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서프라이버시

『학교 밖 학업중단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인권 및 교육단체 반대 의견서

By 2013/06/19 10월 25th, 2016 No Comments
 
1. 인권 및 교육 분야에서 활동해온 저희 단체들은 김희정 의원이 발의하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학교 밖 학업중단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합니다.
 
2. 이 법안은 매우 빠른 속도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오는 20일(목)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에 법안이 상정되어 공청회를 거친 후 21일 소위원회 심사 및 24일 전체회의 심의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3. 이 법안은 학교 밖 위기 청소년을 지원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학교의 생활기록부 자료를 학교 밖에까지 포괄적으로 제공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정보인권을 침해할 뿐더러 잘못 기록되었을 수도 있는 정보에 기반해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낙인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인권침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이에 인권 및 교육단체들이 이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별첨과 발표하는 바이니 관심을 가지고 널리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첨부> 『학교 밖 학업중단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인권 및 교육단체 반대 의견서
 

 
 

『학교 밖 학업중단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인권 및 교육단체 반대 의견서

 

 

○ 우리 단체들은 지난 3. 20. 김희정의원이 대표발의한 『학교 밖 학업중단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1904177, 이하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힙니다.

 

○ 학업중단 청소년이 사회적 편견 및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다양한 학습 또는 교육의 기회를 통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이 법안의 제정 취지에는 공감합니다.

 

○ 그러나 학업중단청소년 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규정한 이 법안 제11조와 관련 제12조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불필요할 뿐더러 정보인권 침해 우려가 있습니다.

 

– 정보인권이란, 이 법안에 거론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시책”(제11조 제3항), 즉 기술적이고 소극적인 조치를 넘어서는 개념으로서, 우리 헌법과 국제 인권규범이 인정해 온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의미합니다.

 

– 이 법안에 규정된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하여 학교기관으로 하여금 ‘학교생활기록부’의 모든 기재사항에 대하여 제공하도록 한 것은 목적에 비하여 지나치게 광범위합니다. 이 법안에서 말하는 「학교생활기록의 작성 및 관리에 관한 규칙」 제3조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사항은

 

1. 인적사항 : 학생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와 부모의 성명·생년월일 및 가족의 변동사항 등,

2. 학적사항 : 학생의 입학 전 학교명·졸업연월일, 재학중 학적변동이 있는 경우 그 일자 및 내용 등,

3. 출결상황 : 학생의 학년별 출결상황 등,

4. 자격증 및 인증취득상황 : 학생이 취득한 자격증의 명칭, 자격증 번호, 취득연월일, 자격증 발급기관명 및 인증의 종류·내용·인증기관 및 취득연월일 등,

5. 교과학습발달상황 : 학생의 재학중 이수교과 및 과목명, 평가결과, 학습활동의 발전 여부 등,

6.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 학교교육 이수중 학생의 행동특성과 학생의 학교교육이수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의견

 

등 매우 광범위합니다. 이렇게 많은 개인정보의 제공을 요구하는 것은 그 목적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개인정보만을 수집하도록 한 개인정보 보호 원칙(개인정보보호법 제3조)에 어긋날 뿐 아니라 개인정보에 대해 최소수집의 원칙을 천명해 온 국내외 정보인권 규범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 무엇보다 학교생활기록부는 본래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하여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초·중등교육법」 제25조). 이미 학업중단(자퇴나 퇴학)이 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 법안은 학교생활기록부를 명백히 목적 외로 이용하는 것으로서, 전세계적으로 인정된 개인정보의 목적구속의 원칙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 이처럼 학교생활기록부 상의 광범위한 정보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면서 항목, 기간, 삭제 등에 대한 아무런 제한 규정을 법률에 두지 않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요청에 따르도록” 하는 것은 중대한 정보인권 침해입니다. 또한, 구체적인 사항을 모두 시행령에 위임한 것은 포괄적 위임을 금지한 헌법의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 특히 아동의 전생애에 걸친 발달 상황을 기록한 생활기록부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인 바, 이에 대하여 아무런 심의나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포괄적으로 제공토록 한 것은 중대한 절차적인 결함입니다. 특히 부모에 관한 정보, 출결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은 정보주체의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개인정보에 해당합니다.

 

– 무엇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일단 정보시스템을 구축한 후에는 이 시스템 상의 개인정보를 수사 등 목적 외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폭넓게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입법자들은 정보시스템이 비록 법안의 선한 취지대로 구축 및 운영된다 하더라도, 영장 없이 수사기관에 광범위하게 제공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청소년에 대한 정보시스템의 구축에 대해서는 행정 편의보다 정보 인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 결론적으로 우리 단체들은 이 법안 제11조 및 관련 제12조에 대하여 반대하는 바입니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기회 제공을 위한 상담, 보호 등의 서비스는 어디까지나 정보 주체인 당사자와의 면담과 의사 확인을 거쳐 이루어져야 하며, 필요한 개인정보의 제공 또한 포괄적 제공이 아니라 정보주체의 동의에 따라 이루어져야 마땅할 것입니다.

 

2013년 6월 19일

 

※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광주비정규직센터,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인권운동센터, 광주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광주장애인부모연대, 광주전남추모연대, 광주진보연대 민주인권위원회, 광주NCC 인권위원회, 교육공동체 나다, 교육공동체 벗,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동성애자인권연대, 마을공부방 토끼똥, 복지공감+, 불교인권위원회, 실로암 사람들,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어린이청소년인권센터 물방울, 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교육 온다, 인권연구소 창,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교육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진보신당 연대회의 성정치위원회, 진보신당연대회의 청소년위원회, 징검다리 거점공간 ‘나도꽃’,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 천주교인권위원회, 청년유니온 청소년사업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희망의우리학교

대안교육연대[고양우리학교, 고양자유학교, 곡성평화학교, 공간민들레, 과천맑은샘학교, 광명YMCA볍씨학교, 광주도시속참사람학교, 구름산발도르프학교, 금산간디학교, 꽃피는학교(대전, 서울, 제천, 하남학사), 꿈꾸는아이들의학교, 꿈틀자유학교, 꿈틀학교, 느티울행복한학교, 늦봄문익환학교, 더불어가는배움터길, 동림자유학교, 두드림자유학교, 벼리학교, 불이학교, 사랑어린학교, 산돌학교, 산어린이학교, 산울어린이학교, 산청간디중학교, 삼각산재미난학교, 삼무곡학교, 샨티학교, 서울전인새싹학교, 선애학교, 성미산학교,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수지꿈학교, 실상사작은학교, 아름다운학교, 여명학교, 열음학교, 온배움터, 은평씨앗학교, 의왕온뜻학교, 제천간디학교, 중등무지개학교, 지혜학교, 참꽃작은학교,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춘천전인새싹학교, 초등무지개학교, 큰나무학교, 푸른숲발도르프학교, 하자작업장학교, 학교너머]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인권소식 ‘통’, 동성애자인권연대, 대구퀴어문화축제, 레주파, 망할 세상을 횡단하는 LGBTAIQ 완전변태,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연분홍치마, 언니네트워크, 이화 레즈비언 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 퀴어문화축제,통합진보당 성소수자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양대 LGBT 인권위원회(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개인활동가 쥬리, 칼로, 타리, 토리 등]

 

 

 

2013-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