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회원 인터뷰 : 진보넷을 지지합니다{/}[회원 인터뷰] 원용숙 회원

By 2016/09/05 3월 30th, 2018 No Comments

“어라~ 진보넷, 아직 살아있었어?”

지난 7월의 어느 날, 시민참여연구센터와 대전시민아카데미가 주최한 대전의 한 강연에서 장여경 활동가를 만나고 처음 스친 생각입니다. ^^;

두어 시간의 강의가 마무리될 즈음, 영화 암살에서 왜 이일을 계속하느냐는 질문에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 말하는 전지현과 죽음 속으로 들어가며 “우릴 잊지말아줘”라던 오달수의 대사들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대학 졸업 후 과기노조에서 갓 활동을 시작했던 97년 그 즈음만 하더라도 참세상, 진보넷은 우리 일상에 참 가까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우리는 이메일 계정 하나도 허투루 만들지 않고 진보넷으로만 소통했으며, 블로그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진보넷에 똬리를 틀고 서로의 생각과 고민, 일상을 공유했습니다. 그 시절 진보넷은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진보 꽤나 한다는 우리가 서로를 알아채는 방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문날인 거부, 전자주민카드 반대, NEIS 반대 등의 굵직굵직한 활동에 함께 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그로부터 십 수 년,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과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명분, 변화되는 담론과 일상들 속에서 진보넷 역시 제 기억에서 빠르게 잊혀간 것이 사실입니다. 어마무지한 사건사고와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계속되는 나라에 살다보니 정보인권에 대한 감수성까지 갖추고 살아가기 너무 힘들었던 현실을 탓해보기도 합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감시사회에서 정보인권을 지켜내기 위한 고단하지만 누군가 꼭 해야 할 그 자리에 진보넷이 있어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강연 끝자락에서 회원가입하는 것으로 계속 싸우고 있었던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잊고 있었다는 무심함과 미안함을 털어내고 너무 늦지 않았다는 위안을 얻었으니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고 남는 장사였던 셈입니다.

앗.. 저요? 반찬보다는 안주 만드는데 소질이 있고요…ㅎ 오랫동안 노동조합 활동가로 살았고, 지금은 현장에서 과학기술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도모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진보넷~ 우리 또 곧 만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