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IPTV, 미디어행동, 뻔뻔한미디어농장

 

 


미디어의 진보적 활용

2001년 4월 10일 대우자동차 조합원들에 대한 공권력의 살인적인 폭력이 인터넷을 통해 고발되었다. 디지털 카메라로 당시 장면이 생생하게 녹화되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이다. 손쓸사이 없이 퍼져나간 동영상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제도 언론이 모두 빠져나간 현장을 지키고 있다가 이 폭력 사태를 고발한 것은 참세상 방송국을 비롯한 <2001 대우차 총파업 투쟁 영상중계단>(http://dwtubon.nodong.net)이었다. 이 사건은 독립적인 영상운동과 인터넷의 결합이 제도 언론이 독점하고 왜곡해온 미디어 질서에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

사회운동은 전통적으로 미디어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주장하는 바를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배포하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의 미디어 질서는 소수의 미디어 자본에 의해 독점되어 민중에 배타적이었다. 세계 사회운동 진영은 이러한 독점 질서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적인 소식지나 기관지를 발행하는 것은 물론 힘을 합쳐 보다 진보적인 정기간행물을 창간하기도 하고 독립적인 라디오나 위성 방송국을 건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운동 진영이 대안적이고 독립적인 미디어를 확보하는 데 있어 한정된 유통망과 높은 비용은 큰 장벽이 되어 왔다. 1980년대 등장한 인터넷은 저렴하면서도 다른 어떤 매체보다 빠르고 광범위한 파급력을 갖고 있었다. 곧 인터넷은 사회운동의 강력한 대안 미디어로 부상했다.

방통융합

최근 방통융합이라 불리우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은 전통적인 통신/방송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있다. DMB, IPTV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UCC로 표현되는 포털의 멀티미디어 전략,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등 정부조직과 법제의 개편 등은 모두 일련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02년 인터넷이 한국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것과 다르게, 방통융합이라 표현되는 통합미디어환경은 자본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진보넷에 두 가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첫째, 멀티미디어 중심, 그리고 멀티 플랫폼 환경에 대한 적절한 기술적 대응. 둘째, 과거 통신(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활동에서 벗어나 통합 지향적으로 변모하는 미디어 전반에 걸친 연구와 정책 개입활동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