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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우리는 인터넷에서 자유를 발견했다{/}왜 망중립성이 논란인가?

By 2019/07/15 7월 17th, 2019 No Comments
안테나 사진

안테나 사진

편집자주 : 한때 인터넷에서는 무한하게 자유로울 것이라 기대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유는 저절로 오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이용자를 비롯한 시민들은 국가, 기업 등 권력자를 상대로 싸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싸움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합니다. 디지털 환경이 고도화할수록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권을 누리기가 어려워졌다는 사실은 매우 역설적입니다. 인터넷 도입 전후로부터 시작된 디지털 검열과 감시의 역사, 그리고 시민의 저항 속에 변화해온 제도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하였습니다. 제보와 잘못된 정보는 이메일 della 골뱅이 jinbo.net 로 알려 주십시오.

2.망중립성 논란

그렇다면 왜 갑자기 망중립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일까? 이는 기본적으로 트래픽 폭증과 가입자 시장의 포화 때문이다. 인터넷 도입 초창기에는 망사업자와 콘텐츠/서비스 사업자가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였다. 인터넷 서비스와 콘텐츠가 많아야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할 이유가 발생하므로 인터넷 망 가입자가 늘어나게 되고, 거꾸로 인터넷 망 가입자(인터넷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서비스와 콘텐츠에 대한 접속도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국내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통신 서비스 가입자가 정체되기 시작하였다. 한 국가 내에서 초고속 인터넷이나 모바일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는 가입자가 포화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는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동영상 콘텐츠의 증가로 인터넷 트래픽은 폭증하게 되었다. 이는 인터넷 망을 운영하는 통신 사업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무선인터넷전화(Voice over IP, VoIP)와 같이 전통적인 통신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의 등장은 통신사의 수익을 위협하였다. 또한, 트래픽을 분석, 통제할 수 있는 대역제어기술의 발전은 통신사가 트래픽을 통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능성을 제공하였다.

가입자 포화, 트래픽 폭증, 경쟁 서비스의 출현 등의 상황 변화에 대응하여 통신사들은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망을 통해 흐르는 트래픽을 통제하기 시작했는데, 이로부터 망중립성 논란이 발생하게 되었다.

통신 가입자 포화에 따라 통신사들은 인터넷 서비스와 콘텐츠 영역에도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경쟁사의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품질을 낮추거나, 자신 혹은 계열사의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은 우선적으로 전송해주려는 동기가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무선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이다. 해외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통신사들이 mVoIP 서비스를 차단해 온 바 있다. 스카이프, 보이스톡과 같은 mVoIP 서비스들은 통신사들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전화 서비스 수익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인터넷 서비스나 콘텐츠 제공자에게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즉, 자신에게 추가 비용을 납부한 사업자의 서비스나 콘텐츠에 대해서는 다른 서비스나 콘텐츠에 비해 우선적으로 전송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통신사는 콘텐츠/애플리케이션 사업자들이 통신사가 구축한 망에 무임승차하고 있으며, 트래픽의 급증에 따른 망 투자비의 보전을 위해서는 콘텐츠/애플리케이션 사업자들의 비용 분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없다. 이용자와 마찬가지로, 콘텐츠/애플리케이션 사업자들도 이미 인터넷 접속에 필요한 전용회선비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빠른 전송을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이는 충분한 재정적 여력을 가지고 있는 거대 기업에 유리할 뿐이며, 혁신적인 소기업이나 비영리 콘텐츠의 발전을 억제하게 될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