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네트워커활동

이제 겨우 한 살이니? 진보네!{/}동지가 블로그의 주체다!

By 2005/09/12 10월 25th, 2016 No Comments

나와 컴퓨터

임정애

임정애(이하 임): 우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신가요?
진보네(이하 진): 진보불로거들의 마음 한구석에 -_-;; 살고 있어요. 요즘 진보불로거들이 마음 한 귀퉁이를 내주지 않아서 방황하고 있어요. ㅋㅋ.
: 살만한가요, 그곳은?
: 음 뭐 그럭저럭 살만해요. 네트는 광대하니까요…-_-..

블로그를 통한 치유

: 그러니까 처음 블로그를 만들어 야겠다는 계획은 언제 시작되었나요?
: 음… 진보넷은 여태까지 호스팅이나 커뮤니티 등 사회단체 네트워크 중심의 사업을 해왔잖아요. 근데 점점 사회운동진영의 네트워크가 전체 사회에서 고립되어 가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떤 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시작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보불로그를 만들게 되었어요.
: 고립에서의 탈출이 첫번째 목표였나요?
: 단체들의 일방향적인 소통을 넘어서는 음… 단체 속에 있는 개개인들의 목소리를 발굴하고 그들이 소통하는 것. 그리고 그들과 단절되어가던 대중과의 소통 경로를 구체적이고 쌍방향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거창한 목표였지요. -_-.
: 네, 정말 거창하군요! ㅋㅋ 지난 7월로 진보불로그가 1년이 되었는데, 당초에 목적했던 바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보나요?
: 잘 모르겠어요. 일단 대중과의 소통이 얼마나 긴밀해 졌는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지표가 없고, 성과라고 할 만한 것도 크게 없는 것 같기도 해요. 그렇지만 이전보다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활동가들 개개인의 경험과 목소리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거에요. 활동가들의 삶 자체가 서로 교통되면서 서로 영감을 받는 것 같기도 하고, 치유 받는다는 느낌이라고 하신 분도 있어요.
: 블로그를 통한 치유라, 흥미롭군요. 그 동안 활동가들 간의 괴리가 컸던 걸까요?
: 뭐, 그런 것도 있겠고 활동가들이 다들 생활하는 것을 보면 일당백으로 자신을 착취해가면서 활동하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언제나 긴장관계 속에 놓여있고. 또 글을 쓴다고 해도 딱딱한 구호나 단체 입장으로서의 성명서 같은 것을 쓰고, 문화적으로 많이 목말라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건만 기계처럼 제작해내던 사람이(음… 점점 거창해지고 있다. -_-;) 활동가들의 문화라고 해봤자, 제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술 먹으면서 자학하고-_-; 뭐 그렇잖아요.
: 뜨끔!

