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업방식에 대한 특허 부여에 반대한다
– 삼성전자의 ‘인터넷상에서의 원격 교육 방법 및 장치’ 특허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하며 –
진보네트워크센터는 3월 4일자로 삼성전자의 특허 ‘인터넷상에서의 원격 교
육 방법 및 장치’에 대한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삼성전자가 취득한 위 특허권은 월드와이드웹(WWW)을 이용한 원격 교육에 관
한 것으로, 사용자가 웹으로 접속하여 입력한 학습 및 시험 데이터를 서버에서
CGI 프로그램 및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처리하는 방법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위 특허의 내용은 온라인 교육 뿐 아니라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적
용되는, 일반적인 인터넷의 이용 과정에 불과하다.
게다가 특허법상 발명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으로 규정되어 있
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의 인위적인 약속과 인간의 정신적 활동을 이용하는’
교육의 방법에 대한 특허는 적격성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위 특허가 적용되면 다른 온라인 교육을 위축시킴으로써, 새로운 교육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는 온라인 교육의 가능성을 그 초기부터 자르는 결과를 가
져올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삼성전자의 위 특허는 무효화되어야 마땅
하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우리 사회의 인터넷 특허 경향에 대하여 심각
한 우려를 하고 있으며 이에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
최근 들어 인터넷에서의 사업 방식 —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불리는 — 에
대한 특허신청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허청에서는 이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
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언론은 미국, 일본 등 제1세계 국가들에서 도입되고 있
다는 근거로 한국도 빨리 인터넷 특허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도 인터넷 사업 방식 특허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
고 있다. 아마존.com이 원클릭 구매방법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경쟁회사인 반
즈앤드노블.com에 대해 특허권 침해소송을 제기하자 자유소프트웨어 재단의 리
차드 스톨만을 필두로 한 ‘아마존.com 불매운동’ 등 인터넷 특허에 대한 반대
운동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http://www.gnu.org/philosophy/amazon.ko.html)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인터넷 사업 방식에 대한 특허가 아이디어 자체에 독점
을 부여함으로써, 인터넷과 사회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허는 기본적으로 발명에 대한 동기부여를 통해 전반적인 사회 발전에 이바
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그런데 인터넷 사업 방식과 같이 단순한 아이
디어에 특허를 허용하게 된다면 특정 기업에게 너무 과도한 권한을 주게 된다.
그 뿐 아니라 특정한 사업 방식이나 기술을 독점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인터넷에
서의 개인이나 단체의 다양한 활동을 제한할 것이며 이는 결국 인터넷을 단지
전자상거래를 위한 공간으로 전락시킬 것이다. 더구나 특허법에서 규정하는 20
년 특허보호기간까지 적용된다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인터넷 환경을 거슬러,
단지 한 기업의 영구적인 인터넷 독점을 보장할 위험마저 안고 있다.
이는 공공에의 기여와 사회의 발전이라는 특허법의 존재 의의에 위반될 뿐
아니라, 다양성을 그 생명으로 하는 인터넷의 특성에도 맞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진보네트워크센터는 포괄적인 인터넷 사업 방식(비즈니스 모델)
특허가 허용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특허청이 삼성전자 특허에 대하여 무효화시키고, 제반 인터넷 사업
방식에 대한 특허 신청을 기각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00. 3
진보네트워크센터
200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