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2012년 5월 (통권 32호)

지난해 이맘때 쯤 <감시사회 대강연회>
가 진행되었던 기억, 하고들 계시죠?
전자주민증으로 가는 어두운 기운이 흐르던 2011년, 진보넷과 더불어 (재)인권재단 사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함께하는시민행동이 <감시사회
강연회>를 기획하고 진행했어요.
부리부리한 눈으로 강연회를 찾아주셨던 분들이 계셨지만, 더 많은 분들과 강연을 나누기 위하여 책으로 펴내게 되었습니다.
현재 알라딘에서 북펀딩이 진행중이에요. 그런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벌써 목표액의 절반을 넘겼다고 하는군요^^ 반가와야 마땅하겠지만, 그만큼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감시의 시선을 느낀다는 마음 역시 전해져 씁슬합니다. 책 출간은 북펀딩 종료후 바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6월 24일까지 북펀딩에 참여해 주시고
책 출간 사실도 널리 알려주세요~

첫 소송에서 졌습니다. 5월 4일 서울행정법원은 네이트 등에서 주민번호가 유출된 피해자들이 주민번호를 바꾸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각하했습니다. 주민번호 제도가 행정사무처리에 효율적일 뿐 아니라, 주민들에게 매우 유용하고, 주민번호를 변경해주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인터넷에서 아이핀이 주민번호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도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판사님,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랍니까?
박정희 정권이 국민마다 번호를 부여한 후부터 지금까지 공공과 민간 여기저기서 그 번호로 국민을 관리해 왔습니다. 그러다 인터넷을 통해 전국민 번호가 다 유출되니까 정부는 대책이랍시고 아이핀을 쓰고 전자주민증을 쓰잡니다. 갈수록 태산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가 없어요. 계속 싸워야 하지 않겠어요? 일단 항소하고 헌법재판을 제기해볼 생각입니다.
소송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변론은 진보넷 운영위원 김기중 변호사님이 무료로 맡아 주셨지만 서류비가 1인당 86,960원(1심)과 135,171원(2심)씩 들었어요. 소송인들이 일부를 직접 부담하고, 고려대 리걸클리닉과 소셜펀치 후원을 받았지만 앞으로 갈 길을 생각하면 좀 부족합니다.
소송 비용 때문에 소송인이 80여 명에서 20여 명으로 줄었어요.
끝까지 싸우겠다는 분들에게 힘주실 분은! 우리은행(오병일) 1002-730-721168

서울인권영화제가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청계광장에서 개최되었는데요. 영화제가 진행되는 4일동안 진보넷도 천주교인권위, 함께하는시민행동, 진보신당 창당준비위와 함께 ‘주민번호 없는 세상’ 부스를 만들고 시민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주민번호 변경과 민간사용 금지, 인터넷 실명제 폐지 주장에 대해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찬반 의견을 스티커로 붙이도록 하였어요. 주민번호 꼭 손봐야 한다고 응원해주시는 시민들이 많았답니다!
참여하신 분들께는 예쁜 버튼(오른쪽 그림)과 종이 부채도 나누어 드렸는데 특히 버튼이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었어요~
‘주민번호 없는 세상’ 버튼과 종이부채가 필요하시거나 주변에 나누어 주실 분들은 연락주세요(della 골뱅이 jinbo.net).

지난 5월 3일, 망중립성 이용자포럼이 발족했습니다. 이날 1차 포럼 “모바일인터넷전화 차단과 비용부담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도 개최했는데요, 통신사에서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매우 활발한 토론이 전개되었습니다. 망중립성 이용자포럼 홈페이지에 동영상과 정리글을 올려놓았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망중립성 논쟁이 이제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개념이나 쟁점을 쉽게 알 수 있는 글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용자포럼이 이번에 대중 강좌를 마련했어요. <혁신의 망, 자유의 망, 평등의 망>이라는 제목으로 5월 22일(화)부터 매주 화요일, 3주 동안 4개의 강좌와 영화 <브라질>의 상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와 슬로우 뉴스를 통해 강좌 후기, 강의 자료와 동영상, 카툰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많이 참여하고 공유해주세요~

