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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접속료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아태지역 국가간 공조 필요”

By 2004/03/04 10월 29th, 2016 No Comments

집중분석

오병일

김문수 님은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국제 IT 표준전문가로 위촉되어 요금 및 상호접속관련 국제 표준 동향 파악과 표준화 활동을 하고 있다.

■ 각 국가의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간에 상호접속을 할 때, 접속요금체계와 현황은?
국제 인터넷 상호접속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사업자간의 계약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그 세부적인 사항이 조사, 보고된 것이 거의 없다. 그러나 통상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의 인터넷백본제공자(IBP)간의 정산은 일방정산방식이 일반적이고, 미국과 유럽간은 쌍방 정산이나 무정산의 피어링(peering) 방식이 일반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0년 후반 이후에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 미국간의 총 트래픽 양이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즉 미국 인터넷 이용자들이 아·태 지역 ISP에 접속하여 상당한 트래픽을 유발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중심의 일방적인 정산에서 트래픽에 따라 접속 비용을 배분하자는 주장이 아·태 국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즉, 미국 이용자들에 의한 아·태지역의 트래픽 유발을 고려하여, 회선 및 접속 비용을 쌍방간 부담하자는 입장이고 더 나아가 아태지역의 대형 IBP의 경우는 피어링 협정을 원하는 상황이다. 특히 일방정산 트랜싯(transit) 방식에 의한 회선 및 접속 비용의 부담으로 중국 및 호주 등의 소규모 ISP들이 도산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접속료 부담의 불평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들의 대응은?
국제 인터넷 접속 비용 분담에 대한 국가 차원에서 공식적인 문제로 제기되어 다루기 시작한 것은 199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터넷 서비스 접속료 체계(ICAIS)’라는 주제로 시작되었으며, 아태 지역의 정보 시설에의 원활한 접속과 개발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국제 정산에 있어서 비용에 근거한 규제가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또한 2000년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된 APEC 회의에서 비용을 발생시키는 트래픽 측정도구가 가용하고 객관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면, 비용은 트래픽 실 수혜자에 기반하여 분담할 것을 천명하였다. 이후 APEC은 한국의ETRI에 인터넷 트래픽 측정 기법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토록 하였으며, 실험용 시스템이 개발되어 2003년 9월부터 중국의 ISP를 대상으로 트래픽 계측 실험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향후에는 호주, 싱가폴, 태국, 대만 등에 확대 적용 할 예정이다.

■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국제 인터넷 접속시장이 경쟁적 시장으로 보인다고 할지라도 소규모 ISP들의 대형 IBP 선택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이에 의한 협상력이 거의 전무하다. 따라서 국가간의 인터넷 상호접속문제는 단순한 경제지표분석을 통한 시장논리적 접근의 한계를 조사 분석하고, 또한 중국, 호주 등의 아태 지역 국가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관련 국제 기관 OECD, WTO 그리고 ITU 등의 국제 인터넷 접속 관련 회의에 참석하여, 아태 지역을 대변하는 외교적 활동 역시 요구된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미국 등이 주장하는 인터넷 트래픽 계측의 제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투자(이미 정통부가 ETRI에 기술개발을 의뢰한 상태이다)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한 트래픽 계측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또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2004-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