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회 통외통위에서 여권법 개정안 통과
여 권에 지문을 수록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여권법 개정안이 2월 13일 국회 통외통위에서 통과되었다. 정부는 전자여권의 도입과 함께 본인확인의 신뢰성 향상 등을 이유로 여권에 지문을 수록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통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은 이 인권침해 법안을 단 한 건의 질의/토론도 없이, 상정 5분만에 ‘이의없음’이라는 침묵으로 의결했다. 인권침해 때문에
지문수록은 2년간 유예하여, 2010년부터 시행된다고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불과하다.
2. 지문은 여권에 꼭 필요한 정보가 아니다. 그러므로 위헌!
미국‧일본을 포함하여 전자여권을 도입하고 있는 대다수의 국가들은 여권에 지문을 수록하고 있지 않다. 유럽연합은 2009년 6월부터 유럽연합 전자여권에 지문을 수록하기로 했지만, 이 지문은 유럽연합 회원국들끼리만 열람/확인이 가능하도록 법적/기술적 조치들이 취해져있다. 이러한 제도는 유럽이 사실상 통합되고 유럽 내 출입국심사가 없어진 것에 대한 보완책일 뿐이다. 즉 여권의 보편적 기능을 위해 지문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나마 영국은 올해부터 여권에 지문을 수록하기로 했었던 계획을 취소하고, 전면재검토에 들어갔다. 왜 한국 여권에만 지문이 필요한가?
3. “한국인이세요? 지문 찍으세요!”
이 제 한국인들은 여권을 제시해야 되는 곳곳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여권에 지문이 수록되어 있다는 이유로, 따로 줄을 서서 지문날인을 하고 출입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왜 한국인들은 지문을 채취하고, 저장하고, 날인해서 검사해보는, 시스템에 몸을 대조해보는 굴욕적 신체검사를 당해야 하는가?
왜 신체의 자유를 박탈당해야 하며, 프라이버시를 침해받고, 범죄자 취급을 당해야 하는가?
4. 인권단체들의 운동과 불복종, 연대는 계속된다.
우리는 지문날인 거부자들과 함께 계속해서 불복종을 해나갈 것이다. 또한 UN 등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알리고, 세계의 여러 인권단체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공동의 행동을 취해나갈 것이다.
5.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법안을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이 제 국회에서는 법사위와 본회의에서의 논의와 결정이 남았다. 앞으로의 논의에서 새로운 여권법이 신체의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프라이버시의 권리 등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음이 깊이 있게 논의되어야 한다. 그리고 논의 끝에 이 인권침해법안을 폐기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2008년 2월 14일
인권단체 연석회의
2008-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