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료정보 상업화에 반대한다!
개인의료정보 자기 결정권과 통제권을 강화하라!
- 건강과대안, 경실련,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노총, 보건의료단체연합, 진보넷,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10월 10일(수) 국회 앞에서 ‘개인의료정보의 상업화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료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어긋나는 정부 부처 사업들과 계획들에 대한 입법기관의 감시와 견제를 요구하며, 국민들의 동의 절차도 없이 개인의료정보를 민간과 공유하거나 상업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정부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한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히는 자리입니다.
- 최근 언론보도 등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 규제완화 정책에는 유출 시 매우 큰 개인적 피해가 발생하는 환자들과 시민들의 개인질병정보와 의료정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과기정통부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건강보험공단이나 심평원 등에 진료 목적으로 수집된 질병정보 및 의료기록을 민간기업에게 공유하도록 하는 정책으로 기업들이 개인의료정보를 수집, 가공,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입니다. 산업자원부는 아주대병원 등 39개 대형병원들에 있는 5000만 명 분의 전자의무기록(EMR)을 민간 병원과 기업들이 공유하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환자 전자의무기록은 진료 외 목적 사용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에게 고지나 동의도 없이 39개 병원장들의 동의만으로 관련 사업이 산학 협력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 이러한 정부 부처들의 개인의료정보 규제완화 정책에 발맞춰 재벌병원들도 개인의료정보를 활용한 돈벌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이상도 서울아산병원장은 투자전문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현대중공업지주와 함께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를 설립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자처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환자 전자의료기록(EMR)은 물론 다양한 임상정보와 예약기록, 의료기기 가동률, 전문의 진료 상담 내용 등의 아산병원 이용 환자의 모든 개인정보를 카카오에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도 분당서울대병원, 건국대병원 등과 의료데이터산업에 뛰어들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의료정보의 상업적 이용을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개인의료정보 규제완화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여성, 장애인, 보건의료, 노동,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단체를 총망라하여 “내 건강정보 팔지마”, “내 허락없이 의료정보 쓰지마” 라는 슬로건으로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개인정보보호법을 강화하는 입법투쟁을 벌여나갈 것을 밝힐 예정입니다.
개인의료정보의 상업화에 반대하는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18년 10월 10일, 국회 정문 앞
- 사회 :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위원 변혜진
- 참여단체 발언
노동 :
– 민주노총 유재길 부위원장
– 한국노총 최미영 상임부위원장
보건의료 :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우석균 공동대표
여성 :
– 한국여성단체연합 백미순 공동대표
장애 :
–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형숙 대표
인권 :
– 진보네트워크센터 오병일 활동가- 기자회견문 낭독 :
– 참교육학부모회 배경희 사무처장
– 보건의료노조 한미정 사무처장
– 한국여성민우회 김민문정 상임대표
별첨자료1. 기자회견문
기자회견문
개인의료정보 상업화에 반대한다!
개인의료정보 자기 결정권과 통제권을 강화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31일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도 기업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부처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및 인권과 관련해 매우 민감한 정보인 개인의료정보까지 개인 동의 없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런 흐름과 맞물려 최근 서울아산병원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현대중공업지주와 의료 데이터 합작회사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해 의료정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분당서울대병원, 대웅제약 등과 함께 시행한 헬스케어 빅데이터 사업을 기반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제공한 개인의료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재벌병원과 대기업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9개 대형병원 5000만 명의 환자 개인정보를 통해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을 2020년까지 완료하고 기업들의 상업적 활용과 해외 진출까지를 꾀하고 있다. 이 사업 역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39개 병원장들의 동의만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개별 병원에 수집된 개인 환자 진료 기록 및 모든 검사 결과 등을 다른 병원과 공유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진료 목적 외 사용에 대한 환자들의 동의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병원장들이 환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맘대로 가져다 쓰는데 밑돌을 깔아주고 있는 셈이다.
더 나아가 병원의 환자 개인정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있는 개인의료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연계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도 허용하려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부터 5개 병원 건강검진 결과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마이데이터’ 시범사업을 확장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 등 개인의료정보를 공유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자신의 의료정보를 자신이 내려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편법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IT기업들이 제작한 어플을 이용하기 위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개인의료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에 동의하도록 만들 수 있다. 포괄적 동의 방식으로 충분한 설명이나 고지 없이 다수의 개인 건강검진기록이 제3자에게 자동 전송될 우려도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결국 기업들에게 개인정보를 상업적 마켓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나 민간보험회사의 보험금 인상, 지급 거절 등을 위한 정책의 일환이다.
