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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국가 도메인을 사용하거나 새로운 국가도메인 생성도 가능{/}통일 이후, 한국의 국가 도메인은

By 2004/01/12 10월 29th, 2016 No Comments

집중분석

오병일

현재 북한의 국가 도메인은 .kp이고, 남한은 .kr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통일되었을 때의 국가 도메인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통일 후 ‘.ko’나 ‘.ka’등의 새로운 국가도메인도 제시돼

향후 통일한국의 도메인으로 무엇을 사용할 것인지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kr과 .kp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남한과 북한 모두 자존심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통일한국’이라는 상징성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는 .kr을 사용하는 것이다. 경제 규모나 인터넷 사용 현황 등을 고려했을 때, .kr로 흡수통일 하자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kr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의 상표 가치 역시 고려한 것이다. 독일의 경우도 서독의 국가 도메인이 통일 독일의 국가 도메인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북한의 자존심을 매우 손상시킬 수 있으며, 북한이 받아들이기 힘든 방안일 수 있다. 반면 .kp를 통일한국의 국가 도메인으로 사용하는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셋째는 .ko 혹은 .ka 등 새로운 통일 도메인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남한과 북한 모두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통일한국이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부합하는 방안이다. 다만, 새로운 통일 도메인이 생성되면 기존에 쓰이던 .kr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감소하리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 ‘.ps’ 국가 도메인 새로 위임받아

만일 통일 도메인을 새로 생성한다면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우선 국가 도메인이 ISO 3166-1 표준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제표준화기구(ISO)에 ISO 3166-1 문서에 새로운 국가 코드명이 등록되도록 요청을 해야 한다. 그 다음은 IANA에 국가 도메인 위임 신청을 하고, 신청자가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입증하면 된다. 별 문제가 없다면, IANA가 국가 도메인 위임 결정을 하게 된다.
이미 새로운 국가 도메인이 만들어진 사례가 있다. 팔레스타인의 국가 도메인인 .ps 이다. 1997년 IANA는 .ps 위임을 거절했는데, 이는 ISO 3166-1 에 .ps가 등록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1999년 9월에 ISO 3166-1 목록에 ps가 생성되고, 10월 IANA에 .ps 위임신청을 하였으며, 2000년 3월 IANA는 팔레스타인 정부가 지정한 ‘정부컴퓨터센터’에 .ps를 위임하였다.

KRNIC은 새로운 국가 도메인 생성을 고려 중

9월 15일 토론회에서 ‘통일한국 국가코드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맡았던 산업자원부 정광화 사무관은 .kr을 사용하는 두 번째 방안을 바람직한 것으로 제시하였다. (정보통신부가 아닌 산업자원부에서 발제를 맡은 이유는 ISO를 담당하고 있는 부처가 산업자원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기존의 경제적 상황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KRNIC이나 다른 참석자들은 새로운 국가 도메인의 생성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몇 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검토하고, 향후 필요한 대응을 미리 준비할 수 있을 뿐, 본격적으로 이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한반도 통일에 대한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할 것 같다.

2003-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