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입장전자신분증주민등록제도표현의자유

방송통신위원회 2012년 주요 업무계획에 대한 진보네트워크센터 논평{/}모든 종류의 국가적 실명제는 완전히 폐지되어야 한다

By 2011/12/29 10월 25th, 2016 No Comments

 [방송통신위원회 2012년 주요 업무계획에 대한 진보네트워크센터 논평]

 
모든 종류의 국가적 실명제는 완전히 폐지되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늘(2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2012년 업무보고회에서, 안전한 사이버환경 및 건전한 소통사회 실현을 위하여 "본인확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해외 SNS 확산 등 소통환경 변화로 국내 기업의 역차별, IT 강국 이미지 저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본인확인제도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향후 제도개선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제한적 본인확인제 "재검토" 거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시중 위원장이 지난 4월 인터넷 기업 CEO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지난 9월 국정감사 때에도 재검토하겠다고 했으니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내내 본인확인제를 "재검토"한 셈이다. 그런데 네이트/싸이월드에서 3천5백만, 넥슨 메이플스토리에서 1천3백만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터진 와중에 내년에까지 재검토를 계속하겠다는 것은 직무 유기가 아닐까.
 
더이상 군불떼기는 필요 없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라는 작명도 꼼수일 뿐이다. 모든 인터넷 실명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인터넷 실명제는 시민들의 익명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국제적인 웃음거리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제 제한적 본인확인제의 완전 폐지를 천명하고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 법률 개정에 나서야 한다. 
 
더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넷 기업의 주민번호 수집과 이용을 전면 제한한다면서 "대신 아이핀을 쓰라"는 정책을 고수해 왔다. 인터넷 실명제가 설령 폐지된다 하더라도 정부가 기업에 아이핀 사용을 지도한다면 이는 사실상 정부가 시장을 통한 실명제 확대를 촉진하는 것일 수 밖에 없다. 아이핀은 기존에 개별 기업이 주민번호를 수집하던 것에서 5개 민간 신용정보회사에 주민번호 수집을 집중시킨다는 점에서 더 나쁜 정책이다. 시민들 입장에서 실명 확인이 강제되는 것에는 차이가 없고, 신용정보회사는 이렇게 수집한 실명 정보를 영리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전체적으로 실명제 폐지에 대한 일관성과 의지도 보여야 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장 내년 1월 22일부터 실시하기로 되어 있는 게임 실명제를 어찌할 것인가. 행정안전부는 전자주민증 도입으로 오프라인 실명제를 확대할 계획이 아니던가. 현재는 공공기관, 은행, 병원, 이동통신대리점, 편의점 등에서 육안으로 식별되는 신분증을 앞으로는 전자적으로 확인하도록 하겠다는 전자주민증 계획을 정부는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다.
 
시민들에게 실명 사용을 강제하는 모든 종류의 국가적 실명제는 중대한 인권침해일 뿐이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완전히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2011년 12월 29일
진보네트워크센터

2011-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