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작년부터 CCTV를 설치·운용하고 있는 강남구에 이어, 최근 서울시 대부분의 지역으로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고 하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CCTV로 인한 프라이버시권 침해를 규제할 법률도 없고, 올해 5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CCTV가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높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권과 법에 근거하여 사업을 추진해야할 국가기관에서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야자와 켄지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 동화작가? 시인? 농촌운동가? 그러나 정작 서른 일곱으로 마감한 그의 삶은 길지도 않았으며, 화려하지도 않았다. 그의 작품 또한 짧고 간단하지만, 그 내용을 꼭 집어 “그래 이게 무슨 뜻이지”라 해석하기는 불가능하다. 거꾸로, 다양한 해석은 가능하고 모범답안은 없는데, 예컨대 다다(Dada)의 시처럼 의미불명한 것은 또 아니다. 백석의 시에 매혹되어본 사람이라면, 아마 틀림없이 켄지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백석의 글을 당시 사회와 연결시켜 생각해볼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켄지 또한 그러하지만, 그 경우 놓치고 마는 부분이 생겨서 억울하다. 사회적 해석 역시 해석의 한 가지로서 즐길 수 있을 따름이다.

고정칼럼 중 ‘장귀연의 세상뒤집기’라는 코너가 있다. 최근 그 코너에 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노동운동이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더 많이!’가 아니라 ‘더 평등하게! 더 적게!’여야 한다는 그의 고민은,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는 “어디 가서 진지하게 할 건 아닌” 이야기, “잡담이니까 하는 몽상”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돌아와서 칼럼을 쓸 때 지구는 다시 돌기 시작한다. “그러나 나는 한 번쯤은 해 보고 싶었다. 어차피 상상력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정세’란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상력은 항상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야심한 시각, 파자마 차림의 한 극작가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잘 써지지 않는 글을 고민한다. 동시에 난데없이 끼어 든 딸의 남자친구 때문에 자신의 무사하고 평온한 삶이 일렁이는 묘한 변화를 감지한다. 이때 “띠링” 소리와 함께 모니터에 메시지 창이 뜬다. “안 자나요? 배고프지 않아요?” 이 메시지들은 같은 지붕 아래, 걸어서 열 발걸음도 채 안될 다른 방에서 날아온 것이다.

제3세대 인터넷 문화를 주도하는 블로그 문화는 ‘1인 미디어’라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블로거(Blogger: 블로그 환경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블로거들은 개인 관심사를 보여주는 내용에서, 사회적 의견 및 주장을 하기 위한 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우리의 환경을 낯설고 생경한 것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블로거들의 활동은 기존 문화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이미 고체화돼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문화 속성은 블로거들의 활동에 의해 익숙한 문화를 생경하게 보게끔 하는 창(장치)이 되고 있습니다. 블로그의 가능성은 사용 목적에 따라 공유 혹은 독점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블로그 콘텐츠 이용에 대한 관계는 기존 문화 속성을 닮아가는 현상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흔들릴 것 같지 않던 음악 저작권 진영에도 균열이 오고 있다. 정보공유라이선스에 기반해 유명 음악가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조건없이 무료로 배포한다. 강한 저작권의 법적 논리없이도 예술 창작자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보다 많은 창작의 자유를 위해 시장에 군림하는 저작권에 도전하는 기술적 (일대일 파일교환 시스템), 문화적 (개인간 정보공유 문화), 제도적 (정보공유라이선스 개발) 모델도 등장한다.

블로그코리아(http://www.blogkorea.org) 같은 블로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최근 ‘글을 도둑맞았어요’ 라는 제목의 글이 몇 건 올라왔다. ‘두호리’ 라는 이름의 블로거(이하 두호리)는 ‘블로그 포스트를 도둑맞았습니다’ 라는 글에서 자신이 블로그(http://www. dooholee.com)에 올렸던 내용을 아이티월드(http://www.itw orld.co.kr)의 한 기자가 아무 허락 없이 무단 도용했다며, 사건의 전말을 블로그에 공개했다. 출처도 밝히지 않고 기자가 두호리의 글을 본인이 전부 작성한 것처럼 돼있었다.
네트워커 9월호에 대학의 지문 인식 좌석 배정기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서울시립대 중앙도서관에서 2003. 7. 29. 지문인식기가 부착된 무인좌석 배정기를 도입했다가 1주일만에 철거된 이야기였다. 철거 후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 중에는 “대한민국은 이미 주민번호와 지문으로 모든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라는 현실론이 있었다고 한다. 맞다. 대한민국은 주민등록제도로 모든 것이 돌아가고 있다. 주민등록제도의 핵심은 주민등록번호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주민등록이 말소되면 보통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카드 빚 등으로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이 상당수다. 주민등록이 말소되면 의료보험, 은행거래,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투표를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며, 운전도 할 수 없다.

