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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By 2010/08/23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진보진영의 구심점을 기대한다

진보넷 창립 10주년을 축하하며

이 나라의 진보지형은 대단히 협소합니다. 진보란 단어를 일반인이 입에 담기조차 꺼릴 만큼 그 의미가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정치권력이 진보를 이념적으로 빨갛게 착색해 일반인의 눈에는 굴절되어 투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진보는 기피의 대상을 넘어 타기의 대상이 되어 버린 것이 냉혹한 현실입니다. 그래도 용기있는 이들이 있어 진보네트워크란 기치를 든 지도 어언 10년을 맞았습니다.

척박한 토양에서 갖은 풍상에 시달리면서도 10년을 지켰으니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10년이란 세월은 보기에 따라서 짧기도 하지만 길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모진 세파를 견뎌내야 하는 진보네트워크에게 10년이란 장구한 세월이었을 듯 싶습니다. 그래도 10년을 지켰다면 굳건히 뿌리를 내릴 수 있음을 말합니다. 앞으로도 10년, 20년을 참고 나가면 진보진영의 거목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믿습니다.

세상이 거꾸로 가는 모양입니다. 집권세력이 잃어버린 세월을 찾는다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뒤로 돌리더니 군사독재 시절로 회귀한 느낌입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검열을 통해 표현, 통신의 자유를 억압하고 탄압하려고 온갖 작태를 다벌리고 있습니다. 사이버 모욕죄, 강제적 인터넷 실명제, 인터넷 감청 등이 그것입니다. 진보적인 네티즌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소리입니다.

10년을 축하해야 하는데 현실은 찬바람 몰아치는 겨울을 닮아갑니다. 인터넷을 타고 세계가 공개, 소통, 참여, 공유로 가는데 이 나라에는 공포정치가 내습한 것입니다. 어떤 단체, 어떤 조직도 10년이란 세월은 착근의 가능성을 말합니다. 앞길은 험난하지만 이제까지처럼 탄압에 맞서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진보의 가치를 더욱 널리 전파하는 선봉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진보진영의 구심점으로 말입니다. 다시 한번 10주년을 축하합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