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포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시아와 유럽, 양 대륙에 걸쳐있는 도시,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9월 2일 ~ 5일 제9회 세계 인터넷거버넌스포럼(Internet Governance Forum, IGF)이 개최되었다. 2005년에 개최된 정보사회세계정상회의 결과물인 튀니스 어젠더(Tunis Agenda)의 결의에 의해 만들어진 IGF는 2006년 아테네 IGF를 시작으로 올해 아홉 번째 행사가 개최된 것인데, 인터넷과 관련한 제반 이슈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multi-stakeholder) 사이의 정책 대화를 위한 공간이다.
이번 IGF와 함께, 행사장 밖에서는 터키의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인터넷 감시와 보안, 표현의 자유 등 기본적 인권 옹호를 주제로 ‘인터넷언거버넌스포럼(Internet Ungovernance Forum)’이라는 별도의 행사를 개최하였다. 이들 터키 활동가들이 IGF에 워크샵을 제안했지만,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IGF는 공정한 기준에 의해 워크샵을 선정했다고 하지만, 이들은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온 터키 정부의 정치적 영향력이 있었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인터넷거버넌스에 참여해왔던, 미국 시라큐스 대학의 밀튼 뮬러(Milton Mueller) 교수는 폐막식 연설에서 존 페리 발로우의 ‘사이버독립선언문’을 인용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터넷 민족해방운동(internet national liberation movement)’이라고 말했다. 그가 국경 내에서의 정부의 정부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각국 국경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다.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인터넷거버넌스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2014-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