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네트워커

Re-Code.com?

By 2003/10/20 10월 29th, 2016 No Comments

Network+Art

양아치

Re-Code.com은 유저들이 코드화된 자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즐거운 놀이에 참여하는 넷 프로젝트이다.
기존의 네트워크 아트(Network art)에서 보여줬던 형태인 밝은 모니터와 유저들의 눈 사이에서 상호작용(Interaction)을 한정지우며, 유저들이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반응을 얻는 형태의 작업이거나 모니터에서 현란하고 유혹적인 이미지를 유저에게 전달하는 작업이여서 유저가 참여하는 정도가 한정적이였다면, Re-Code.com은 모니터를 떠나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참여를 통해서 상호작용을 구현하기에 흥미로운 프로젝트이다.

Re-Code.com은 바코드(Bar code)를 통해서 자본시스템의 진면을 재미있게 알리는 것이다. 바코드에 담긴 정보는 기본적으로는 상품가격과 재고물량 정보를 알리는 것이지만, 단순히 가격과 재고 정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브랜드가치, 마케팅비용, 이윤, 제조원가 등이 포함된 코드임을 Re-Code.com은 인지하고 이를 역이용하며 자본시스템에 경고를 하는 장치를 마련한다. 그것은 기업이 설정한 바코드를 일방적으로 재코드화하며 상품에 담긴 정보를 일시에 교체하며 자본시스템을 교란하는 장치(Barcode generator)이다.
재미있는 것은 Re-Code.com의 바코드 소스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원천소스가 아닌 구글(Google.com) 검색창을 통해 얻은 소스를 이용해 사이트를 제작했고, 사이트 모양도 프라이스라인(Priceline.com)을 참고하며 구성했다는 점이다.(사실 거의 같은 모양이다.)

Re-Code.com이 제시한 참여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유저는 URL(www.re-code.com)에 접속한 다음 상품목록에서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찾은 다음, 상품의 바코드를 재코드화하는 작업을 한다. 참고로 상품의 바코드를 재코드화한다는 것은 상품의 가격을 수정한 바코드를 유저가 손에 쥔다는 의미이다. 그런 다음 자신의 프린터로 재코드화된 바코드를 인쇄한다. 그리고 집 근처나 직장근처의 가게로가서 주인 또는 점원 몰래 재코드화 된 바코드를 상품에 있는 바코드 위에 부착한다. 그리고 계산대에 가서 계산을 하고 태연히 상품을 가져간다. 이런 행위가 자본의 질서체계를 위반하는 범죄(?)행위로 확인되면서 사회문제화된다.
Re-Code.com에 참여했던 유저들은 자본시스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였기에 법적 조치를 취한다. 그래서 Re-Code.com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서버를 타 지역으로 옮기기 위해 전 세계의 Re-Code.com 유저들에게 긴급요청을 하며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려 했지만 결국 월마트(Wal-Mart)에 제소되며 스스로 프로젝트를 중지한다.

월마트의 제소이후 Re-Code.com은 프로젝트를 폐쇄시키고 프로젝트 이후 작업들인 프로젝트의 당위성 그리고 의미를 유저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Re-Code.com 프로젝트의 개설과 폐쇄를 계기로 이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전 세계의 신문사 및 방송사들은 기사화하며 집중조명한다.
물론 이를 계기로 Re-Code.com 프로젝트는 사회의 화두로 부상하며 이 프로젝트의 주동자인 핵티비스트(Hacktivist)의 존재를 알린다. 이 프로젝트를 계획한 사람들은 핵티비스트라 불리우는 사람들로서 그들의 실체를 Hacktivist.com을 통해서 알리고 그들의 관심사와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현재 Re-Code.com은 월마트의 제소로 인해 프로젝트를 폐쇄했지만, 프로젝트의 의미를 보다 주도면밀하고 진중하게 알리는데 열중하고 있다. Rico Barco라는 캐릭터를 통해 프로젝트의 의미를 쉽고 재미있게 유저들에게 전달하고 있고, 포럼을 개설해 유저들과의 적극적인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신문과 방송을 통해 프로젝트의 당위성을 알리고 있는데 BBC, CNN과 같은 주요 방송국뿐만 아니라 Free Speech Radio, Frontline Today, Wired, Salon.com 등과 같은 매체에서도 관심을 표하며 Re-Code.com을 간접지원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법적인 한계를 인정하며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데 사이트에 나와있는 내용을 보면 P2P를 이용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고 프로젝트에 참여할 프로그래머를 찾고 있다. 법적인 한계를 스스로에게나 유저들에게도 분명히 인식케 하는걸 보아 차기 프로젝트는 법적 구속력을 뛰어넘는 프로젝트임을 예상할 수 있다.

Re-Code.com은 일반적인 사회참여 프로젝트와 달리 유저들이 프로젝트의 의미를 분명히 알게끔 하고 놀이(Recode)에 참여해서 완성된 프로젝트를 이루어낸다. 그리고 대개의 프로젝트에서 보이고 있는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에 사이트관리를 아무도 안해 프로젝트의 의미를 퇴색케하거나 게시판에 온통 상업광고나 프로젝트와 상관없는 글들로 채워지는 경우를 볼 수 있고, 아예 접속이 불가능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려던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Re-Code.com은 프로젝트 이후 작업을 차분하고 재미있게 구성해놓음으로써 이들의 프로젝트에 신뢰를 가지게 한다. 그리고 앞으로 보일 Re-Code.com의 프로젝트가 다시 한번 머리를 흔들어주는 작업이길 기대한다.

* 中國Robot www.chinarobot.net은 Network와 Art를 연구하는 집단입니다

2003-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