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선관위는 소셜댓글에 대한 실명제 적용을 철회하라!
– 선관위는 선거시기에 국민의 표현을 위축시키는 인터넷실명제 적용을 철회하고 인터넷 실명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3월 21일자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터넷 언론사가 시행하고 있는 SNS연동 댓글 달기에 대한 인터넷 실명제적용안내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선관위는 SNS계정은 실명인증절차 없이 개설된 것이므로 공직선거법상의 실명인증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인터넷 언론사들은 실명 인증 조치 기술을 29일부터 4월 10일까지 적용해야 하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어야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4월 11일 총선을 앞두고 언론사의 소셜댓글 서비스를 폐지하라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 해 12월 헌법재판소는 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대해 "인터넷 선거운동이 상시 허용되는 경우 선거운동기간 중에만 실명확인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그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한정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인터넷 매체를 통한 선거운동을 허용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지난 해 3월 소셜 댓글에 대해 인터넷 실명제 적용을 유보하였고 12월에는 본인확인제 의무 조항에 대해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인터넷실명제를 이유로 사실상 소셜댓글 금지를 발표한 선관위 역시 지난 1월 선거법 개정을 논의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인터넷 실명제 폐지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선관위가 인터넷 실명제를 핑계로 인터넷 언론사의 소셜댓글 금지 결정을 한 것은 모순적이며 이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선관위는 선거시기의 인터넷실명제 때문에 언론사의 소셜댓글에도 실명제를 적용한다고 밝혔지만 이미 지난 선거에서는 소셜댓글에 대해서 인터넷실명제가 적용되지 않았고, 인터넷 실명제 폐지의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가는 상황에서 굳이 소셜댓글에 인터넷 실명제를 적용해야하는지 의문이다.
한국의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서 국제사회도 비판하고 있다. 2011년 6월 제17차 인권이사회에서 한국보고서를 발표한 프랭크 라뤼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인터넷 실명제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표현의 자유에 영향을 미치고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위축시킬 것을 우려하면서 인터넷 실명제 관련 법률을 개선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하였다
실명을 인증해야만 선거시기에 정당 후보자를 지지 반대하는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의사소통의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소셜댓글도 그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인터넷실명제는 다양한 미디어환경에서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구시대적 정책이다. 더군다나 선관위의 소셜댓글 금지 방침은 언론사가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매개체를 차단시키는 것이다.
인터넷 실명제는 국민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때마다 국가가 실명인증을 강제하여 표현의 위축시키고 익명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책으로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선관위는 선거시기에 국민의 입을 막는 언론사의 소셜댓글 금지 방침을 철회하여야 할 것이다.
2012년 3월 27일
진보네트워크센터
201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