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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마 사마세쿠(Adama Samassekou)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 준비회의 의장{/}“정보사회는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하는 디지털 문화에 대한 것”

By 2003/10/20 10월 29th, 2016 No Comments

인터뷰

장여경

박윤정(이하 박) :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는 기본적으로 정부간 회의지만 시민사회, 국제기구, 기업 등 참관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회의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는 참여 기회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에 시민사회가 실질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사마세쿠 :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에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나는 준비회의 의장으로서 정부 뿐 아니라 이해당사자와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다섯 개의 손가락처럼 이해당사자의 역할이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다.
나는 이들에게 참여 기회를 주고 모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의 모든 과정에 각 국가의, 혹은 국제적인 이해당사자들이 가능한 한 많이 참석하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 얼마 전 유엔에 시민사회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반갑게 들었다. 시민사회의 역할을 부드러운 권력(Soft Power)으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방금 다섯 손가락의 비유를 했지만 모든 손가락이 동등한 역할을 인정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회의에서 진정한 파트너십이 구현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마세쿠 : 그것은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의 구조상 어느 정도 국가별 수준에 따른 문제이다. 어떤 나라에는 시민사회가 매우 중요하지만, 모든 나라에서 그런 것은 아니다. 정부가 의사결정을 다 해버리는 나라도 있다.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는 그런 의미에서 과정에서부터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국제적 수준에서의 노력이라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이 회의는 어떤 정보사회를 만드느냐는 중대한 과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시민 사회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면 좋겠다.

: 앞으로 남은 회의에서 이해당사자들 간의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사마세쿠 : 준비회의는 과정 자체가 소중하고 하나하나의 회의가 모두 중요하다. 준비회의는 단 한번이 아니라 세 번 열리며, 필요하다면 임시 회의를 더 열 수 있다. 다만 선언문이 너무 자세하게 논의되고 있어서 각국 정부에게 민감한 사안이 너무 많다. 2005년 튀니지 회의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지역별 행동 계획을 보다 자세하게 논의할 것이다. 정보사회는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하는 디지털 문화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이 매력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를 만들어 나가는 도정에 있다. 이 합의는 향후 기술 발달과 문화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러분의 국가에서 시민사회가 노력하는 만큼 좋은 정보사회가 올 수 있다.

: 현재 준비회의가 논의 중인 선언과 행동 계획의 전망에 대해 말해 달라.

사마세쿠 : 모든 참관자들의 견해를 선언과 행동 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모두 하나의 문서에 포함하여 잘 보이도록 하겠다. 3차 준비회의는 선언과 행동 계획 가운데 강조할 것을 추출하고,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준비회의에서 매일 회의 때마다 참관자들에게 발표 시간을 주는 것은 일종의 실험이었지만 중요한 과정이라는 점이 확인되었다. 시민사회의 견해를 각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청취했고, 아마도 주의깊게 들었을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인 코피 아난도 이런 과정이 대단히 고무적이었고 유엔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내게 말했다. 이런 모든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국제적인 파트너십이 형성될 것이다.

: 시민사회가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무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승인 절차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미처 등록을 하지 못했고 사무국이 너무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사무국은 승인 절차가 1차 준비회의에서 결정되었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사마세쿠 : 시민사회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민사회가 인내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사회의 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 시민사회에게 참관자 발표 기회를 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동등한 자격의 발언권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마세쿠 : 좋은 아이디어다. 하지만 나로서는 시민사회 뿐 아니라 모든 이해당사자를 고려해야 한다. 발언권을 주는 것에 대해 시민사회와 정부, 국제기구, 기업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

: 시민사회는 정보사회가 인권을 위협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의 논의 내용이 인권보다는 개발과 산업을 강조하는 데 치우쳐 있는 것은 아닌가.

사마세쿠 : 그렇지 않다. 중요한 것은 경제적 발달과 인권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인권에는 자유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갈수록 정보기술이 경제·사회적 발달에 중요한 기반이 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먹을 권리, 교육받을 권리와 같은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도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이 회의가 시민·정치적 권리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접근권에 대해서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합의하고 입장을 모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가 정보 사회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로부터 더 많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 인터뷰 협조에 감사드린다.

인터뷰: 박윤정 / 네트워커 편집위원, 한국인터넷정보센터 네임컴 위원

2003-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