진보불로그를 통한 치열한 논쟁

: 근데, ㅎㅎ… 자신의 공간(게시판이랑 다르게)을 웹상에 고정적으로 갖게 되면 글을 쓰고 읽고 교류하는 행위가 치유라는 거창한 말이 나오도록 했던 것도 같아요. 원래 처음에는 논쟁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논쟁보다는 각자의 생활, 생각들이 죽 흐르고 그것을 읽는 사람은 또 지지하고 공감하는 그런 정서가 주돼요. 논쟁적인 분위기라기보다는 서로 도닥이고 끌어주는…
: 왠지 따뜻한 느낌이 팍팍 밀려오는군요!
: 그래서 어떤 사람은 사이좋은 싸이월드에 빗대 사이좋은 진보 월드라 비판한 적도 있어요.
: 그건 어쩜 진보불로그의 한계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네. 근데 좋은게 좋은거야 라는 분위기만은 아니고 논쟁이 있을 때는 있어요. 기존의 게시판에서의 논쟁이라고 할 때의 느낌과는 또 많이 다르지만 나름대로 진지하고 치열하게 진행이 되기도 하죠. 음… 대표적인 건 작년 성매매 특별법 제정이후 성노동에 대한 논쟁이었을꺼에요.
: 그게 정확히 언제쯤이었죠?
: 작년 11월.
: 그런데 그건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이슈잖아요?
: 그렇죠. 그때도 주제가 주제인 만큼 결론은 나지 않았구요.
: 논쟁의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게 있나요?
: 글쎄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문제에 대한 고민이 좀 숙성되는 계기가 되었던 거 같아요. 아마도 ‘잘 모르겠어’, ‘어려운 문제지’라고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계속 고민하고 발언해야 하는 주제이고, 이런저런 다양한 입장이 있고, 그것과 나의 차이는 이런 것인데, 어떤 부분이 현재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 그렇군요.
: 그때를 계기로 ‘트랙팩’이라는 걸 만들게 되었구요. 게시판으로 치면 주제토론방이라고 해야 하나?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곳으로 관련 글을 줄줄이 모아서 볼 수 있는…^^
: 진보불로그는 이런 논쟁의 계기를 통해서 진보를 거듭한건가요?
: 음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자신만의 방을 갖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 진보네가 생각하는 블로그의 가능성은?
: 블로그의 가능성이라… ㅎㅎ…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되고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낸다는 것은 이전에는 없던 일이니까요.^^ 전에는 기술적으로 조금 이라도 알아야 홈페이지도 만들고 웹에 글도 쓰고 했잖아요. 아무리 인터넷 세대니 뭐니해도 말이죠. 그런데 블로그를 통해서 누구나 쉽게 새로운 글을 업데이트하고 그것을 RSS 등을 통해서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일이죠. 그리고 트랙백 같은 기능을 통해서 글들이 서로 만나고 하는 것도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쉬어져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나요?
: 글쎄요. 아무래도 블로그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아직 많은 거 같아요. 트랙백이니 퍼마링크니 RSS니 XML이니 듣도 보도 못한 것 들을 알아야하는구나 싶으니까요.
: 당췌 모가 뭔지 알 수가 없어요–.
: 네, ㅎㅎ… 아 그래서 처음에는 진보불로그에 포스트 쓰기라는 것이 새글 쓰기인줄 모르고 글은 대체 어떻게 쓸 수 있냐고 문의하신 분도 있었어요.
: 기술용어들이 다 영어라 어려워하는 사람이 아직 많은 거 같아요.
: 그걸 적절한 우리말로 바꾸기만 해도 많이 나아지겠죠.
: 그렇죠. ‘포스트쓰기’ 말고 그냥 ‘글쓰기’라고 해도 되잖아요.
: 그런데 뭐 꼭 글만 쓰는 것은 아니라서. 포스트로 한 것도 있었고, 포스트라는 말을 다른 블로그에서도 많이 사용해서 이용자들이 그 말에 익숙하게 하려고 그렇게 했던 것도 있었는데 글쓰기라고 해도 사실 무방하지요. 트랙백 같은 것도 어떤 서비스에서는 엮인글, 관련글 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그것도 좋은 거 같아요.
: 쉬운 언어에 대한 고민을 부탁드립니다.
: 다시 고민 해봐야겠네요 ^^;;

힘들었던 고민 ‘자가증식블로거’

: 진보불로그 작업을 진행하면 어렵거나 힘들었던 건 없었어요?
: 음. 글쎄요. 마냥 재미있기만 한 것은 아니었는데… 또 힘들다고 할만한 건… -_- 뭐가 있을라나 아무래도 제 역량에 한계가 있다보니 그런 점에서 좀 힘들었는데. 원래 진보불로그에 ‘자가증식블로거진’이라는 야심찬 기획이 있었는데. 그게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절대적으로 생산되는 하루 글 수도 그렇고, ㅎㅎ 기획대로 잘 되지 않아서 결국 진보네가 하루 동안 모든 포스트를 읽고 그 중에서 같이 읽었으면 하는 글들을 뽑아서 편집하는 시스템을 1년 가까이 해왔는데, 그 작업이 아무래도 힘들었어요.
: 그게 어떻게 자가증식을 한다는 거죠?
: 아… 저절로 잡지처럼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자가증식이라는 이상한 말을 가져다 붙였는데 어떤 글에 달린 덧글 수와 트랙백 수 등을 수치로 계산해서 가장 반응이 많은 글을 진보불로그 메인 페이지에 보여주고 그것을 보고 또 사람들이 반응을 하고 글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되길 바랬던 것이죠.
: 그런데 잘 안된거구요?
: 데모기간에만 잠시 그렇게 쓰고 덧글이나 트랙백이 안달려도 좋은 글이 많은데 그렇게 자동화하면 그런 글들은 탑에 못가게 된다는 문제가 있었거든요.

