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행정심의

[표현의자유/성명]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아이노스쿨 폐쇄조치를 철회하고, 인터넷 검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By 2001/06/13 No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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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아이노스쿨 폐쇄조치를 철회하고, 인터넷 검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비인중학교 미술교사 김인규씨의 홈페이지 무단 폐쇄 조치에 이어, 지난 8일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자퇴생들의 온라인 모임 ‘아이노스쿨(www.inoschool.net)’에 대해 강제폐쇄 조치를 내렸다. 정보통신윤리위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단지 이 사이트가 ‘학교에 대해 너무 비판적’이라는 이유만을 밝혔으며, 그 과정에서 사이트 운영자와 어떠한 사전 논의나 합의점 없이 일방적으로 사이트 폐쇄 결정을 내렸다..

최근 정보통신윤리위는 불건정정보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인터넷 상의 각종 안티사이트, 자살사이트, 폭탄 사이트 등 소위 ‘반사회 사이트’라 불리는 사이트들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펼침으로 해서, 일부 인터넷 사이트들이 불러올 수 있는 사회적 파장들에 대해 과도하게 과장하였고, 이 과정에서 정부의 인터넷 검열에 대한 자의적 정당성을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윤리위의 인터넷 규제는 인터넷 유해사이트 규제의 도를 넘어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보고 우리는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 ‘아이노스쿨’의 강제폐쇄 조치는 표현의 자유뿐 아니라 인터넷의 가장 기본적 특징인 정보공유와 토론의 장으로서의 인터넷의 성격을 완전 무시하는 조치이다. 이에 우리는 아이노스쿨 폐쇄가 갖는 다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정보통신윤리위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사이트폐쇄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이다. 공교육체계에 대한 신뢰성이 무너진 지금 학교는 더 이상 절대적 권위를 가진 공간이 아니다. 학교를 다닐 것인지 자퇴할 것인지는 청소년 개개인의 선택의 문제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들 청소년이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는 사이트를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 비판적인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자퇴 청소년들의 자퇴 후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사회 복지적 여건들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설사 자퇴가 청소년 시기의 일탈적 행위라는 억지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 사이트는 운영진이 설립취지에서 밝히듯이 단지 학교를 비판하고 자퇴를 조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이트가 아니며, 오히려 "우리는 우리의 의사로 학교를 나왔지만 우리보다 어린 사람들을 위해서 그 사람들이 학교를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사이트 폐쇄의 기준에 관한 문제이다. 자퇴한 청소년들이 만든 사이트는 ‘아이노스쿨’ 외에도 다수가 있으며,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새로운 의제가 되고 있는 ‘두발제한’을 주제로 한 사이트에도 학교와 교사에 대한 비판적 글들이 무수히 올라오고 있다. 굳이 이런 특정 사이트를 찾지 않더라도 청소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사이트에는 학교에 대한 불만섞인 목소리들이 많이 올라오며, 이는 이들 또래들의 주 생활공간이 학교라는 점에서 당연하다 하겠다. 그렇다면 정보통신윤리위는 왜 ‘아이노스쿨’만을 강제폐쇄시켰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명과 명확한 기준제시를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사이트 폐쇄 과정상의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이트의 경우 경고나 주의를 통해 사이트에 대한 시정을 할 것을 운영자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다. 그러나 아이노스쿨의 경우 과정상에 어떠한 논의나 경고, 심지어 사이트를 폐쇄하겠다는 사전 통고도 없이 일방적인 폐쇄조치를 내렸다.. 정보통신윤리위의 이러한 형평성 부재는 자퇴생에 대한 ‘일탈 청소년’이라는 사회 부정적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최근 청소년보호논리가 우리 사회에 범람하면서 청소년들이 접하는 매체의 규제는 물론 청소년 스스로의 자율적 사고능력과 판단력을 막으려하고 있다. 학교교과과정에서는 논술 과정 등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회비판능력을 신장시키려고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청소년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토론하고, 학교교육체계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 사이트를 폐쇄시키는 조치는 청소년의 자발적 사고능력을 막는 퇴행적이고 이중적인 조치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건이 정보통신윤리위의 명백한 인터넷 표현의 자유 침해일 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눈과 귀를 막음으로써 자발적으로 토론하는 장에 대한 분명한 억압이라고 본다. 우리는 정보통신윤리위의 전근대적 인터넷 검열과 통제 사태를 예의 주시할 것이며 이번 사건에 대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사안들을 요구하는 바이다.

하나,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 해명하고 공개 사과하라!!
하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아이노스쿨 홈페이지 무단폐쇄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하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청소년보호논리를 위장한 인터넷 검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2001. 6. 13

정보통신검열반대 공동행동
청소년보호법 폐지와 표현의 자유 수호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도서관운동연구회, 독립예술제사무국, 동성애자인권연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주노동당,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부산정보연대PIN, 서울카툰회, 성남청년정보센터, 새사회연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안티조선우리모두, 우리만화발전을위한연대모임, 여성만화인협의회,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인회의,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인터넷신문대자보, 전국공권력피해자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시사만화작가회, 전국아마추어만화동아리협회, 젊은만화작가회, 진보네트워크센터, 통신연대사이버권리팀,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평화인권연대, 하자센터시민운동기획팀, 학생행동연대정보통신연대I’m,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만화가협회, 한국만화탄압비대위,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끼리끼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상 39개 단체)

2001-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