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네트워커

말타기 놀이

By 2003/10/20 10월 29th, 2016 No Comments

박석준의 컴퓨터 앞의 건강

박석준

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일까?
① 머리(뇌) ② 가슴(심장) ③ 배꼽(단전) ④ 허리 ⑤ 무릎

철저한 관념론자나 유물론자라면 1번을 택할 것이다. 관념론은 정신을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당연히 1번이고, 유물론의 관점에서도 물질이 최고로 발전된 단계, 물질의 최고 발현 단계가 정신이므로 역시 1번을 택할 것이다. 피가 끓는 젊은이라면 가슴을 택할 것이고 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배꼽이나 그 아래에 위치한 단전을 꼽을 것이며, 허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허리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런 이유가 다는 아니겠고, 또 어떤 관점에서 몸의 중심을 물었는지에 따라서도 답이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이 글을 읽는 독자의 대부분은 무릎을 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먼저 춤 이야기를 해보자. 서양의 춤과 우리의 춤과 어떤 점이 다를까. 그것은 움직임의 중심이 허리인가 아니면 무릎인가 하는 것이다. 서양 춤은 허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춤이 안 된다. 이에 비해 우리 춤은 무릎을 움직여야 춤이 나온다. 우리 춤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무릎을 엉거주춤하게 굽히고 반동을 주면서 두 팔을 어깨 높이로 올린 다음 팔에 힘을 빼면 그것이 바로 우리 춤의 전형, 곧 어깨춤이 나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다. 무릎을 잘 움직이면 모든 것이 부드럽게 잘 움직인다. 가만히 서 있을 때는 몸의 중심이 허리가 될지 몰라도 움직일 때는 무릎이 중심이 된다. 모든 운동의 중심은 무릎이다. 서브를 받으려고 준비하는 선수는 테니스든 배구든 무릎을 적당히 구부리고 있다. 달리기 준비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무릎을 뻣뻣하게 펴고 있으면 쉽게 움직일 수 없다.
컴퓨터를 하다보면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게 되고 그러다 보면 허리나 어깨가 아프게 된다. 그런데 아프지는 않으면서 약해지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무릎이다. 무릎이 약해지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허리나 어깨도 나빠진다.

무릎을 튼튼하게 하는 방법 1
양치질 할 때 말 타는 자세로 양치한다. 발을 어깨보다 약간 넓게 벌리고 무릎을 엉거주춤하게 굽힌다. 발바닥은 땅에 굳게 붙이고 허리를 쭉 편 다음 고개를 들고 양치한다. 이때 마음을 배꼽 밑 단전에 모으면 더 좋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하면 정신이 맑아진다. 하루 세 번.

무릎을 튼튼하게 하는 방법 2
컴퓨터 작업 중 최소 2시간에 한번씩은 말타기 자세를 취한다. 요령은 앞과 같다. 손은 편안한 대로(나중에는 제가 움직이는 대로) 두어도 좋은데 배꼽 아래쯤 10cm 정도 띄워서 마치 배를 보듬고 있는 것처럼 하면 좋다.

무릎을 튼튼하게 하는 방법 3
시간과 때를 가리지 않고 말타기 자세를 취한다. 단 내막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좀 이상한 사람으로 볼 수 있으므로 요령껏 남의 눈을 피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처음에는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지만 한번에 2-3분 정도씩 여러 번에 나누어 하다 보면 나중에는 1시간 이상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다리에 힘도 붙고 자세도 바르게 된다. 재미가 붙으면 가까운 기 수련장을 찾아 본격적으로 배우는 것도 한 요령이다.

2003-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