공감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모범블로거 ‘알엠’님

: 양날의 칼이었네요. 진보네로 살면서 기억에 남는 블로거가 있다면?
: -_-; 글쎄요. 뭐 얼마 안되는 블로거라 거의 다 기억하지만. 그래도 알엠님이 가장 생각나요. 알엠님은 뭐라 해야하나… 처음에는 조심조심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가려고 하셨던 거 같은데 점점 공개적이고 사람들이 복작복작하는 블로거로 변해가셨거든요. 다른 블로거들에게 영감 주는 글도 많이 썼구요. 그래서 알엠님글에는 트랙백이 유난히 많이 달려요!
: 그렇군요. 제가 볼 때는 뭐랄까, 좀 남다른 느낌이 있어요. 그 글이랑 얼굴이랑, 그 느낌이 왠지 엄마처럼 따스하고 그렇쟎아요.–
: ㅎㅎ… 저는 처음보고 되게 앳되다고 생각했는데. 작년에 블로거 오프 중 가장 큰 오프를 했던것도 알엠님이었는데… 여러가지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계셔서 모범 블로거로 칭하고 싶사와요. ㅋㅋ… 그냥 ‘공감’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다고나 할까. 설득 당하는 게 아니라 공감을 통해서…
: 그게 참 어려운 일인데 말이죠…
: 그러게요. 그런데 진보불로그에는 알엠님 뿐 아니라 멋진 블로거들이 많이 있어요. ㅋㅋ… 진보불로그는 양보다 질로 승부하는거죠! -_-
: 그러고 보니 진보네 당신은 행복한 사람?
: ㅋㅋㅋ, 뭐 그렇게 보이남요?
: 그런거 같은데요, ㅋㅋ
: 뭐 불행한 사람은 아닌거 같아요.

안과 밖의 경계 허물기

: 진보네가 꿈꾸는 블로그는 어떤 건가요?
: 음… 일단 지금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진보불로그가 너무 안에만 갇혀있다는 거에요. 고립되어 있다는 거죠. 자신들간의 커뮤니티만 너무 끈끈해져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밖으로 밖으로… ㅎㅎ. 그렇게 되면 좋겠는데… 그래서 아직은 추상적인 수준이지만, 전부터 꼭 해야겠다고 이야기된 것이 진보불로그 밖의 진보적 블로거들간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조금씩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사회, 정치, 노동, 여성 따위 등에 대해서 진보적이고 저항적인 견해를 갖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연결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어요.
: 기술적 고민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었나요?
: 기술적으로는 RSS를 이용해서 ‘메타블로그’라는 것을 만들어 볼 계획이에요. 메타블로그는 올블로그(allblog.net)라는 데가 대표적인데, 이곳은 구체적인 주제보다는 블로거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네트워크거든요. 우리는 좀 더 구체적이고 특화된 주제를 갖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려구요.
: 어쨌든 블로그는 여전히 가능성의 영역인거 같아요. 문제는 여전히 소통에 있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음…-_-… 저는 진보불로그가 운영자-이용자 구도가 아니라 운영에 있어서도 진보적이고 실험적인 블로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가는 진보불로그. =_= 몰라몰라! ㅎㅎ

 

 

<a href="<a href="진보블로그 http://blog.jinbo.net" target="_bla

200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