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소식지

[연재] 우리는 인터넷에서 자유를 발견했다{/}망중립성 침해의 문제점

By 2019/08/16 8월 20th, 2019 No Comments

안테나 사진

편집자주 : 한때 인터넷에서는 무한하게 자유로울 것이라 기대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유는 저절로 오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이용자를 비롯한 시민들은 국가, 기업 등 권력자를 상대로 싸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싸움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합니다. 디지털 환경이 고도화할수록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권을 누리기가 어려워졌다는 사실은 매우 역설적입니다. 인터넷 도입 전후로부터 시작된 디지털 검열과 감시의 역사, 그리고 시민의 저항 속에 변화해온 제도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하였습니다. 제보와 잘못된 정보는 이메일 della 골뱅이 jinbo.net 로 알려 주십시오.

2-1. 망중립성 침해의 문제점

통신사들이 특정한 트래픽을 차단하거나 차별하는 행위, 즉 망중립성 위반 행위는 공정 경쟁의 문제를 야기한다. 즉, 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자신의 경쟁 사업자를 차별,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의 한 토론회에서 통신사들은 ‘mVoIP 차단은 기술적인 트래픽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음성통화 수입의 감소에 따라 망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경쟁 업체의 애플리케이션을 차단하는 ‘반 경쟁행위’를 하고 있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비단 자신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더라도 특정한 유형의 트래픽을 차단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서비스와 콘텐츠의 자유로운 발전이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게 된다. 예를 들어, 통신사가 자신에게 추가 비용을 납부한 특정 동영상 플랫폼을 우선적으로 전송해준다면, 동영상 플랫폼의 서비스 질이 아니라 재정 여력에 따라 불공정한 경쟁이 발생하게 된다. 혹은 통신사가 특정 유형의 트래픽(예를 들어, P2P 트래픽)을 차단한다면, 해당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의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통신사에 의해 차단될 우려가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누가 개발하려고 하겠는가. 망중립성 옹호자들은 트래픽 차별이 허용된다면, 인터넷은 빠른 길과 느린 길로 이원화될 것이고, 이는 인터넷의 자유와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용자의 인권 관점에서도 망중립성은 중요하다. 영리적 목적이든, 비영리적 목적이든, 인터넷에 연결된 이용자는 자신이 개발한 서비스나 콘텐츠를 다른 이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자신이 원하는 기기를 통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통신사가 자의적으로 트래픽을 통제하는 것은 이용자의 정보접근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 혹은 정부의 압력으로 또는 정부에 협조하여 정치적 목적의 검열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망중립성은 이용자의 프라이버시와도 연결된다. 통신사들이 트래픽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우선 트래픽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용자들이 mVoIP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P2P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야 선별적인 차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망중립성 논란이 일고 있는 배경에는 이와 같이 트래픽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 즉 심층패킷분석(DPI) 기술의 발전이 존재한다. 그러나 통신사들이 트래픽을 들여다보고 그 내용을 분석하는 것은 이용자 통신 비밀 침해 문제를 야기한다. 네덜란드에서 망중립성 법안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통신사들이 트래픽 분석을 통해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것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

궁극적으로 망중립성은 우리가 미래에 어떤 인터넷을 원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통신사와 같은 망소유자가 통제하는, 중앙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통제된 인터넷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개방되고 자유로운 인터넷을 만들 것인가. 망중립성은 중앙의 권력이 아니라, 말단의 이용자에게 인터넷에 대한 통제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