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보도자료] 제약회사의 Research & Development? 환자에게는 Risk & Death!

By 2008/05/09 10월 25th, 2016 No Comments
홍지은

제약회사의 Research & Development? 환자에게는 Risk & Death!
– 세금으로 만든 약, BMS 독식으로 환자 죽는다!

전 세계적으로 항암제시장은 2006년 기준으로 약 25조원, 2010년이면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될 정도로 큰 규모이다. 깜짝 놀랄만한 성장의 배경에는 공적부문의 기여가 있었다. 항암제시장의 전환점이 된 때는 BMS가 ‘탁솔’에 대해 난소암, 유방암치료제로 미FDA승인을 받은 1992년이다.

탁솔에 대한 연구는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거의 30년동안 미국 국립암센터에서 직접, 또는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수행되었으며 1억 8,300만 달러가 세금에서 지출되었다. 1964년 국립암센터는 주목나무 껍질에서 탁솔의 활성물질을 추출했고, 1978년에 탁솔이 종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최초로 보고되었다. 활성물질 수급, 정제 등의 문제 때문에 1983년이 되어서야 국립암센터는 탁솔에 대한 1상 임상시험을 시작하였고, 1987년에 Hauser Chemical에게 주목나무 껍질을 수거하여 탁솔의 활성물질을 공급하게 함으로써 활성물질 공급의 문제를 해결하였다. 1988년에 2상 임상시험을 통해 ‘진행성 난소종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국립암센터가 탁솔의 활성물질 개발과 공급,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동안 어떤 제약회사도 별관심을 보이지 않자 1989년에 국립의료원은 탁솔 생산자를 찾는다는 공지를 냈다. 1991년이 되어서야 BMS는 탁솔 공동연구개발에 참여함으로써 국립암센터와 국립의료원이 지원한 모든 연구에 관한 독점적인 권한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국립암센터와 계약을 한 Hauser Chemical로부터 활성물질 1mg당 0.25$에 공급을 받았다. 그리고 BMS가 탁솔 공동연구개발에 참여한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탁솔은 난소암 치료제로 미FDA승인을 받았다. 미FDA승인에 필요한 모든 자료는 국립의료원이 지원한 연구와 임상 시험자료에 근거한 것이었다. 30년간 국립암센터가 탁솔의 개발, 임상시험을 다 했고, 원료까지 국립암센터가 Hauser Chemical로 하여금 저가에 공급하게 했으니 BMS는 그야말로 손안대고 코푼 격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탁솔은 1998년까지 매년 수십억달러 매출을 기록하였으며, 그 이윤은 모두 BMS의 것이 되었다. BMS가 탁솔 원료 1mg을 0.25$에 사들인 반면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탁솔의 가격은 2000년에 30mg짜리 한병당 219,780원으로 무려 30배, 현재도 150,533원으로 20배로 팔고있다.

게다가 BMS는 1998년에 만료된 독점권을 조작을 하여 1998년 이후 54억 달러에 이르는 이윤을 챙김으로써 2002년 미시간주를 비롯한 29개주 검찰이 워싱턴 연방지법에 BMS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시간주 검찰총장은 "미 국민들의 세금으로 개발된 약으로 어마어마한 부당이익을 취한 BMS의 행위는 더욱 혐오스럽다. 수많은 여성들이 암치료를 거부당하고 있는 동안 BMS는 탁솔 하나로 수십억달러를 챙겼다."고 비난했다.