http://victory77.jinbo.net/
끝이란 게 과연 있을까요? 강제 진압을 우수 진압 사례로 꼽았던 경찰, 22번째 죽음 후 설치된 분향소의 강제침탈…
진보넷은 타임라인이라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데요. 투쟁의 연대기나 기억해야 할 장면을 뽑아서 시간순으로 재구성하는 서비스에요. 대중적으로도, 컨텐츠적으로도 의미 있는 걸 만들고 싶어서, 첫 사업으로 쌍차 타임라인과 홈페이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끝이 없지만 끝을 내야 한다는 절박한 연대사업이면서, 운동하는 홈페이지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실험해 본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시간순으로 자세히 살펴본 쌍용차 사건 일지와 더불어, 상하이자본과 마힌드라자본 비교 자료와 새소식 게시판으로 홈페이지의 골격을 잡았습니다. 쌍차 투쟁의 7순간을 꼽아서 방문자가 사건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운 회계조작과 파업유도 개념을 인포그래픽으로 보다 쉽게 설명하려고 시도했습니다. 방문자들이 연대 활동 사진과 영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트위터에서 #쌍차 해쉬태그가 달린 글을 자동으로 수집하도록 했어요. 많은 이들이 각자 선 자리에서 연대 활동을 할 수 있는 액션 꺼리도 제공하려고 해요.
지금은 2차 개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투쟁하는 홈페이지계에 새로운 전형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다들 건강하신지요? 이런 의례적인 인사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제가 몹시 아팠거든요 ^^; 저는 전교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5월은 전교조에게는 가장 바쁜 달 중 하나입니다. 5월 28일이 전교조의 생일이라 전국교사대회가 열리는 달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에서 모이는 선생님들을 맞아 올해도 서울에서 큰 생일 잔치를 치뤘습니다.
그런데 그거 알고 계셨나요? 전교조의 누리집을 진보넷에서 만들었다는 것을요? 벌써 햇수로 꽤 되었네요. 2005년에 진보넷에서 만들어 주신 누리집을 야금야금 고쳐가면서 생활하다가 올해 디자인을 새롭게 싸~악 바꾸었답니다.
이제 다가오는 6월은 국산도 미제도 아닌 일제(?)고사가 있는 달입니다. 성적이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처럼 이 일제고사는 교사들도 괴롭히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수업이 아닌 문제 풀이 수업만을 강요하기 때문이지요.
어서 이런 줄세우기 교육이 아닌 함께 나누고 즐기는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달라진 학교를 진보넷에서 만들어준 홈페이지를 통해 자랑하고 싶네요.

“표현의 자유를 국가가 규제할 때 우리가 정말 분노하는 이유는 국가가 우리의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문장이 인터넷 실명제의 핵심을 찌른다고 생각한다. 정보인권 활동가로서 박경신 교수의 칼럼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그가 우리가 다투고 있는 법적 쟁점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표현의 자유 억압 때문에 비참함을 느낀 이들은 방송국 PD로부터 공무원, 교사는 물론 평범한 네티즌들까지 수많은 이들을 아우른다. 지금도 여의도에서는 언론인들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박경신은 늘 그러한 논쟁의 한 가운데 있었다.
그는 현재 자신의 블로그 때문에 음란죄로 기소된 상태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어떤 게시물의 음란성 여부를 비평했다는 이유에서이다. 말과 글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갇혔던 이 가혹한 시대에 표현의 자유에 대해 누구보다 강력한 옹호자였던 그는, 그 자신의 말대로, 기소되기에 ‘충분히 자격이 있다’.

편집자주: 전세계 IT업계에서는 지적재산권 전쟁이 치열합니다. 한국에서도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이 널리 알려져 있죠. 통 무슨 얘기가 오고가는 건지 모르겠다, 어차피 공룡 기업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 문제 아니냐고 묻는 분도 있을 겁니다. 맞는 말씀입니다만, 그냥 보아넘길 일만은 아닙니다. 이런 지적재산권 전쟁이 우리가 앞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을 바꾸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미국 정보인권단체 EFF가 오라클과 구글 사이의 소송이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글을 소개합니다.

