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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인터뷰 : 진보넷을 지지합니다{/}[회원 인터뷰] 이성우 운영위원

By 2016/08/11 No Comments

25년 동안의 인연
진보넷과의 인연을 돌이켜 보니 25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라, 진보넷이 생긴 것이 1998년인데 25년이 무슨 말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90년 여름에 내가 다니던 연구소가 서울 홍릉에서 대덕연구단지로 이전하고 나서 노조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PC 통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뎀 속도가 1,200bps와 2,400bps를 넘나들던 시기입니다.

91년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개인 컴퓨터를 갖게 되었습니다. 밤 늦도록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하이텔 바른 통신을 위한 모임(바통모)과 천리안 현대철학동호회(현철동)을 만났고, 그 공간을 통해서 노조 바깥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93년쯤에 참세상이 생기자 기다렸다는 듯이 참세상의 회원이 되었습니다. 참세상을 통해서 많은 일들을 벌였습니다. 노동조합 게시판을 만들고, 정팅을 통해 온라인 회의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꼬마게시판(나중에는 블로그)에 날마다 소소한 일상들을 기록하곤 했습니다. 그러한 활동이 계속 이어져 1996년에는 급기야 과기노조(전국과학기술노조)의 위원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 직후 전자주민카드 도입 저지를 위한 활동에 조직적으로 참여하였지요. 그러니 1998년 11월에 진보넷이 출범했을 때 창립 회원이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었습니다.

진보넷은 그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이 나에게 정보인권에 관한 길잡이 노릇을 했고, 내 일상에서 지문 날인 거부를 비롯한 투쟁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정보인권이라는 개념을 알게 해준 곳이 진보넷이었고, 진보넷의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정보통신운동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한 때는 학생운동을 열심히 하더니 이제는 그저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에게는 최소한 진보넷 회원이라도 되라고 강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근혜 정부가 온갖 악행을 저지른 지난 9년 동안은 진보넷에 회비를 내는 것 말고는 이렇다하게 기여한 것이 없습니다. 민주노조운동이 워낙 약해지고, 공공기관노조를 쉴새없이 괴롭히는 정부에 맞서서 허구헌 날 투쟁한답시고 전국을 쏘다니다 보니 예전처럼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진보넷을 만나지 못하고 필요할 때만 기웃거리곤 했습니다.

지난 7월 4일부터 저는 21년간의 노조 전임자 활동을 끝내고 연구소로 되돌아왔습니다. 신입 직원의 마음으로 열심히 새로운 일을 익히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제대로 하지 못했던 진보넷 운영위원과 회원으로서의 역할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할까 합니다. 오랜 세월동안 한 공간에 있지는 못했지만 저의 든든한 동지가 되어준 진보넷의 모든 활동가와 회원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