노트북 컴퓨터의 보급에 힘입어 요즈음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이 무선랜이다. 이동성이 생명인 노트북에 꼭 맞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거추장스러운 랜선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집이나 사무실 안에서도 무선랜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나아가 선 없이 스피커를 연결한다든가, 가전제품들끼리 통신하게 하는 등의 용도로까지 무선랜의 쓰임새가 늘어나고 있다. 무선랜의 종류에는 블루투스(Bluetooth), 홈RF(HomeRF), 하이퍼랜(HiperLAN) 등 몇 가지가 있지만 주로 와이파이(Wireless Fidelity: Wi-Fi)라 불리는 IEEE 802.11 표준이 널리 사용되므로 이 글에서는 와이파이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구글이 또 사고를 쳤다. 구글 ‘adSense’라고 들어 보셨는지? 들어본 적 없다? 그럼, 구글’adWords’는 들어 보셨는지? 아마 들어 보지 못했지만 실례는 많이 봤을 것이다. 검색할 때 구글을 이용하고 있다면, adWords란 구글 검색결과 화면 우측에 나타나는 텍스트 광고를 의미한다. 검색어에 해당하는 광고, 이것이 adWords이다. 구글은 이 방식의 광고를 통해 짭잘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구글은 이 광고만으로 6억 달러 이상을 벌여 들였다고 한다.