*번역 오류는 antiropy 골뱅이 jinbo.net 으로 알려주세요.

구글이 자신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자바 API를 사용한 것을 둘러싸고 벌어진 오라클과 구글 사이의 법적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 래리(역주: 구글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오라클 설립자이자 CEO인 래리 엘리슨)의 증언과 같이 피해가 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나 오라클의 승소 판결이 우리 모두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는 갖가지 추측이 나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오늘 우리는 이 모든 것이 어디로 향할지에 대해 약간 맛볼 수 있었다 : 배심원은 API가 저작권 적용을 받는다면 구글은 오라클 저작권의 최소한 일부라도 침해한 것이라는 평결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러나 중요한 미해결 질문이 남아있다. 저작권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지(판사는 단독으로 이를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구글이 그 API들을 합법적인 공정이용으로 이용했는지(우리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진정 문제는 무엇인가? 재판의 첫번째 단계는 오라클이 자바 API에 대해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였고, 만일 그렇다면, 구글이 저작권을 침해했는가이다. (2010년에 오라클은 자바를 개발한 썬 마이크로시스템을 매입했다.) 그것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구현했을 때, 구글은 자신의 자바 버젼을 작성했다. 그러나 개발자로 하여금 안드로이드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기 위해서, 구글은 자바 API에 의존했다. (비개발자를 위해 보충하자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프로그램들이 상호 정보전다을 위한 지침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온라인으로 어떤 글을 읽고 그 글을 트위터로 공유하기 위해 아이콘을 클릭할 때, 당신은 그 사이트의 개발자가 트위터로부터 직접 가져온 트위터 API를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 API에 저작권을 부여하는 것은 상호운용성에, 그리고 결과적으로 혁신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PI는 모든 종류의 프로그램 개발에 흔하게 이용되며 기본적인 것이다.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자신의 소프트웨어가 다른 소프트웨어와 함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API를 사용한다고 말해도 될 정도이다. 예를 들어, 파이어폭스와 같은 응용프로그램 개발자는 자신의 응용프로그램이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운영체제에 네트워크 연결 설정이나 파일 열기, 화면에 창 띄우기 같은 것을 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으로 API를 이용한다. 한 당사자에게 API에 대한 통제권 주장을 허용하는 것은 누가 호환성있고 상호운용가능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가 매일 의존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발상이다. 분명히 말하자면, 플랫폼의 개발자는 그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부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제할 수 있어서는 안된다.

자유/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삼바(samba)를 예로 들어보자. 수백만 단체들이 공유폴더와 네트워크 드라이브 작동을 위해 삼바를 이용한다. 삼바가 상호 운용을 위해 자신의 SMB 프로토콜과 API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한다면, 삼바는 천문학적 손해배상에 처하거나 혹은 API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라는 금지명령을 받게될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며, 이용자들은 어찌할 바 모르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독점적 API를 사용하는 AOL 인스턴트 메시지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보자. AOL은 사람들이 AOL 이용자와 대화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인스턴트 메시지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은 성공적으로 이용자 단에서 자신들의 API를 구현하였다. 만일 저작권이 AOL로 하여금 자신의 경쟁자에 의한 상호운용성을 차단할 수 있는 무기를 주었다면, 사람들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었을 것이다.

실제적인 결과를 차치하고라도, API에 저작권을 부여하지 말아야 하는 지극히 정당한 법적 근거가 있다 : 그것들은 순전히 기능적이라는 것이다. 법은 이미 단지 창조를 위한 매개인 프로그램 언어에 저작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대신, 그 언어를 가지고 창조적으로 작성한 어떤 것에는 저작권이 부여될 수 있다.) 실제로, 유럽 사법재판소는 지난 주에 바로 그러한 결론을 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썬 마이크로시스템이 독립적인 회사였을 때, 그 회사의 한 변호사가 상호운용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법률 의견서를 쓴 바 있다.)

성급하게 기능적인 API에 저작권 보호를 부여하는 것은 회사들로 하여금 개발자와 이용자가 매일 의존하는 중요한 상호운용성 기능을 방해하도록 할 위험이 있다. 판사가 이에 동의하기를 바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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