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열 살이구나.
너를 알게 된 건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하던 대우자동차 노조원들이 경찰의 군홧발과 방패에 피 흘릴 때였지. 그때 막 인터넷이라는 것에 익숙해져갈 무렵이었는데 진보넷의 서버에서 흘러나온 그 동영상은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지. 그때 네가 있어서 그 노동자들의 피 값은 그렇게 역사에 알려졌지.
요즘 MB씨께서 사이버 모욕죄로 인터넷을 옭아매려고 하는데
이미 너는 수년 전, 김대중, 노무현 때부터 인터넷을 옭아매려는 권력자들에 맞서 싸워왔지. 새삼스러울 게 없는 인터넷에 대한 통제는 너와 네 친구들이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목소리의 크기만큼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었지. 그 긴 시간 동안 너는 네트워크에 억압의 포자가 더 퍼져나가지 않도록 권력에 맛들인 자들과 싸워왔지.
너는 한 때 내용등급제라는 인터넷 통제시도와 맞섰고
교사와 학생들의 정보인권을 탐하는 나이스하지 않은 네이스를 막아섰고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자본의 통제, 감시 시도를 무력화하기 위해 노력했지.
그리고 수많은 누리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막는 인터넷 실명제와 아주 오래된 피할 수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지. 그 실명제의 큰형은 이제 커질 대로 커져서 사이버모욕죄라는 거대한 괴물이 되어 민중의 온갖 생활사를 통제하려는 구나.
그러니 너는 지나온 10년만큼 다가올 10년도 굳센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 옆에 내가 함께 할게. 아직도 빅브라더 같은 녀석들은 끈질기게 살아있어! 너도 지지 말고 끈질기게 녀석들과 싸워주길 바래. 돌아올 10년 후에는 너의 네트워크가 민중의 네트워크가 되어 있기를 바라며…
김용욱 민중언론 참세상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