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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칼럼] 윈도 소송과 부시행정부

By 2001/11/28 10월 25th, 2016 No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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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소송과 부시행정부

주철민 (공유적지적재산권모임회원)

MS 소송의 역사

1980년 창업한 MS가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로 성장한 지금까지 MS가 소송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시기는 한번도 없었다.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윈도 끼워팔기에 대한 반독점 소송은 94년 그 시작부터 2001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소송결과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판결을 중심으로 사건을 정리해본다면 97년 12월 미 연방지방법원의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는 MS가 윈도95와 후속 버전을 판매하는 컴퓨터 제조업체에 자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판매하도록 요구하는 관행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라는 예비 금지명령을 내렸다. 98년 5월 미 법무부와 20개주 법무부는 자사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독점력을 유지, 확대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경쟁을 저해시켰다는 이유로 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대해 잭슨 판사는 99월 11월 5일 MS의 행위가 기술 혁신을 질식시키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판결을 내렸다. 2000년 4월 잭슨 판사는 MS에게 독점금지법 위반 판결을 내렸고 같은 달 미 법무부와 주정부가 MS의 강제 분할안을 연방법원에 제출함으로써 MS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MS의 반격

회사분할이라는 강력한 제제조치로 인해 수세에 몰렸던 MS는 2001년 6월 판결로 인해 상황을 역전시키고 만다. 연방법원이 사건을 다시 하급 법원으로 내려보내면서 익스플로러를 윈도에 끼워 판 행위가 반독점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이다. 뿐만아니라 이례적으로 “잭슨 판사가 법정 밖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는 등 MS에 대해 편견을 가진 듯한 인상을 줬다”며 잭슨판사를 재심에서 배재하는 판결을 내렸다. 잭슨판사의 배제는 그 동안 MS가 주장해온 잭슨판사의 불공정 편향 판결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이러한 MS의 승리는 2001년 9월 미 법무부가 MS의 회사분할안 포기로 이어지게된다.

부시 행정부의 등장

2000년 4월 판결과 회사분할 방안으로 궁지에 몰렸던 MS가 2001년 6월 판결을 계기로 상황을 완전하게 역전시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로써 미국 IT 산업을 대표하는 MS의 회사분할 결정은 물론 쉽지 않은 결정임에 분명하다. 미국 행정부로써도 이러한 결정에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며, 국내 여론이나 정치권에서도 MS의 분할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이것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는 아니었다. 그러나 상황이 이처럼 간단하게 역전된 데에는 조지 부시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 정부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수많은 사건들속에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지 W 부시의 등장은 MS와 빌게이츠에게는 엄청난 힘이 되어 주었다. 이번 선거 결과에 앞서 공화당 대통령후보로서 부시는 지난해 4월 판결에 대해 "MS에 대해 반독점법을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으며 딕 아메이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독점 소송의 당사자인 미법무부에 대해 "나는 차라리 법무부를 해체시켜버리고 싶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번 소송에 서 친MS의 입장을 밝혀왔다.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당선을 그토록 바랬던 MS의 기대에 부응하듯 부시행정부는 잭슨 판사와 더불어 MS의 분할을 이끌어내며 반독점투사임을 자처하는 조엘 클라인 법무부 반독점국장을 해임하고 찰스 제임스를 그의 후임으로 임명하였고 이어서 시장 불간섭주의자로 알려진 존 애시크로프트 공화당 상원의원이 법무장관에 지명함으로써 MS의 강력한 응원군이 되어주었다.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부 장관은 2001년 6월 판결이 나오자 즉각 ‘중대한 승리’라고 표현할 만큼 강력한 MS 지원자이다.- 부시 당선 확정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연방무역위원회(FTC)와 연방통신위원회(FCC)는 AOL-타임워너 합병 승인 판정을 내렸고, 이어 월드컴의 인터미디어 인수 승인이 FCC에서 나왔다. 물론 클린턴 행정부내에서도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법원의 MS 분할판결에 대해서 반발해왔지만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의 ‘기업지상주의’, ‘자국패권주의’는 MS의 강력한 후원자임에는 틀림없다.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MS는 이번 소송에서 강력한 후원자를 등에 업고 완전한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동안 자신을 성가시게 했던 모든 장애물을 겉어내고 있는 MS는 윈도XP를 시작으로 하는 닷넷전략으로 향후 인터넷 시장을 완전하게 독점하려는 계획을 진행중이다. 이제 MS는 그들을 통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일도 할 수 없게 만들기 위해 편리함을 무기로 강력한 빅브라더의 모습을 꿈꾸고 있다. 보다 은밀하고 보다 강력하게 우리를 옭아멜 편리함속에 숨어있는 무시무시한 권력의 힘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2001-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