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특허/성명] 노바티스의 글리벡 공급 중단을 규탄한다!

By 2001/12/05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진보네트워크센터

백혈병 환자들이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노바티스의 탐욕과 정부의 무능 때문입니다.
바로 지금, 당신의 연대가 지금 필요합니다!

노바티스가 지난 11월 27일, 글리벡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기적의 약이라 불렸던 글리벡, 만성골수성백혈병의 마지막 약까지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유일한 약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글리벡은 죽음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보험약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빚을 내서라도 약을 먹고 있던 환자들에게 약물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치료약이 없어진 환자들은 병원 무균실에서 내쫓기고 있습니다.

전세계 단일 가격이 환자의 목숨보다 중요합니까?

노바티스가 공급을 중단한 것은 지난 7월부터 진행되어오던 보험약가결정이 맘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바티스가 원하는 것은 한 알 당 2만5천원이라는 전세계 단일 가격입니다. 세계에서 약값이 가장 비싼 미국과 스위스에서 이 가격으로 결정된 후, 우리가 약값을 논의하고 있는 동안 일본에서도 이 가격에 결정됐습니다. 노바티스는 한국에서, 보험약가를 2만5천원으로 고시해주면 외래환자부담금인 30%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 전문가를 동원해 환자들을 한 명 씩 설득해왔습니다.
다른 질병과 다른 약물에 대해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백혈병 환자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해왔습니다. 이제 이 환자들의 생명줄을 노바티스가 끊어버린 것입니다.

이것은 명백한 특허에 의한 살인입니다!

전세계 단일가격을 얻기 위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 이것은 전세계에 글리벡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노바티스 하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4-8알 씩 먹어야 하는 글리벡, 하루에만 약값이 10-20만원이고 한달이면 300-600만원입니다. 무능한 정부는 노바티스와의 협상을 통해서 약값을 내리기보다는 백혈병 환자 중 일부를 보험급여범위에서 제외시킴으로써 건강보험재정을 보전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보가 아닙니다. 우리는 글리벡의 개발자금이 대부분 공적으로 조달되었다는 것, 원가가 수십분의 1밖에 안 될 것이라는 것, 임상 3상을 채 마치기도 전에 시판될 수 있었던 것은 백혈병환자들의 노력에 의해서라는 것,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임상실험도 미 국립보건원에 의해 지원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존재하는 약을 돈이 없어서 먹을 수 없고, 그래서 죽어가야 하고, 이 모든 것이 이미 천문학적인 이윤에 조금 더 보태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 노바티스는 글리벡 공급을 재개해야 합니다. 정부는 글리벡 공급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 정부는 조속히 협상테이블로 복귀하여 보험약가협상에 임해야 합니다.
– 정부는 만성기 환자에 대한 보험적용 제외 결정을 철회하고, 약값을 낮춤으로써 재정보전을 꾀해야 합니다.
– 정부는 글리벡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이 노력들에는 지난 WTO 각료회의에서 확인된 바 있는 의약품에 대한 강제실시를 포함해야 합니다.
– 노바티스는 글리벡 개발과정에서 노바티스의 기여정도와 글리벡의 생산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약값은 전세계 동일 가격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기준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발비용과 원가, 이윤에 대한 공적인 토론을 통해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2001년 12월 5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공유적지적재산권모임 IPLeft, 국제연대정책정보센터, 민중복지연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사회진보를 위한 민주연대, 서울여성노조,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진보교육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투자협정·WTO반대 국민행동,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 평화인권연대, 학생행동연대

해외 단체
Society For The Advancement of Women (말라위), ACT UP New York (미국), ACT UP/East Bay (미국), Critical Path AIDS Project (미국), Health GAP Coalition (미국), ACT UP Philadelphia (미국), ACT UP-Paris (프랑스), ACT UP Brussels (벨기에), Swiss Coalition of Development Organizations (스위스), Oxfam GB (영국), Renaissance Sant’e Bouak’e (아이보리 코스트)

개인연명

Catherine Munthali (Executive Director, Society for the Advancement of Women, PO BOX 1207, Lilongwe, Malawi)
– 나 Catherine Munthali와 나의 단체인 The society for the Advancement of Women은 남한의 백혈병 환자들과 사회단체들의 투쟁을 지지합니다. 우리 단체는 노바티스가 글리벡 공급을 재개하고 남한의 환자들이 약을 사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남한 정부는 보험급여범위에서 어떤 백혈병환자도 제외해서는 안되며, 글리벡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은 누구라도 이 약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Kenneth Stailey (Takoma Park, MD USA)
– 나 Kenneth Stailey는 남한의 백혈병 환자들과 사회단체들의 투쟁을 지지합니다. 나는 노바티스가 글리벡 공급을 재개하고 남한의 환자들이 약을 사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남한 정부는 보험급여범위에서 어떤 백혈병환자도 제외해서는 안되며, 글리벡을 필요로 하는 모든 환자들은 누구라도 이 약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David M. Halperin (교수, University of Michigan, 미국)
– 나는 남한의 백혈병 환자들과 사회단체들의 투쟁을 지지합니다. 나는 노바티스가 글리벡 공급을 재개하고 남한의 환자들이 약을 사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남한 정부는 보험급여범위에서 어떤 백혈병환자도 제외해서는 안되며, 글리벡을 필요로 하는 모든 환자들은 누구라도 이 약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희정 (이화여자대학교 회화과 4학년)
– 돈과 관련된 일은 언제나 우리를 가슴시리게 하지만 돈과 생명이 관련된 이런 일은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글리벡이 그런 사람들에 의해 개발되고 공급되어진다는 건 인류에게 참으로 불행한 현실인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글리벡 공급을 재개해서 한 생명이라도 더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Bjorg Sandkjar (Oslo, Norway)
– 나, Bjorg Sandkjar는 남한의 백혈병 환자들과 사회단체들의 투쟁을 지지합니다. 나는 노바티스가 글리벡 공급을 재개하고 남한의 환자들이 약을 사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남한 정부는 보험급여범위에서 어떤 백혈병환자도 제외해서는 안되며, 글리벡을 필요로 하는 모든 환자들은 누구라도 이 약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milton allimadi (The Black Star News 발행인)
– The Black Star News(미국)의 발행인으로서, 이 성명서에 연명합니다.

홍성태(상지대 교양과)
–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어진 양이 사람을 잡아 먹었다면, 이제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특허권이 사람을 잡아 먹고 있습니다. 이런 비인간적인 상황을 그저 참아 넘긴다면, 특허권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잡아 먹고 말 겁니다.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특권자들을 빼고.’

그 외 박정미(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Joseph Essombo (의사, 아이보리 코스트), Julie Davids (Critical Path AIDS Project, 미국), Doug Larsen

2001-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