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임 위 원 회
결 정
제 목 스마트스쿨 구축을 위한 지문인식시스템 설치에 대한 의견표명
주 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게, 스마트스쿨 구축을 위한 지문인식시스템 설치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으므로 설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한다.
이 유
Ⅰ. 의견표명 배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건설청’이라 한다)은, 학생들의 출석확인을 위한 지문인식시스템 도입이 인권침해인지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에 의견회신을 요청하였다. 이에 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학생들의 출석확인을 위한 지문인식시스템 도입이 헌법과 국제인권 기준이 보장하고 있는 사생활 침해 등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헌법」 제10조, 제17조 및 제37조,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이하 ‘아동권리협약’이라 한다) 제3조 및 제16조
Ⅲ. 판단
1. 법률유보 원칙 및 과잉금지 원칙 위반 여부
지문 등 생체정보는 신체 그 자체로부터 획득된다는 점에서 일반 개인정보와 달리 개인의 고유성이 매우 강한 바이오 정보로서,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프라이버시권)와 헌법재판소 판결(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99헌마513)을 통해 확인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중요한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건설청이 스마트스쿨 구축사업 과정에서 도입하고자 하는 지문인식시스템은 프라이버시권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에 일정한 제약을 가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국가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률에 의해 제한하여야 한다는 ‘법률유보의 원칙’과, 그러한 제한 조치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등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서는 아니되므로, 그 기준에 따라 검토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법률유보의 원칙과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현재 「주민등록법」, 「출입국 관리법」,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군에서의 형의 집행 및 군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여권법」 만이 법률에 의하여 지문의 채취를 허용하고 있는바, 건설청이 스마트스쿨 구축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지문을 채취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건설청이 학생들의 지문 채취와 관련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고 스마트스쿨 구축을 위해 지문인식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하는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근거한 법률유보의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다.
나. 과잉금지의 원칙과 관련하여
건설청은 지문인식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이유로, 신속한 출결처리 및 대리출석 방지를 통한 학사행정의 편리성과 효율성 제고, 학생의 출결상황을 학부모에게 자동 전송함으로써 학생지도의 효율성 및 안전성 제고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전국 평균 수업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초․중․고 평균 19.2명이고 학급당 학생 수가 31.1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지문인식시스템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호출식 출결에 비하여 보다 많은 수업시간을 확보한다고 보기 어렵고, 수업방식도 대단위 이동식 방식이 아니어서 지문인식시스템 도입이 대리출석 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갖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전국의 상당수 학교에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칩을 이용한 전자출결시스템을 통하여 학생들의 출결상황 및 귀가시간을 실시간으로 학부모들에게 전송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으므로, 이러한 지문인식시스템 도입의 기대효과는 스마트스쿨 구축사업에서 추진하고 있는 RFID칩을 활용한 전자학생증을 통하여 출결처리하는 방법을 채택한다 하더라도 거의 동일할 것이라 예상되며, 전자학생증을 미소지 또는 분실하는 경우에도 학생 아이디와 비밀번호 확인 등을 통하여 출결처리가 가능하고 교사의 육안 확인에 의한 직접 입력 방식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할 것이므로, 지문인식시스템의 도입 목적이나 그 수단의 측면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정도의 정당성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다음으로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에 대해 살펴보면, 지문이나 홍채와 같은 생체정보에 의한 신원 확인은 카드나 종이로 된 기존의 신원 확인 방식에 비해 위조가 어렵고 유일성, 불변성, 보편성을 가지고 있어 유일식별자로서 기능하여 정부와 기업 등에서 선호하고 있지만, 이러한 생체정보는 각 개인의 신체에 각인되어 특별한 신체적 변화가 없는 한 평생토록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개인정보 중에서도 가장 민감함 개인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문과 같은 생체정보가 기존에 구축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와 결합할 경우 자신에 관한 모든 개인정보가 생체정보를 중심으로 통합될 가능성도 존재하며,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때 당사자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스마트스쿨 지문인식시스템의 출결사항은 향후 학사관리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 이하 ‘NEIS’라 한다)의 데이터와 연동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그럴 경우 학생들의 지문정보 데이터의 관리주체가 교육청인지, 학교인지, 외부 용역업체인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제29조에 의거한 개인정보에 대한 기술적․관리적 책임 문제가 명확하지 않게 될 소지가 있다. 또한 건설청이 지문인식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세종시 첫마을학교 6개교의 경우 해당 교육청에서 엄격한 관리를 한다고 할지라도, 현재 NEIS 입력 정보 중에는 지문정보가 없는바 이들 6개교에 대해서만 지문정보를 추가 입력하도록 하는 것도 타 학교와의 형평성에 있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2011년 7월 핵심기능인 성적처리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하여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바 있는 NEIS를 지문인식시스템과 연동함에 있어서도 오류 발생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국 등록된 지문 정보가 코드화되어 이진수로 저장된다 하더라도 그 이진수 코드값에 의한 특징정보 자체가 하나의 개인 식별정보에 해당하고, 시스템 오류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며, 기술의 발전 추세를 감안할 때 원 데이터의 복원이나 당사자 역추적 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스마트스쿨 구축을 위한 지문인식시스템의 도입은, 그 적용 대상이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는 점, 신속한 출결처리를 통한 학사행정의 효율성 제고 등의 도입 목적이 기본권 제한을 감수할 만큼 중대하지 않다는 점, 지문인식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자학생증 또는 교사의 육안확인 등에 의한 출결처리 대체수단이 있다는 점, 개인정보 유출 및 오․남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문정보를 출결처리의 목적을 위해 도입하려는 공익이 개인의 프라이버시권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제한에 비하여 크다고 할 수 없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다.
2. 아동권리협약 위반 여부
우리나라는 1991년에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하였으며, 동 협약 제3조는 아동에 관한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최선의 이익에 대한 최우선적 고려 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며, 동 협약 제16조는 어떠한 아동도 사생활, 가족, 가정 또는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이거나 위법적인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아동의 프라이버시권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건설청이 추진하는 스마트스쿨 지문인식시스템의 도입은 아동의 최선의 이익에 대한 최우선적 고려와 아동의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견을 표명한다.
2011. 10. 27.
위 원 장 현 병 철
위 원 장 향 숙
위 원 김 영 혜 <불참>
위 원 홍 진 표
위 정본입니다.
2011. 12. 2.
국 가 인 권 위 원 회
의사담당 임 경 숙 (인)
201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