표적항암제로 세기의 주목을 받았던 글리벡은 어떠한가? 글리벡은 1960년대부터 30년간 수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연구된 백혈병의 원인과 치료방법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1991년부터 1998년까지 미국 오레곤 암재단과 노바티스의 공동연구로 개발된 약이다. 공동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노바티스의 투자비용은 10%(국립암학회 50%, Leukemia & Lymphoma Society 30%, Oregon Health $ Science University 10%, 노바티스 10%)였으며, 98년부터 4년간 임상실험을 하는 동안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노바티스가 임상실험에 소요한 비용의 50%만큼 세금공제를 받았다. 미국 국세청 발표에 따르면 글리벡 임상시험이 시작된 98년 한해동안 18개 희귀의약품의 임상시험에 8010만 달러가 지출되었으며, 한 약물 당 445만 달러인 셈이다. 동일 비용이 4년동안 지출되었다 하더라도 1780만 달러에 불과하다.
노바티스는 ‘글리벡 개발원가는 미국의 평균 신약 개발비용 8억달러에 준한다’고 하였다. 임상시험비용이 전체 연구개발비의 42%를 차지한다는 Tuft center의 연구에 근거하더라도 8억달러라는 계산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글리벡의 활성물질인 이마티닙(imatinib)을 만들어 공급하는 인도회사 Celon labs의 이마티닙 1kg의 가격은 4000달러, 즉 글리벡 100mg 1알을 만드는데 드는 활성물질의 비용은 400원가량이다. 노바티스가 판매하는 의약품 중 유병률이 극히 낮은 백혈병의 치료제인 글리벡이 디오반(고혈압 치료제)에 이어 매출액 기준 2위를 차지했다는 것 자체가 글리벡의 이윤이 얼마나 큰 지 짐작하게 한다.

BMS가 글리벡 약값을 기준으로 1년 약값 5000만원을 요구하고 있는 스프라이셀은 어떠한가? 스프라이셀의 탄생 역시 UCLA대학의 암센터에서 개발하여 1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2.1년의 임상시험기간을 거쳐 미FDA의 승인을 받기까지 미국 희귀의약품법(orphan drug act)에 의해 임상시험비용의 50% 세액공제, 해마다 20만달러까지 지원받았으며 연구디자인도 FDA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그리고 FDA승인이후부터 7년간의 독점판매권을 보장받았다. 스프라이셀의 개발, 임상시험기간은 표적항암제 연구성과에 기반하여 유례없이 짧은 5년이다. 무슨 근거로 5000만원을 요구하는가?

‘신약의 지나친 약값’, ‘이 때문에 약을 못 먹어 죽어 가는 환자들’ 등의 문제제기에 대한 제약회사의 답변은 ‘투자비용’과 ‘기회비용’이다. 신약 개발에 투자한 비용과 그 신약을 만들기까지 실패한 수많은 물질들에 대한 경제적 보상, 앞으로 신약 개발에 투입할 비용 등을 감안하면 특허기간과 비싼 약값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탁솔, 글리벡이 블록버스터가 된 것은 세금 등의 공적기여로 만들어진 약을 제약회사가 독점권을 이용하여 어마어마한 이윤을 가로챘기 때문이다. 미국 NIH가 2000년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잔탁(항궤양제), 프로작(항우울제), 조비락스(항바이러스제)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다섯 가지 약물을 개발하는데 들어간 비용 중에서 공적 자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77~95%에 달한다.

미국 법무부는 4월 23일, 성명을 통해 BMS의 전 부회장이었던 앤드류 보드나르가 항혈전제 플라빅스(Plavix)와 관련된 특허 거래에 대해 연방정부에 거짓 보고를 한 혐의로 기소되었다고 밝혔다. 워싱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BMS는 플라빅스의 제네릭 의약품을 판매하려던 아포텍스에 4천만 달러를 제시하며 플라빅스의 특허가 만료되는 2011년까지 제네릭의약품 생산을 하지 말라고 요구함으로써 독점권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2006년에 연방통상위원회(FTC)에 제출한 보고서에 이를 숨기고 거짓보고를 했기 때문이다.

세금으로 만든 약을 독점하고, 그 독점을 연장하기위해 조작을 하고 법을 어기고 제네릭 의약품 출시를 막는 제약회사의 행태를 보고도 4천만원, 5천만원 약값을 결정하려는가? 누가 거짓말을 하고 누가 사기를 치는가?

2008년 5월 7일

한국HIV/AIDS감염인연대‘KANOS’,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공공의약센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인권운동사랑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진보네트워크센터, 사회진보연대, 정보공유연대IPLeft, 진보신당(준), 한국백혈병환우회

2008-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