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TRIPs)월간네트워커특허

FTA에 대응하는 민중사회운동의 전략{/}“상시적 국제연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By 2004/07/08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인터뷰

김정우

네트워커: 이번 사회운동회의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킹콘: 이번에 한국에서 열린 WEF 회의는 아시아 각국 정부들과 기업들이 모여서 새로운 신자유주의적 경제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이다. 그동안 선진국들은 WTO와 FTA 등 각종 국제협정을 통해서 세계경제를 지배하기 위한 논의들을 진행해 왔으며, 사회운동진영에서는 이런 정부들의 회의에 반대하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특히 선진국들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직면하고 있는 후진국 및 개발도상국 농민과 노동자들은 식량문제와 가난으로 계속 고통을 받고 있다. 이번 WEF의 의제들도 대부분 초국적 기업들의 경제논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들은 겉으로 세계민중을 위한 경제 정책을 논의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세계적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계속 부추길 뿐이다. 이번 사회운동회의는 WEF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아시아의 활동가들과 함께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연대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이다.

네트워커: 이번 사회운동회의에 어떻게 참석하게 되었는가?
킹콘: 태국의 투쟁 상황들을 다른 국가의 활동가들과 공유하 고, 글로벌화 되고 있는 각국 정부들의 경제논리에 반대하기 위해서 참석하게 되었다. 최근 태국에서는 FTA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며, 다양한 시민사회 단체들이 국제연대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네트워커: FTA와 관련돼서 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킹콘: 현재 태국의 탁신 정부는 중국, 인도, 호주 등 여러 국가들과 FTA 협상을 거의 마친 상황이며 관련 법령을 정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미국 FTA 협상이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지적재산권관련 협상이 심각한데, WTO의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보다 한층 강화된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생명특허와 관련된 사항이나, 지적재산권 보호기간의 확대, 유전자변형농산물 등 지난 WTO 각료회의 때 반대에 부딪혔던 다양한 이슈들이 태국-미국 FTA 협상에 그대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 심각한 것은 태국 정부가 FTA 협상 진행과정을 사회적으로 전혀 공론화 시키지 않고,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진영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으며, 또한 태국 국민들은 정부의 FTA 협상 과정에 대해서 거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네트워커: FTA협상으로 인해서 태국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받게 될 영향은 무엇인가?
킹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지적재산권 관련 사항이 심각한데, 특허 기간의 경우 현행 25년에서 50년으로 연장되는 추세이며, TRIPs에서 보장하고 있는 의약품 특허에 대한 강제실시(Compulsory License) 조항도 태국의 FTA에서는 한층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결국 태국 국민들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농업부문에서도 심각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태국-중국 FTA에서는 무관세 협정을 통해서 중국의 양파와 마늘이 매우 싼값에 태국시장에 넘겨지고 있으며, 태국의 농업시장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신들의 농업을 포기하는 농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네트워커: 태국의 사회운동진영은 정부의 FTA 협상에 대해서 어떤 전략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는가?
킹콘: 태국의 농민단체, 노동조합을 비롯한 다양한 풀뿌리 시민사회단체들은 FTA 감시그룹을 형성했다. 이 그룹은 주로 정부의 FTA 협상 진행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국회의원들을 압박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학술단체들이 FTA 협상을 반대하는 사회운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진보적인 학자들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활동은 전 국민적인 반대 여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 각종 토론회와 대중 집회, 그리고 국회에 대한 로비 등을 준비하고 있다.

태국정부는 국영방송을 통해서 FTA 협상을 미화하고 있지만, 우리는 온오프라인(On-offline)의 다양한 대안매체들을 통해서 FTA의 문제점들을 고발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들을 통한 홍보활동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또한 국회의원들 중 진보적인 인사들을 조직하여, 실제로 FTA에 대항할 수 있는 연대 틀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네트워커: 국제적으로는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가?
킹콘: 태국 FTA 감시그룹은 각국의 풀뿌리 사회단체들과 FTA에 대응할 수 있는 국제행동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있다. 지난 5월 방콕에서 FTA 대응을 위한 국제회의를 열어 향후 국제연대활동에 대한 전략을 논의했으며, 사회운동회의에서도 FTA 대응 워크샵을 함께 준비했다. 이번 워크샵을 통해서 우리는 각국의 상황들을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상시적인 네트워크를 제안했다. 각국 정부들은 대부분 FTA를 추진하는데 비슷한 논리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협상들은 대부분 정부 위주의 비공개 협상으로 진행이 된다. FTA 협상의 주요 이익 집단들은 거대 초국적 기업들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FTA와 관련된 작은 정보조차도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 국제연대 네트워크를 통해서 좀더 강력한 대응 전략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200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