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노조 경영이념 비호하고 노동자 인권 짓밟은 검찰을 규탄한다
4월 8일 수원지방검찰청(담당 검사 : 이문성)은 삼성SDI 수원공장 노동자 강재민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사건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우리는 검찰의 이번 결정이 단순한 법리적 해석에 의한 무혐의 처분이 아니라 법에 의지해 자신 권리를 지키려 한 개인의 인권을 짓밟는 검찰 권력의 폭거이기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동안 강재민씨는 노동조합을 결성하려 했다는 이유로, 불법 복제된 핸드폰으로 개인 정보가 침해되었기에 범인을 찾아달라고 고소를 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업무와 무관한 작업장에 배치되어 추운 겨울날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혼자 근무해야 하는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또한 회사 간부들로부터 모욕적인 언사와 정신적 폭력에 시달렸으며 함께 일하던 동료들을 이용한 미행과 감시를 당해왔다.
지난 2월 16일 검찰은 삼성 전 현직 노동자들에 대한 핸드폰 위치 추적 사건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림으로써 삼성 앞에만 서면 무능력해지고 약해지는 비겁하고 불의한 모습을 전 국민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이번 무혐의 결정 이유 역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힘으로써 이번 사건을 충분히 수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냈다.
▶기능직인 강재민씨가 자신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배치 된 것은 삼성 SDI 인사발령 업무지침「기능직군 및 특수직군 근무자는 업무 전문화를 위해 타 직종으로 이동시키지 않음을 원칙으로 함」에도 위반되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12월 9일 수원지방 노동사무소장은 강재민씨 구제신청 진행 상황을 묻는 말에 “위치추적 고소인들 노조 탈퇴와 관련해서 삼성 관리자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하며 “삼성 관리자가 이들의 노조 탈퇴서를 발송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재민씨가 부당노동행위를 당했다는 근거는 삼성 관리자가 직접 위치추적 관련한 고소인들 노조 탈퇴서를 받아서 민주노총과 산별 노조 등에 발송한 사실을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
우리는 검찰이 이러한 구체적인 피해사실과 증거들이 엄연히 있는데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 이것은 결국 검찰이 삼성으로부터의 외압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고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무능을 자인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당연히 담당 이문성 검사는 검사직에서 물러나고 수원지방검찰청장은 직무를 유기한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이후 이 사건 항고를 통해, 검찰이 삼성 무노조 경영 뒤에 비열하게 숨어 있는 노동탄압과 인권유린을 명백히 밝혀낼 것을 요구한다.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검찰은 법을 이용해 사측에 면죄부를 주고 삼성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검찰이 범법 사실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조사하고 처벌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자신들의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삼성SDI 수원공장 노동자 강재민 개인에 국한 된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 인권에 대한 검찰의 도전 행위임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
2005년 4월 11일
광주인권운동센터, 군경의문사진상규명과폭력근절을위한가족협의회, 다산인권센터, 대항지구화행동, 민주화운동가족실천협의회, 원불교인권위원회, 불교인권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안산노동인권센터,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 인권위원회,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전쟁 없는 세상, 전북평화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추모연대, 평화인권연대,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2005-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