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 액트온

코드 : power

By 2011/02/01 10월 25th, 2016 No Comments
laron

2010년, 수천 수만의 문장들, 혼자서 둘이서 여럿이서 여는 집회, 많은 이야기와 손짓과 웃음과 탄식들이 오갔습니다. 인터넷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새로운 소통의 양식으로 삼아 많은 실험이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열풍을 빼 놓을 수 없겠죠. 한편으로는 3월 26일 천안함 침몰사태부터 11월 23일 연평도 해안 포격 사태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긴장이 우리 눈 앞에 가시화된 형태로 드러난 섬뜩한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11월에도 사람들은 평화를, 노동자의 권리를, 학생의 인권을 이야기 하며 서로 만나고 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연평도 해안 포격이 그 모든 이야기들을, 연대의 소식들을 앗아갔습니다. 물리적인 힘과 그에 비롯한 전쟁의 긴장은 그 무엇에도 비할 바 없이 우리의 덮쳐왔습니다. 노동자들은 절망속에 계속 분신했고 전기도 물도 끊긴 수많은 철거투쟁장, 공장들은 오늘도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힘을 가진 이들의 직접적인 행사는 우리에게 무기력함을 안겨줍니다. 이는 오직 군사적 행동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을 지원하는 활동가를 폭행한 정규직, “한 대에 100만원”이라 하며 계획적으로 50대 노동자를 알루미늄 배트로 폭행한 기업체 사장,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인 물과 전기를 끊어버리는 기업체와 관공서 등 힘을 지녔다는 이들의 폭력과 오만 앞에 우리는 절규합니다.

권력과 힘은 둘 다 영어로는 power, 독어로는 Macht 입니다. 수 많은 국가가 힘과 권력을 분리하고 그것의 운영주체를 따로이 두는 것은 그 둘이 하나이던 시기로 야만의 시기로 되돌아가지 않고자 하는 투쟁과 지혜의 산물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사회는 야만과 폭력이 횡횡하는 시기로 되돌아가려 합니다.

                                laron : @picotera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저는 정보운동 ActOn의 편집장에서 물러납니다.

2011-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