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회원 인터뷰 : 진보넷을 지지합니다{/}[회원 인터뷰] 박정경수 회원

By 2015/12/03 No Comments

아마 2001년이었을 겁니다. 인터넷 내용등급제를 반대하면서 진보넷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일로 24시간 릴레이 단식도 참여해 보았습니다. 사실 단식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뭣모르고 참여한 단식이 그렇게 힘든 거라는 걸 알았다면 쉽게 참여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래도 함께 저항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 조금 배웠습니다.

그 무렵 저는 청소년운동에 참여하던 만화가 지망생이었습니다. 저 같이 그림 그리던 친구들을 모아 표현이 자유 문제도 실컷 이야기하고, 청소년보호법에도 반대하는 활동을 시작할 무렵이었지요. 생각해보면 그 이후로 그림 그리는 일만 빼고는 줄곳 시민단체에서 일을 하거나 활동가들을 만나는 일을 했습니다. 군사주의 문제와 군사기지 문제. 무기거래와 징병제, 그리고 직접행동. 제가 주로 관심을 가졌던 일입니다. 굳이 거창하게 말하면 평화운동이라고 부르는 것들이지요.

지금은 작은 정당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사회학을 전공했던 제가 개발자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정부의 검열과 자유소프트웨어 운동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진보넷을 응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겁니다. 정부의 패킷감청 문제가 한창일 때에 리눅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검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취미가 있었는지 유행하던 리눅스 배포판들을 따라서 설치해보며 혼자 즐거워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불편함보다 호기심이 충만하던 시절에 프로그래밍을 취미로 갖기 시작했습니다. 굳이 사람들에게는 “답이 안나오는 일만 하다보니 답이 나오는 일이 좋더라”라고 넉두리를 합니다. 무엇보다 온라인 상에서 협업을 하고 생각과 정보를 자유롭게 나누는 개발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활동했던 시민사회보다 훨씬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공간을 발견한 것이지요.

지금은 어설프게 개발자 일을 하지만 천직이 활동가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쩍 정보인권 문제에 관심이 생겨 더 진보넷을 자주 찾아보게 됩니다. 15년 전 인터넷 내용등급제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다행이라면 그때나 지금이나 진보넷이 싸우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