이러한 ‘박근혜식’ 사업들이 중단이 아니라 날개를 달고 추진되는 것은 개인정보 권리 침해 가능성에 대해 예의 주시하며 규제의 망을 좀 더 촘촘히 구성해야 할 문재인 정부가 오히려 관련 규제를 완화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혁신경제를 이루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책임이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안은 개인의료정보를 비롯한 금융정보, 통신정보 등을 기업들이 가명처리를 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기업 간에 개인정보를 결합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사실상 박근혜 정부 당시에 추진되었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보다 후퇴한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주체는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동의 여부, 동의 범위 등을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하고 있는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개인정보의 수집, 이용을 위해서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개인정보의 수집, 이용은 권리 침해 행위이며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제약되기 위해서는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사회적 가치가 있음이 증명되고 다수의 사회 구성원이 이를 동의해야 한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혁신경제가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제약해도 되는 사회적 가치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한국은 개인의료정보 보호 측면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나라이다. 국민 모두에게 주민등록번호라는 고유식별정보가 존재하고, 일 년에 수차례 대량 개인 정보 유출이 발생하는 나라다. 게다가 한국은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기에 개인의 진료정보, 약물사용 자료, 건강검진 자료 등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규모로 집적되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는 건강보험 적용 및 이용을 위한 행정적 목적으로 이러한 의료 정보 외에도 개인의 소득, 주소, 직장 등 방대한 양의 개인정보가 집적되어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아무리 가명화된 개인의료정보라도 다른 개인정보를 활용하여 얼마든지 개인이 식별될 위험성이 높다.
기존의 개인정보 수집·활용 정책의 근간은 최소한의 개인의 자기정보 통제권과 국가나 공공기관이 수집한 정보의 엄격한 통제가 전제되는 조건에서 논의되어 왔는데 문재인 정부 정책 방향은 혁신경제를 위해 국가나 공공기관이 앞장서 개인정보 보호장치를 풀겠다는 것이라 더욱 문제다. 즉 정부가 나서서 개인정보보호의 빗장을 풀고, 정보주체에게는 기업의 활용을 아무런 대가없이 수용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인정보 규제완화 정책은 의료시스템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사회 문제다. 개인의료정보 보안에 대한 신뢰 붕괴는 의료 시스템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치료 과정에서 환자와 의사간 솔직한 정보 교환은 효과적 의료를 위한 기본 전제다. 환자는 내가 내밀한 얘기를 해도 이 정보가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의사에게 많은 정보를 털어놓는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가 쉽게 유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의사-환자간의 신뢰 관계가 무너지고 치료를 위한 정직한 정보를 얻기 힘들어질 수 있다. 이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의 의료 정보는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로서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한다. 의료 정보의 유출 피해는 정보주체에게 치명적이다. 개인의 의료 정보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숨기고 싶은 사생활의 영역이다. 개인이 숨기고 싶은 질병정보, 가족력이나 유전병 정보, 성매개 감염병 치료에 대한 정보,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정보, 여성의 임신, 낙태, 부인과 질환 등에 대한 정보가 유출되어 사회적으로 공개될 때,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이 짊어져야하며 어떤 사회적 보상으로도 회복될 수 없다. 이러한 개인의료정보일수록 사회적 낙인이나 배제 효과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정보가 유출되면 개인이 고용상의 불이익이나 집단적 왕따, 사회적 평판의 저하를 당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정보 취득을 이유로 협박 등을 행하는 범죄 혹은 사기에 이용될 수도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젠더불평등이 심한 나라에서는 여성이나 소수자일수록 개인의료정보를 이용한 협박이나 사회적 차별에 노출될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개인의 동의 없이 얻은 정보나 유출된 정보를 이용해 상업적 이득을 취하는 대기업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이는 의료 정보를 개인의 동의 없이 활용하여 상업적 이득을 얻거나 권력의 우위에 선다는 점에서 강탈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위를 더 조장하고 사회적 규제를 완화해 시장에 내맡긴다면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상대적으로 자원을 많이 가진 대기업이나 권력 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개인에게 정보를 이용한 유리한 출발선이 그려질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의료기록이나 건강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기업이나 개인이 수집,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조치에 반대한다. 우리는 민감정보 중 하나인 개인의료정보를 재벌병원과 기업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더욱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모든 개인, 시민들과 함께 “내 건강정보 팔지마”, “내 허락 없이 내 의료정보 쓰지마” 라는 명확한 슬로건으로 서명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병의원 약국, 그리고 학교, 거리 등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공간(http://noselldata.jinbo.net)을 통해 개인의료정보 규제완화를 막고 개인정보보호법 강화를 위한 입법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2018년 10월 10일
4.9통일평화재단, 건강과대안,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건강사회를위한약사 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광주인권지기 활짝, 광주전남보건의료 단체협의회, 구속노동자후원회,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기독청년의료인회, 나 야장애인권교육센터, 노동건강연대, 노동자연대,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점노동연대, 다산인권센터, 대전시 립병원 설립운동본부,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불교인권위원회, 빈곤 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사회진보연대,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서울 YMCA, 서울인권영화제, 성남무상의료운동본부,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 약 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언론개혁시민연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제주평화인권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일산병원노동조합,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 배움터 너른마당,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진보네트워크센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여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 회,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여 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청소년·청 년감염인커뮤니티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