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법이 합헌이라고!? (2011헌마28)

작년 여름에 김진숙 지도위원을 모시고 청년유니온 강연장에 갔었다. 개인적으로 영광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DNA법 헌법소원에 참여하고 있다니까, 김지도님이 자기한테도 DNA 채취하러 오라고 연락이 왔었다고 하셨다. 다행히 담당변호사가 검찰에 항의해서 일단 채취를 막았다고 한다.
현행 DNA법에 따르면, 생존권 투쟁에 나섰던 노동자들이 (주로 폭처법)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에도 DNA 채취를 할 수 있다. 검찰은 쌍용자동차, 용산참사, 한국지엠 노동자들에게 DNA 채취를 요구했다. 채취당한 분도 있고 아직 당하지 않은 분도 있다. 작년 말,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DNA 채취 요구를 받았을 때, 검찰에 전화를 해서 이 분들한테 DNA채취를 왜 요구하냐고 따졌다. 채취 대상이니까 채취할 뿐이란다. ‘채취해야 한다’고 아니고, ‘채취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지 않냐. 기계적으로 일하지 말고 채취 필요성에 대해서 판단 좀 하라고 따졌으나, 묵묵부답이다.
DNA법은 살인, 아동성폭력 등 흉악범들의 DNA를 채취하여 보관하기 위해 만들었다. DNA법 결정이 나온다길래, 지난 주(8.28.) 헌법재판소에 갔다. DNA법 합헌이라는 결정이 나왔다. 도대체 왜?! 헛웃음이 나왔다. 이 나라는 현장에서 싸우는 노동자를 흉악범으로 취급하는 것인가? 어떤 재범의 위험성이 있기에 이들의 DNA를 수집하는 것이지? 회사 말 안 듣고 다시 싸울 수도 있으니까?
DNA법 헌법소원을 제기하며 DNA법을 없애라는 주장을 한 것이 아니다. 대상 범죄가 넓으니 대상 범죄를 좁히고, 획일적으로 수집하지 말고 개별적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생존권 투쟁에 나섰던 노동자들의 DNA까지 막무가내로 수집하지 말라는 것 뿐이었다. 결정문은 다음 호에서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