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의 미래 : 디지털 시대, 지적재산권의 운명 The Future of ideas : The fate of the commons in a connected world 로렌스 레식 저 | 이원기 역, 윤종수 감수 | 민음사 |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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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쓰여진 책이 2012년에서야 번역이 되어 나왔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선스(CCL)의 창립자이기도 한, 미국의 저명한 법학자 로렌스 레식의 <아이디어의 미래>. 그러나 이 책은 2012년의 한국에서 오히려 반드시 읽어야만 할 책인 것 같다. 블로그에 배경음악을 깔아놓는다든지, 신문기사를 펌질 한다든지, 심지어 노래방에서 부른 노래를 내 미니홈피에 올려놓는 행위까지 저작권을 의식해서 주저할 수밖에 없는 현실, 갈수록 인터넷 이용의 자유가 사라져가는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갈수록 공고해지는 듯하다. 이는 굿다운로드 캠페인과 같은 선전의 효과이기도 하고, 갈수록 강화되는 저작권 규제의 위협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은 저작권 삼진아웃제나 필터링 의무화와 같은 전 세계에 유례없는 강력한 저작권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러나 이 책은 공유재의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디지털 환경에서 과연 강력한 저작권 규제가 ‘창조와 혁신’ 혹은 ‘문화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미쳤어’ 노래를 따라부른 딸 아이의 동영상을 올려놓은 것까지 저작권으로 규제하는, 일상적인 문화적 표현과 소통까지 규제하는 환경에서 과연 창의성의 발현이나 문화적 다양성이 가능한 얘길까? 우리는 소수 거대 문화기업의 문화상품을 소비해주는 착한 소비자가 되기를 강요당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저작권, 문화, 혁신과 창조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이제 20세기의 저작권은 근본적으로 개혁이 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저작권 보호에 뭔가 찜찜함을 느끼는 당신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
by antiropy |
201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