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이 많은 요리점”, 민영 옮김, 이가경 그림, 우리교육, 2000
첼로켜는 고슈의 두 얼굴

By | 월간네트워커

미야자와 켄지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 동화작가? 시인? 농촌운동가? 그러나 정작 서른 일곱으로 마감한 그의 삶은 길지도 않았으며, 화려하지도 않았다. 그의 작품 또한 짧고 간단하지만, 그 내용을 꼭 집어 “그래 이게 무슨 뜻이지”라 해석하기는 불가능하다. 거꾸로, 다양한 해석은 가능하고 모범답안은 없는데, 예컨대 다다(Dada)의 시처럼 의미불명한 것은 또 아니다. 백석의 시에 매혹되어본 사람이라면, 아마 틀림없이 켄지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백석의 글을 당시 사회와 연결시켜 생각해볼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켄지 또한 그러하지만, 그 경우 놓치고 마는 부분이 생겨서 억울하다. 사회적 해석 역시 해석의 한 가지로서 즐길 수 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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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밖의 시간> 제이 그리피스, 박은주 옮김, 당대, 2002
노동, 하루 네 시간이면 충분하다

By | 월간네트워커

고정칼럼 중 ‘장귀연의 세상뒤집기’라는 코너가 있다. 최근 그 코너에 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노동운동이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더 많이!’가 아니라 ‘더 평등하게! 더 적게!’여야 한다는 그의 고민은,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는 “어디 가서 진지하게 할 건 아닌” 이야기, “잡담이니까 하는 몽상”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돌아와서 칼럼을 쓸 때 지구는 다시 돌기 시작한다. “그러나 나는 한 번쯤은 해 보고 싶었다. 어차피 상상력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정세’란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상력은 항상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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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
끌리지만 버려야 할 아까운 사람

By | 월간네트워커

야심한 시각, 파자마 차림의 한 극작가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잘 써지지 않는 글을 고민한다. 동시에 난데없이 끼어 든 딸의 남자친구 때문에 자신의 무사하고 평온한 삶이 일렁이는 묘한 변화를 감지한다. 이때 “띠링” 소리와 함께 모니터에 메시지 창이 뜬다. “안 자나요? 배고프지 않아요?” 이 메시지들은 같은 지붕 아래, 걸어서 열 발걸음도 채 안될 다른 방에서 날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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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g Project

By | 월간네트워커, 활동

제3세대 인터넷 문화를 주도하는 블로그 문화는 ‘1인 미디어’라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블로거(Blogger: 블로그 환경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블로거들은 개인 관심사를 보여주는 내용에서, 사회적 의견 및 주장을 하기 위한 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우리의 환경을 낯설고 생경한 것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블로거들의 활동은 기존 문화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이미 고체화돼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문화 속성은 블로거들의 활동에 의해 익숙한 문화를 생경하게 보게끔 하는 창(장치)이 되고 있습니다. 블로그의 가능성은 사용 목적에 따라 공유 혹은 독점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블로그 콘텐츠 이용에 대한 관계는 기존 문화 속성을 닮아가는 현상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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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자유의 아트 행동주의, 네거티브랜드

By | 월간네트워커, 정보공유

흔들릴 것 같지 않던 음악 저작권 진영에도 균열이 오고 있다. 정보공유라이선스에 기반해 유명 음악가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조건없이 무료로 배포한다. 강한 저작권의 법적 논리없이도 예술 창작자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보다 많은 창작의 자유를 위해 시장에 군림하는 저작권에 도전하는 기술적 (일대일 파일교환 시스템), 문화적 (개인간 정보공유 문화), 제도적 (정보공유라이선스 개발) 모델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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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훔치기, 바늘 도둑에서 소도둑까지

By | 대안적라이선스, 월간네트워커, 활동

블로그코리아(http://www.blogkorea.org) 같은 블로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최근 ‘글을 도둑맞았어요’ 라는 제목의 글이 몇 건 올라왔다. ‘두호리’ 라는 이름의 블로거(이하 두호리)는 ‘블로그 포스트를 도둑맞았습니다’ 라는 글에서 자신이 블로그(http://www. dooholee.com)에 올렸던 내용을 아이티월드(http://www.itw orld.co.kr)의 한 기자가 아무 허락 없이 무단 도용했다며, 사건의 전말을 블로그에 공개했다. 출처도 밝히지 않고 기자가 두호리의 글을 본인이 전부 작성한 것처럼 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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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인식 불가한 손, ‘아예, 없는 사람 취급’

By | 월간네트워커, 주민등록제도, 지문날인

네트워커 9월호에 대학의 지문 인식 좌석 배정기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서울시립대 중앙도서관에서 2003. 7. 29. 지문인식기가 부착된 무인좌석 배정기를 도입했다가 1주일만에 철거된 이야기였다. 철거 후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 중에는 “대한민국은 이미 주민번호와 지문으로 모든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라는 현실론이 있었다고 한다. 맞다. 대한민국은 주민등록제도로 모든 것이 돌아가고 있다. 주민등록제도의 핵심은 주민등록번호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주민등록이 말소되면 보통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카드 빚 등으로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이 상당수다. 주민등록이 말소되면 의료보험, 은행거래,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투표를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며, 운전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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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란 무엇인가

By | 월간네트워커

노트북 컴퓨터의 보급에 힘입어 요즈음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이 무선랜이다. 이동성이 생명인 노트북에 꼭 맞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거추장스러운 랜선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집이나 사무실 안에서도 무선랜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나아가 선 없이 스피커를 연결한다든가, 가전제품들끼리 통신하게 하는 등의 용도로까지 무선랜의 쓰임새가 늘어나고 있다. 무선랜의 종류에는 블루투스(Bluetooth), 홈RF(HomeRF), 하이퍼랜(HiperLAN) 등 몇 가지가 있지만 주로 와이파이(Wireless Fidelity: Wi-Fi)라 불리는 IEEE 802.11 표준이 널리 사용되므로 이 글에서는 와이파이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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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하면 다르다?

By | 월간네트워커, 인터넷거버넌스

구글이 또 사고를 쳤다. 구글 ‘adSense’라고 들어 보셨는지? 들어본 적 없다? 그럼, 구글’adWords’는 들어 보셨는지? 아마 들어 보지 못했지만 실례는 많이 봤을 것이다. 검색할 때 구글을 이용하고 있다면, adWords란 구글 검색결과 화면 우측에 나타나는 텍스트 광고를 의미한다. 검색어에 해당하는 광고, 이것이 adWords이다. 구글은 이 방식의 광고를 통해 짭잘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구글은 이 광고만으로 6억 달러 이상을 벌여 들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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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절대로 또다시 침묵당하지 않겠다”

By | 월간네트워커

지난 10월 7일 프랑스, 브라질, 독일, 우르과이 등 각국 20개의 독립미디어센터(Independent Media Center. 이하 IMC)가 갑자기 침묵의 바다에 빠져버렸다. FBI가 영국 런던에 있는 이들의 공동 서버를 강제로 압류했기 때문이다. 독립미디어센터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세계 민중이 공유하는 네트워크로서, 지난 1999년 시애틀 투쟁 시기 때부터 작년의 멕시코 칸쿤 투쟁까지 이어진 반세계화 투쟁과 이라크 침략전쟁에 대한 세계적인 반전투쟁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독립미디어센터는 전세계 민중의 투쟁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기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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