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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카메라, 나에게는 고통의 이름이다

By 2010/06/10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최태일

2003년 2월 25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 간다. 당시 내가 운행하던 시내버스에 회사 사장이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였다.

그러한 사실을 꿈에도 몰랐던 나는 교대하면서 우연히 적외선 감지센스가 부착된 고성능 감시카메라를 보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거수일투족이 철저히 감시당해 온 것에 대한 배신감과 어처구니 없음에 치가 떨렸다. 혈압이 급상승하고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이 답답하고 온몸이 깡통 찌그러뜨리는 것과 같은 신체적 변화가 생겼다. 회사의 교묘하고 치밀한 작태에 불안과 공포감을 느꼈고 나를 그렇게 만든 사장을 때려죽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화를 제대로 풀지 못 하고 혼자 마음 아파하니 너무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잠도 제대로 오지 않고 온몸이 몰매를 두들겨 맞은 것 같은 고통이 뒤따랐다.

결국 2003년 2월 27일부터 2004년 5월 4일까지 정신과에서 급성스트레스 증후군과 적응장애로 진단받고 입원치료와 통원치료를 병행하면서 산재요양치료를 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당시에 주치의사를 잘 만난것 같다. 치료 중에도 마음속에 넣어두지 말고 자꾸 풀어내고 싸워야 된다고 항상 나에게 주문을 하였고 내가 옳은 일이라고 믿는 것에는 집회나 시위에 가서 마음 속의 응어리를 풀어내라는 처방을 하여 주었다. 물론 회사와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산재 요양환자가 집회에 참석하고 시위하고 하니 꾀병이라고 온통 뒤집어졌다. 내가 몸이 나아지는 것 만큼 그들은 나를 꾀병이라고 주장하며 주치의를 요양종료하도록 압박하는것 같은 분위기를 나도 느낄수 있었다.

당했던 일만 생각하면 통증이 계속되었고 치료하면서도 나 자신이 파괴되어가고 있다는 자괴감에 힘들었다. 그래도 나와 사랑하는 아이들, 우리 가정을 위해서라도 정면으로 모든 고통들과 부딪치기로 마음을 먹고 현장으로 복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감시는 다른 방법으로 계속되었지만 애써 무시하면서 힘겹게 견뎌 왔다.

그런데 2008년 4월부터 대구 시내버스 전체에 차 한 대당 감시카메라가 네 대씩이나 설치되고 음성녹음까지 된다고 한다. 다시 혈압이 상승하고 머리가 아프고 인간 존엄성을 포기하도록 강요당하는 현실이 너무 서글프고 싫다.

왼쪽 뒷머리가 부분적으로 묵직하게 두통이 항시 따른다. 가끔씩은 관자놀이 부분이 전기 감전될때의 고통도 있다. 어떤 때는 머리위 뚜껑이 확 열리는 느낌일 때도 있다. 내 머리를 벨트로 꽉 조이는 괴로움도 있다.

내가 아는 동료 한사람은 대구시내버스 경북교통 소속이었는데, 몰래카메라의 충격과 배신감, 불안 등으로 뇌로 올라가는 혈관이 막혀 산재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몇년 동안 치료받고 노력하였음에도 치유가 되지않아 장애를 안고 결국엔 버스일터를 떠나 연락이 단절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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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석 머리위에 있는 감시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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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옆 실시간 위성추적장치(G.P.S)

운전석 거울옆 B.M.S로는 대구시경찰청센터에서 관할하는 전체도로에서 내가 운행하는 시내버스의 상황이 번호 한 점으로 표시된다. 내 점을 클릭하면 실시간으로 내 운행상황의 모든 것이 확인된다. 감시카메라로 촬영당한 나의 숨쉬는 모습 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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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객용이다. 차 ~ 암 친절한 시내버스 감시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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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운행하면서 버스 앞의 모든 것을 영상화 전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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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 문으로 타는 승객들 뒷문으로 내리는 승객들 버스 옆의 모든 것을 영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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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불이 적외선 감지 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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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시카메라 렌즈에 비친 시내버스 내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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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의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자료를 기록하고 전송하는 하드웨어 보호박스이다. 대구시의 로고가 선명하게 있는데도 저희 놈들은 모르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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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간 운행하다 신호 대기 중 에 감시카메라를 촬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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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보고 있는가 ?

감시카메라 관리회사직원이 어제(5월19일13시경) 내가 일하는 차에와서 사진촬영을 하기에 다른 동료와 함께 물어보니 음성녹음은 물론이고 모든 소리가 다 녹음된다고 하였다. 증거의 정확성을 위해 기록한다.

 

2008-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