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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기관, 경쟁 체제 도입 필요한가?

By 2004/06/08 10월 25th, 2016 No Comments

기획

오병일

KR 도메인 2단계 개방 문제와 맞물려, 등록기관을 복수로 운영해 등록기관 간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단계 개방 문제와 함께 제기되고 있는 이유는, 2단계를 개방하면 등록기관의 경쟁도입 가능성이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상태에서 2단계를 개방하는 것은 시기상조며, 그 이전에 2단계 공공도메인의 확대와 등록기관의 복수 경쟁 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KR 도메인과 관련한 정책 수립 및 관리업무를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이하 KRNIC)가 맡고 있다. 초기에는 도메인 등록업무 역시 KRNIC이 맡았으나, 2002년에 등록대행업무를 여러 개의 업체(이를 ‘레지스트라(Registrar)’라고 한다)에 맡겨 경쟁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KR 하의 모든 도메인의 데이터베이스 관리업무는 여전히 KRNIC(이를 ‘레지스트리(Registry)’라고 한다)이 맡고 있다.

즉, 현재 제기되고 있는 주장은 ‘레지스트리’ 역시 복수로 하여 경쟁체제로 만들자는 것이다. 예를들어 co.kr 도메인은 A 업체가, or.kr 도메인은 B업체가 맡는 식이다. 또한 shop.kr, tour.kr과 같은 신규 2단계 공공 도메인 신청을 받아 신청 업체로 하여금 그 도메인을 운영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복수 경쟁체제의 필요성

투카우스(Tucows. Inc)의 선효정씨는 복수 경쟁체제를 도입할 필요봉?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선 업체간 경쟁으로 도메인 가격이 인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KR 도메인 가격의 경우, 1년에 33,000원이었던 것이 경쟁 체제 도입 이후에 22,000원으로 하락했다. 동시에 서비스의 질도 높아지고, 웹호스팅이나 도메인 포워딩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기업이 이용자의 요구를 파악하여 신규 2단계 공공도메인을 생성함으로써 이용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해외에서도 초기에는 COM, NET, ORG 도메인의 등록과 운영업무를 네트워크 솔루션스(Network Solutions Inc, 현재는 Verisign으로 인수되었다)가 맡고 있었으나, 1999년부터 등록 업무를 경쟁 체제로 전환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0여개 이상의 레지스트라를 두고 있다.

반면 .BIZ, .INFO 등 신규 최상위 도메인의 경우는 다른 업체에게 운영을 맡기고 있다. 영국의 경우는 국가도메인인 .UK 아래의 2단계 공공 도메인의 운영을 여러 개의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호주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COM 등 일반 최상위 도메인의 경우, 전 세계를 서비스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효과가 있지만, .KR의 경우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KRNIC의 강혜영씨는 영국의 경우에는 대학, 정부, 병원, 경찰, 국방 등 일부 2단계 도메인에 한해 독립운영을 하고 있을 뿐, 경쟁 체제 도입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호주도 1개 기관이 모든 2단계 도메인의 운영을 맡고 있어 일부 2단계 도메인만 정책기관이 다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2004-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