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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단체연합, “혈액형 기입을 빌미로 도입하려는 전자주민증에 반대한다”

By 2011/03/08 10월 25th, 2016 No Comments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수     신

각 언론사 사회부, 행안부, 보건복지부, 미디어 담당 기자

발     신

보건의료단체연합 (인의협 정형준 정책국장 / 011-286-0173)

제     목

[성명] 혈액형 기입을 빌미로 도입하려는 전자주민증에 반대한다. 

날     짜

2011. 3. 8(화) 총 3

 

 

성 명


  혈액형 기입을 빌미로 도입하려는 전자주민증에 반대한다.

  – 전자주민증의 혈액형기입은 불필요하고 위험한 행위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정부가 입법발의한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상정하려하고 있다. 이 개정안 내용 중 하나는 주민등록증에 IC칩을 내장하고, 주민등록번호 등을 전자적으로 수록하는 전자주민증으로 변경하여,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일제 경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특히 응급의료상황시 필요하다는 이유로 혈액형 정보를 넣는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행위이며 나아가 위험천만한 행위로, 혈액형 정보를 넣는다는 점으로 국민들을 호도하여 ‘전자주민증’의 본질을 희석하려는 행위로 결코 좌시할 수 없다. 특히 전자주민증을 추진하는 행안부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논외로 하더라도, 야당인 민주당까지도 전자주민증 추진에 대해 ‘전자주민증 문제는 행정안전부와 시민단체가 합의할 일’이라는 식의 방관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다. 


  첫째 이미 여러차례 밝혔듯이 전자주민증에 기입된 혈액형정보는 실제 수혈에서는 사실상 사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험하다. 잘못된 수혈은 생명을 좌우하게 되기 때문에 응급수혈이라 하더라도 혈액형 검사는 수혈전 다시 이루어진다. 알려진 혈액형만 믿고 수혈을 하는 의사는 없다. 오히려 전자주민증에 기재된 혈액형만 믿고 수혈을 하게 될 경우 그 위험성이 오히려 크다.

   무엇보다 혈액형은 ABO / Rh 이외에도 여러가지 변이형이 존재하며, 개인적으로 특정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ABO / Rh 형이 적합할지라도 수혈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 목적으로 수혈을 할 때는 ABO / Rh 혈액형 검사는 기본이며, 이외에도 교환검사 (cross match test) 와 항체 선별 검사 등의 여러 가지 검사를 수행하여, 적합한 혈액만을 선별하여 수혈하고 있다. 따라서 알려진 혈액형을 개인이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정보화한다고 하여 응급상황이나, 의료현장에서 유용한 점은 거의 없고 오히려 알려진 혈액형만을 근거로 수혈을 하면 더 위험하다.

  이런 의학적 배경이 있음에도 혈액형을 정보로 집어넣겠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전자주민증’이 유용하다는 점을 응급의료상황의 필요성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국민들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둘째 ‘전자주민증’은 인권침해 논란과 비용효율성문제등으로 1996년부터 수차례 논의되었으나, 폐기되었던 정책이다. 우리는 이런 정책이 매번 되풀이 되면서 논의되는 상황에 매우 실망스럽다. 지난 수차례 논의에서 보여졌듯이, ‘전자주민증’에는 총 8천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런데 전자주민증 도입의 이득으로 거론되고 있는 위변조 방지, 개인정보 보호, 인식 오류 감축 등은 실제로 평가되지 않았다. 정부 집계상 1년에 500건 남짓한 주민등록증 위변조 방지를 위해 과연 이 정도 규모의 국가 예산과 민간 비용을 낭비해야 할 이유는 없다. 결국 카드 및 리더기 제조사 등 전자기기업체에 대한 이권사업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는 것이 ‘전자주민증’이다. 우리는 기업의 배를 불리는 이 같은 쓸모없는 사업에 투자할 예산을 국민건강을 위한 사업에 배정하길 원한다.


  셋째 ‘전자주민증’은 개인정보를 IC칩에 내장하여 수록하도록 하고 있는데, 개인정보를 전자칩에 내장하는 것은 발급부터 이용까지 다양한 수준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용카드처럼 리더기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며, 개인의 각종정보를 추후 기록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2006년 도입을 논의하다 폐기된 통합신분증 형태의 전자주민카드 도입의 전초단계일 수 있다. 행안부는 현재의 주민증처럼 눈에 보이는 주민번호등이 칩으로 내장되어 보안상 유리하다고 하지만, 이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주민번호의 활용이 필요한 각종 관공서, 은행, 컴퓨터 가입등등에서 전자칩속의 주민번호를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전자장비를 이용한 불필요한 정보인지와 확인절차가 추가적으로 도입된다.


  넷째 주민번호는 구태의연한 정책으로 필요에 의한 사회보장번호등으로 변화하는 것이 맞는 상황이다. 생년월일과 같은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번호에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성별과 출신지역도 일부 확인이 가능하다. 인터넷 실명제등 논란에서도 회원가입에 사용되는 특정인을 인지하는 도구로 그간 사용되면서 수많은 인권침해 문제점이 들어난 바 있다. 여기에 지문날인은 외국에서는 예비범죄자에게나 적용하는 정보로 현재 주민번호 제도의 문제점이며,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맞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정보를 전자칩에 기록하려는 행위는 주민번호와 지문날인 같은 구태의연한 악습을 확정하여 확대하려는 것으로 폐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알 수 없고, 위험천만한 전자주민증 도입 법안을 폐기하여야 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반하는 전자주민증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우리는 민주당도 전자주민증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한다는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끝)


2011.3.8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실현을위한약사회, 건강권실현을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2011-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