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TRIPs)월간네트워커

인터뷰

By 2005/02/02 10월 25th, 2016 No Comments

기획

오병일

최영재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차장)

Q. 한국에서는 이러한 국제적 논의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A. 98-99년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이 격렬하게 전개되었다. 그 결과 일단 스크린쿼터를 사수하는데는 성공하였지만, 이 문제가 일국적 차원에서는 궁극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의 문화 독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국제회의 등에 참석하면서 국제 연대 활동을 제안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국제문화전문가단체회의(CCD)나 문화다양성국제네트워크(INCD)와 같이 이미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활동하는 단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Q. 문화협약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A. 미국의 문화적 독점이 심한 상황에서, 미국 외의 나라에서는 자국의 문화 공간을 형성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게 된다. 지원금을 준다든가 쿼터제를 실시하는 등인데, 이러한 정책이 WTO 질서에서 보면 무역 장벽으로 인식되는 것들이다. WTO는 각 국의 독자적인 문화 정책을 폐기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래서, 문화의 교역이 아니라 문화 교류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문화협약이다.

Q. 문화협약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A. 국제협약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문화관광부뿐만 아니라, 외교통상부도 관여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사이에 밀접한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문화협약의 기본적인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미국, 일본을 배제하는 것이 현실적인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 하고 있다. 미국 등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Q. 미국의 문화 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협약에 미국도 참여하고 있어서 갈등이 클 것 같다. 최근 미국이 유네스코에 가입을 했는데, 세계문화장관회의에도 미국이 참여하고 있는가?

A. 참여하고 있지 않다. 애초에 세계문화장관회의는 미국의 문화 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그래서, 회의 참여 조건으로 유네스코 가입국이라는 것과 문화관련 정부 부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두었다. 처음 문화장관회의가 만들어질 때 미국은 유네스코를 탈퇴한 상태였다. 현재는 재가입을 한 상태이지만, 문화관련 정부부처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미국은 문화를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Q. 향후 전망은 어떠한가?

A. 실효성 있는 협약이 체결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반반이다. 미국은 캐나다, 프랑스 등 문화 협약을 주도하는 그룹들을 고립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 또한, 국가마다 정치적인 입장 차이도 존재한다. 남미의 경우 좌파정권들이 들어섰지만 유럽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중국은 유럽과 미국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현재는 프랑스 등 유럽쪽에 가까운 편이다.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잘못하면 선언 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들 수도 있다.

 

 

2005-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