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http://www.nocensor.org
■ 인터넷검열반대공대위, 정보통신부의 인터넷 실명제 규탄 성명 발표
■ "인터넷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인가"
[성명] 정보통신부는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정보통신부 진대제 장관은 지난 3월 28일 청와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버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우선
공공기관부터 인터넷 게시판 실명제를 도입한 후 법제화를 통해 포털 등 민간
분야에 인터넷 실명제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실명화하겠다는 정보통신부의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인권침해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인터넷을 강제적으로 실명화하여 국가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검열하는 엄청난 인권 유린이 저질러질 참인 것이다.
인터넷 게시판의 토론 모양새가 모두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 인터넷 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http://www.nocensor.org
■ 인터넷검열반대공대위, 정보통신부의 인터넷 실명제 규탄 성명 발표
■ "인터넷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인가"
[성명] 정보통신부는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정보통신부 진대제 장관은 지난 3월 28일 청와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버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우선
공공기관부터 인터넷 게시판 실명제를 도입한 후 법제화를 통해 포털 등 민간
분야에 인터넷 실명제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실명화하겠다는 정보통신부의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인권침해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인터넷을 강제적으로 실명화하여 국가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검열하는 엄청난 인권 유린이 저질러질 참인 것이다.
인터넷 게시판의 토론 모양새가 모두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 커뮤니티는 자기 게시판에 실명제를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보통신부의 인터넷 실명제는 하나의 게시판이나 하나의 커뮤니티의 결정이
아니라, 국가가 강제적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게시판에 실명제를 도입하겠다는
정책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인터넷에 대한 흔한 착각 중 하나는 인터넷이 익명이라는 것이다. 전자
네트워크는 너무나 투명해서 별도의 신경을 쓰지 않으면 모든 행위의 흔적이
네트워크에 고스란히 남는다. 인터넷 실명제는 여기에 더하여 보다 ‘손쉽게’
추적하겠다는 발상이자, 노골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시도이다.
온라인에서 위법적 행위가 저질러지면 그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에 마땅한
책임을 지면 될 일이다. 실제로도 많은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로 인해
인신구속을 당하고 법정에 세워지고 있다. 물론 온라인에서 교묘하게 추적을
피하는 네티즌도 있어 경찰 당국을 골치아프게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거리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가는 사람이 있다는 명목으로 대한민국의 거리를 다니는
모든 국민에게 명찰을 달라고 요구할 것인가?
인터넷 실명제는 법적 책임을 지는 것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즉, 대한민국
국민은 언제든지 위법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잠재적인 범죄자이므로 이를 미리
‘감시’하자는 것이 실명제 주장의 실체인 것이다. 이것은 가장 중대한 인권
침해요, 검열이요, 무죄추정의 원칙을 합의해온 인류의 인권적 발전을
후퇴시키는 처사이다.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하려는 정부의 가장 큰 내심은 글쓰는 사람을 주춤하게
하고 심리를 위축시키려는 데 있을 것이다. 보기 싫은 글은 일체 보지 않겠다는
발상인 것이다. 우리 정부는 보고 싶은 내용의 글만을 언론이 걸러
내보내주었던 인터넷 이전의 시대로 내심 돌아가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민주주의란 본래 소란한 것이다. 오랫동안 입막음되어 있었던 우리
국민은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로 인하여 이제 막 과분한 민주주의를 누리려는
참이다.
왜 익명이면 안되는가? 익명은 의사소통의 프라이버시권으로서 고유한 인권의
하나이고 현대 대중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하나의 힘이다. 특히 익명은
구조적으로 억압받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표현을 보장하고 조직 내부의
비리를 고발하는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따라서
무조건 실명을 쓰라는 것은 말하는 것 이외에 다른 권력을 갖지 못한 이들을
억압하는 권력의 폭거이며 때로는 심각한 폭력이다. 정보통신부는 ‘고발
게시판’에 익명을 보장하겠다고 말하지만 인터넷의 모든 게시판을 ‘고발’과
‘비고발’로 줄세우겠다는 계획은 비현실적이다.
인터넷 실명제가 사이버 범죄를 줄일 수 있다는 근거도 전혀 없다. 모든 실명을
확인한 후에야 아이디를 발급했던 PC통신 시대에도 게시판에서는 여러 가지
범죄와 사이버 성폭력 등 인권 침해가 빈번히 일어났었다. 폭력은 익명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거리 곳곳에 경찰을 세워두고 국민의 말과
행동을 하나하나 감시하는 경찰 국가는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대한 인권 침해를 야기하지 않는가? 이 정부가 참여 정부를 표방한다면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할 노력을 보다 다른 곳에 들여야 할 것이다.
성숙한 토론 문화와 인권 존중은 아직도 우리에게 멀고도 낯선 길이다. 그러나
그것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명찰을 달게 하여 도달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인터넷 실명제는 성숙한 토론 문화는 커녕 모든 국민이 권력의
시선을 의식하고 말하고 행동했던 독재정권의 시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미망이다.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하는 정보통신부의 정책은 손쉬운 통제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야말로 권력의 속성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정보통신부의 인터넷
실명제 정책을 아무말 없이 듣고 있었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특히 어이가 없다.
그에게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네티즌의 열망은 선거 필승 전략일 뿐이었단
말인가.
인터넷 실명제, 매우 위험한 정책이다. 국가가 법으로 강제하는 실명제는
국민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열과 감시 그 자체이다.
정보통신부는 인터넷 실명제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오늘날의 인터넷을 만들어
온 것은 당신들이 아니라 온전히 국민의 힘이다. 그것이 비록 소란하더라도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는 아름다운 것이다. 만일 인터넷 실명제를 계속 추진할
경우 전국민적인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는 점을 엄중 경고한다.
2003년 3월 31일
인터넷 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김동민·김진균·단병호·문규현·백욱인·진관·홍근수
※ 인터넷 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광주 NCC 인권위원회, 광주인권운동센터,
국제결혼 한국여성인권 운동본부,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 노동자의힘,
다산인권센터, 다함께, 도서관운동연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민주노동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부산정보연대PIN, 불교 인권위원회, 사이버
녹색연합, 사회당 문화위원회, 새사회연대, 서울대 이공대 신문사,
성남청년정보센터,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시민행동21, 영화인회의,
사)우리만화연대,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인터넷신문 대자보, 장애인의 꿈너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빈민연합,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
전북대정보통신큰눈, 전북민주언론운동연합, 전북민중연대회의,
전북여성단체연합, 정보통신연대 INP,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평화인권연대, 하자센터 시민운동기획팀,
학생행동연대, 한국기독교네트워크,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동성애자연합, 한국만화가협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가나다순, 총55개단체)
2003-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