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야자와 켄지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 동화작가? 시인? 농촌운동가? 그러나 정작 서른 일곱으로 마감한 그의 삶은 길지도 않았으며, 화려하지도 않았다. 그의 작품 또한 짧고 간단하지만, 그 내용을 꼭 집어 “그래 이게 무슨 뜻이지”라 해석하기는 불가능하다. 거꾸로, 다양한 해석은 가능하고 모범답안은 없는데, 예컨대 다다(Dada)의 시처럼 의미불명한 것은 또 아니다. 백석의 시에 매혹되어본 사람이라면, 아마 틀림없이 켄지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백석의 글을 당시 사회와 연결시켜 생각해볼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켄지 또한 그러하지만, 그 경우 놓치고 마는 부분이 생겨서 억울하다. 사회적 해석 역시 해석의 한 가지로서 즐길 수 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