우
3. 영업상 목적을 위하여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이용이 불가피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시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2 제1항 각 호에 따라 예외적으로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있는 경우에도 동법 제22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이용자의 동의를 받아야 함을 명확히 할 것 △정보통신망법 제22조 제2항 제1호 및 제2호에서 규정한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할 수 있는 사유가 ‘주민등록번호’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2 제1항 제3호의 ‘영업상 목적을 위하여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이용이 불가피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시하는 경우’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권고하였다.
 
정보통신망법이 원칙적으로 주민번호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확인기관이거나 영업상 필요하다는 사실을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시해주면 당사자 동의와 무관하게 주민번호를 예외적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은, 이 법의 전체적인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일일뿐더러 위헌적이다. 예컨대 정부가 광범위하게 보급하는 아이핀(i-pin) 제도는 3개의 민간신용정보업체에게 전국민의 주민번호를 몰아다 주는데, 정보주체는 이 정보를 삭제할 수 없고 이 업체들이 이 정보를 다른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지 알 길도 없다. 이동통신사는 영업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휴대전화 이용자에게 법적 근거도 없는 주민번호의 제공을 강제해 왔고 그 과정에서 KT는 80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개인정보의 수집과 이용에 있어 정보주체의 동의에 의해야 한다는 개인정보보호 원칙에 충실하게 정보통신망법을 해석하고 그 개선을 권고한 것이 고무적이라고 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여 즉각적인 법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본인확인제 위헌결정과 본인확인업무는 무관하다고 보고 본인확인업무와 기관 지정 그 자체에 대하여 우리 단체가 진정한 내용에 대해서 판단하지 않은 점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비록 각 조항의 연혁적인 기원이 다르다 할지라도 본인확인제와 본인확인업무와 기관 지정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본인확인제(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5)를 적용해야 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본인확인기관의 아이핀 발급서비스를 제공(동법 제23조의2)하도록 요구해 오지 않았던가. 본인확인제도의 위헌 결정으로 정보통신망법에서 주민번호를 수집할 법적 근거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법이 규율하지 않는 본인확인 업무와 기관에 대하여 방송통신위원회가 그 지정을 계속하는 것은 언어 도단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법적 근거 없이 ‘불가피하게’ 주민번호를 사용해야 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들이 있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그들이 누구인지 밝힌 바도 전혀 없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해야 할 일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문에 적시되어 있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충실하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들의 주민번호 수집과 이용에 대한 제한에 즉각 나서는 것이다. 특정 업체들에게 주민번호를 예외적으로 수집하고 이용할 수 있는 특혜를 주는 것은 국민의 법감정과 전혀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2008년 유엔 인권이사회가 주민번호를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엄격히 필요한 경우로 제한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한 내용과도 어긋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개인정보감독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법리적 해석을 넘어서 정보인권을 실현하기 위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추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2012년 11월 27일
진보네트워크센터
 

2012-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