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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인권 미디어] 영화 '킬스위치: 인터넷전쟁{/}영화 “킬스위치: 인터넷전쟁”

By 2015/06/02 4월 25th, 2018 No Comments

킬스위치: 인터넷전쟁
알리 악발자데 감독 | 72분 | 2014

제20회 서울인권영화제 상영작 ‘킬스위치: 인터넷전쟁’은, 영화 제목에서 볼 수 있다시피 인터넷의 통제권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이 전쟁은 미국과 러시아, 혹은 중국 사이의 국가간 전쟁이 아니다. 그것은 인터넷에서 정보의 유통과 이용자의 이용을 통제하려는 기업 권력, 시민들을 감시하려는 국가 권력, 그리고 기업 권력과 국가 권력의 ‘합법적인 결탁’, 이에 맞서 인터넷의 자유와 인권을 옹호하려는 시민사회와 이용자들 사이의 전쟁이다.

이 영화는 독점화된 학술 저작물을 무단 다운로드하여 공유한 천재 해커 애런 슈워츠가 국가 권력의 타겟이 되어 궁지에 몰린 끝에 자살한 사건, 망중립성과 저작권 강화에 맞선 이용자들의 투쟁, 미국의 정보기관인 NSA의 대량 감청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저작권, 망중립성, 국가 감시 등 정보인권의 제반 이슈들을 다루고 있지만, 이를 관통하는 이슈는 결국 ‘누가 인터넷을 통제할 것인가’이다. 강화된 저작권 체제를 이용해 이용자들의 문화 창작을 통제하려는 미디어 권력,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특정한 앱이나 서비스를 통제하려는 통신사들,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아무런 범죄 혐의도 없는 무고한 시민들의 통신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고 있는 국가 권력. 이들 자본과 국가 권력은 자신들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인터넷에서의 정보 유통과 이용자의 행위를 통제하고자 한다.

위키피디어의 사이트 파업 등 전 세계 이용자들의 저항으로 미국에서 온라인해적행위방지법(SOPA)의 통과를 막아낸 것처럼, 시민사회와 이용자 역시 인터넷의 자유와 개방성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이는 또한 민주주의의 문제다. 인터넷이 거대한 표현과 소통의 공간이라면, 누가 인터넷을 통제하느냐에 따라 권력에 의한 여론 조작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전쟁이 누구의 승리로 귀결될지는 모른다. 이용자의 승리가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전쟁의 성패가 미래에 우리의 인권과 민주주의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