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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년간 5천9백만건의 주민정보를 민간업체에 판매

By 2011/09/20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진보네트워크센터 논평]

 
정부가 3년간 5천9백만건의 주민정보를 민간업체에 판매
– 주민정보 보호의 기본이 안 되어 있다
 
 
정부가 주민정보를 채권추심업체에 30원씩 받고 판매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오늘(9/20) 민주당 장세환 의원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2008년부터 2011년 8월 현재까지 주민등록번호, 현주소, 거주상태(거주,말소,사망 등), 변동일자 등이 표기된 주민등록 전산자료 총 59,351,441건을 채권추심기관을 비롯한 민간기관에 팔아왔다. 정부가 주민정보를 민간기관에 팔아 받은 사용료는 총 17억 8,054만 3,230원이고, 채권추심업체로부터 받은 사용료가 그중 80%에 달한다. 행안부는 이렇게 전산정보자료를 제공한 채권추심업체에 대한 지도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형식적으로 정부의 이러한 주민정보 판매에는 법적 근거가 있다(주민등록법 제29조 제2항). 그러나 국가적으로 주민정보를 보유하고 이용하는 목적은 주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행정사무를 적정하게 처리하는 데 있다(주민등록법 제1조). 민간업체의 채권추심업무에 주민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최근 개인정보의 유출이 급증하고 그로 인한 보이스피싱 등 국민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주민번호 등 주민정보가 민간업체에서 마구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간의 주민정보 사용을 제한하면서 국민의 주민정보에 대한 보호 대책을 세워야 할 정부가, 오히려 주민정보의 목적 외 이용을 조장하고 판매까지 해 왔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이렇게 한번 판매된 개인정보를 업체가 스스로 파기하였을리 만무하니, 시중에 유통되는 주민정보의 출처에 대해 정부의 책임도 얼마간 있을지 모른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행안부는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전자주민증을 추진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행안부가 제 부처의 주민정보 관리도 제대로 못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주무부처를 자임하고 있는 것은 코메디이다. 막대한 국민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 보호에는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 행안부를 어찌해야 할 것인가. 오는 9월 30일 발효하는 새 개인정보보호법과 더불어 출범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주민등록정보의 보호 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 점검과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유출된 주민번호에 대한 재발급 등 대책을 포함해야 함은 물론이다.
 
 
2011년 9월 20일
진보네트워크센터

2011-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