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서

[표현의자유/보도자료] 동성애사이트 엑스죤 항소심에 탄원서 제출

By 2003/08/29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진보네트워크센터

1. 2001년 8월 ‘엑스존’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의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청소년보호법시행령에 따라 동성애 사이트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되면 인터넷등급이 표시되어 차단소프트웨어가 설치된 학교와 PC방에서 차단당합니다. 이에 엑스죤은 2002년 1월 행정소송과 위헌소송을 제기하고 지금껏 법정에서 투쟁중입니다.
아쉽게도 행정소송 1심에서는 패소하였고 오는 9월 2일 2시 고등법원 407호에서 항소심이 열립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례적으로 전문가를 불러 증언을 들을 예정입니다. 증인은 퀴어영화제 프로그래머이자 연세대 강사 서동진씨입니다. (자세한 문의 : 동성애차별철폐공동행동 전화 02) 2243-9982)

2. 이에 앞서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청소년보호법시행령에 ‘동성애’가 청소년유해매체물 개별 심의기준으로 규정된 것은 성적지향에 의한 인권침해"라며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진정사건에 대해, 동성애를 차별적으로 명시한 것은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 제11조(평등권) 제21조(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청소년보호위원장에게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제7조 ‘개별 심의기준’ 중 ‘동성애’를 삭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아직껏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3. 현재 많은 이들이 재판부 앞으로 탄원서를 제출하는 한편 청소년보호법시행령 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인터넷국가검열반대공대위에서는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는 한편 재판부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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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 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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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판장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2. <인터넷국가검열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인터넷 국가검열을 철폐하고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대안적인 인터넷 이용환경을 모색하고 개발하기 위해 2003년 3월에 발족한 단체입니다. 공동대표는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 김진균 전 서울대 교수,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문규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백욱인 서울산업대 교수, 진관 불교인권위 대표, 홍근수 향린교회 전 담임목사이고 참가단체는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광주 NCC 인권위원회, 광주인권운동센터, 국제결혼 한국여성인권 운동본부,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 노동자의힘, 다산인권센터, 다함께, 도서관운동연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민주노동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부산정보연대PIN, 불교 인권위원회, 사이버 녹색연합, 사회당 문화위원회, 새사회연대, 서울대 이공대 신문사, 성남청년정보센터,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시민행동21, 영화인회의, 사)우리만화연대,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인터넷신문 대자보, 장애인의 꿈너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빈민연합,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 전북대정보통신큰눈, 전북민주언론운동연합, 전북민중연대회의, 전북여성단체연합, 정보통신연대 INP,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평화인권연대, 하자센터 시민운동기획팀, 학생행동연대, 한국기독교네트워크,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동성애자연합, 한국만화가협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가나다순, 총55개단체)입니다.

3. 본 공동대책위원회는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제7조 ‘개별 심의기준’ 중 ‘동성애’가 인권을 침해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의거하여 이 조항을 근거로 www.exzone.com(엑스존)이 음란하기 때문에 청소년유해매체물이라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결정과 청소년보호위원회의 고시가 부당하다고 주장합니다.

4.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제7조의 별표1 개별 심의기준은 ‘수간을 묘사하거나 혼음, 근친상간, 동성애, 가학·피학성음란증 등 변태성행위, 매춘행위 기타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성관계를 조장하는 것’ 등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워원장 김창국)는 지난 4월 2일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 대표 김모씨와 동성애자인권연대 대표 정모씨가 2002년 10월과 12월 "청소년보호법시행령에 ‘동성애’가 청소년유해매체물 개별 심의기준으로 규정된 것은 성적지향에 의한 인권침해"라며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진정사건에 대해, 동성애를 차별적으로 명시한 것은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 제11조(평등권) 제21조(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청소년보호위원장에게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제7조 ‘개별 심의기준’ 중 ‘동성애’를 삭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 권고에서 국가인권위는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제7조의 개별 심의기준을 근거로 인터넷 상에서 청소년들의 동성애 사이트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는 점을 중시했습니다. 실제로 개별심사기준은 동성애를 ‘수간’이나 ‘변태성행위’와 같은 이상성욕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으며, 개별 심의기준이 반영된 음란물차단프로그램은 동성애사이트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이처럼 동성애에 차별적 규정과 청소년의 접근 제한이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 제11조(평등권) 제21조(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5. 동성애를 정상적인 성적 지향의 하나로 인정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정신의학회는 1974년 정신질환에 대한 통계편람인 DSM에서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1993년 발간한 국제질병분류 ICD-10에서 "성적 지향은 정신적 장애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기술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동성애를 정상적인 성적 지향으로 간주하고 동성애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고시한 한국표준질병분류도 "성적 지향성 그 자체는 장애와 연관시킬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성적 지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행하는 ‘성교육 교사용 지도지침서’는 "동성애 또한 하나의 인간적인 삶인 동시에 애정의 형식이다"(중학교용) "이제는 더 이상 동성애가 성도착증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고등학교용)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6. 그런데 청소년보호법시행령에 대한 개정이 지체됨에 따라 기술을 이용한 동성애 정보 차단은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발표된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기준으로 한 목록이 고정적으로 장착된 음란물차단프로그램이 인터넷 회선·접속 서비스·PC방·학교·직장·가정 등 시중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바 성인과 아동의 구분 없이 동성애에 대한 표현의 자유·알 권리에 대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에 대한 99헌마480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등 위헌확인 사건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16조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면서 "성(性), 혼인, 가족제도에 관한 표현들(예컨대, 혼전동거, 계약결혼, 동성애 등에 관한 표현)이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 규제된다면, 전기통신의 이용자는 표현행위에 있어 위축되지 않을 수 없고, 이로 말미암아 열린 논의의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기능이 훼손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7. 특히 이번 소송에 대한 판결은 청소년 동성애자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많은 청소년 동성애자들은 고립되어 고통받고 있으며 간혹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은 청소년 동성애자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수단이자 자신의 성적 지향을 객관화하고 친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에 재판부가 이땅의 성적 소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탄원합니다.

2003년 8월 29일

인터넷 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김동민·김진균·단병호·문규현·백욱인·진관·홍근수

2003-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