지난 10월 7일 프랑스, 브라질, 독일, 우르과이 등 각국 20개의 독립미디어센터(Independent Media Center. 이하 IMC)가 갑자기 침묵의 바다에 빠져버렸다. FBI가 영국 런던에 있는 이들의 공동 서버를 강제로 압류했기 때문이다. 독립미디어센터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세계 민중이 공유하는 네트워크로서, 지난 1999년 시애틀 투쟁 시기 때부터 작년의 멕시코 칸쿤 투쟁까지 이어진 반세계화 투쟁과 이라크 침략전쟁에 대한 세계적인 반전투쟁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독립미디어센터는 전세계 민중의 투쟁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기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인간이 아닌 집단이 몇몇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 첫째, 둘째를 다투는 집단이 학생이라는 말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학생은 아직 자신의 기본적 권리라는 것을 잊어버려야 하는, 오로지 대학이라는 관문을, 그것도 줄을 서서 순서대로 바코드를 붙여가며 들어가는 것으로 의무를 다하는 존재로 인식되어 있다. 물론, 10년 전이나 20년 전에 비하면 학생들의 인권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아직 우리사회에서 학생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비교적 많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우연히 20년 전의 낡은 비망록을 뒤적이다가 어느 신문의 4컷 만화가 스크랩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1)두 사람이 멱살잡이를 하면서 싸우고 있다 2)그 옆에서 두 신사가 드잡이를 하고 있다, 두 패가 서로 시선이 마주치자 3)두 신사 왈, “고만 두세. 시정배와 같아서야 되나” 4)첫 장면에서 싸우던 두 사람, “고만 두세. ‘구캐이원’과 닮아서야 쓰나”, 하고서 사이좋게 술집에 들어간다. 영락없이 요즘의 국회 모습 그대로이다.
리눅스로 상징되는 공유 문화와 자유라는 가치가 왜 중요하고 소중한지에 대해서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긍정하는 것 같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고 긍정하는 수준을 넘어가슴과 몸으로 느껴보고자 한다면 실제로 리눅스를 사용해 보 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어째튼, 리눅스 사용을 고려하게 된 동기가 새로운 것들에 대한 기술적 차원에서의 호기심이든, 비용절감의 경제적인 것이든 또는 정보의 흐름 차단 및 독점에 대한 견제라는 정치적 판단에서든 이제부터 리눅스를 사용해 보리라고 마음을 먹었다해도, 어느정도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있다던가, 도움 받을 사람이 주변에 있지 않다면, 어렵다는 선입견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작심 삼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애인 인터넷 뉴스 사이트 가 몇 시간 동안 다운되는 일이 발생했다. 별로 주목받지도 못했던 장애인 전문 뉴스 사이트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으니, 한편 반갑기도 하다. 그런데 그 계기는 한 여성장애인이 자기 몸을 이야기하려는 몇 장의 사진들 때문이었다. 이 사진들은 포털 사이트인 ‘다음(daum.net)’을 비롯하여서 “여성장애인… 누드 …”라는 제목이 붙여져서 나돌았다.
여성주의 사이트인 는 ‘여성주의 지식놀이터’라는 게 있다. 올 8월에 개장하여 벌써 2500여 개의 질문과 고민들을 나누고 있는데, 최근 이 지식놀이터에 몇몇 남성들이 올린 질문들 때문에 회원들의 심기가 불편해지는 일이 있었다. 질문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일단 질문하는 방식을 성찰하지 않기 때문에 그 방식에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 정말 대답을 듣고 싶다면, 이 정도는 지켜주었으면 한다.
얼마 전 통신언어와 관련하여 ‘우리말 이대로 옳은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찬반토론대회에 토론자로 참가했다. 총 17명이 참가했는데, 반대가 14명이고 찬성이 3명이었다. 나는 찬성 쪽의 3명에 속해 있었다. 토론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정확하게 판단 내릴 수는 없지만, 토론자들은 자신의 주장을 한치의 쉴 틈도 없이 쏟아 냈다. 토론대회를 준비하느라 관련서적들을 읽고, 선생님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으면서 우리말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졌다. 그리고 실제 토론대회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언어에 관해 몰랐던 내용들이 속속히 나올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작년 말 정보통신부는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을 국회에 제출하여 통과시킴으로써, 정보통신 선진국들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인터넷 주소체계를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체제를 도입하였다. 현재 세계 인터넷주소(IP주소)는 이를 필요로 하는 업체 누구나 지역별 IP주소 레지스트리-아시아지역의 경우에는 APNIC에서 일정한 등록절차를 거쳐서 주소블록을 할당받게 되어 있어서 실제 개별 국가가 이 과정에 개입하는 경우는 없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데이콤(Dacom)은 직접 APNIC으로부터 주소를 할당받아 사용하고 있다.
싸이월드, 네이버, 야후! 등의 약관은 회사측이 게시물의 ‘(세계적이고) 사용료없는 비독점적 사용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약관은 게시물에 대한 책임은 회원에게만 지우고, 게시물을 활용하거나 이용할 권리는 회사측이 갖겠다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블로그 서비스 특성상 회사가 첫페이지 등에 게시물을 사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어떠한 제한도 없는 막강한 사용권을 부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 크다. 약관중에는 사용권을 ‘서비스 내’가 아닌 2차 저작물이나 편집 저작물을 작성하는데 부여하는 내용이나, 회원이 탈퇴한 후에도 회원의 게시물에 대한 사용권은 유지하겠다는 내용이 있는 경우도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월간 2004년 12월호 통권 제18호가 나왔습니다.
월간 는 △ 정보화에 대한 사회비평적 시각 △ 민주적이고 인권을 존중하는 정보화 △ 민중이 만들어 가는 정보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호 에서는
* 표지이야기로 지난 9월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질병이나 진료기록, 처방전 등을 전산처리해 전국의 병원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국민의료정보전산망을 준비중이라는 발표 이후 각 병원별로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에 대해 알아보고, 이러한 환경 하에서의 의료정보와 정보인권의 문제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 기획 I, II III에서는 각각 ‘신종 인터넷사기, 피싱’과 ’21세기 IT 산업노동자의 현실’, 그리고 ‘애드웨어와 스파이웨어등 악성코드의 현주소’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 인터뷰에서는 지난 11월 개인정보보호제도의 개선을 위한 한,독 국제심포지엄에 참가한 독일 카셀대학의 알렉산더 로스나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