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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자료] 2001년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의 문제점

By 2001/06/01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진보네트워크센터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의 문제점

홍석만(사회진보연대)

1. 전자건강보험증이란 무엇인가

1-1 목적

○ 의료기관의 건강보험의 부당수급과 허위청구 근절
○ 보험재정 절감
○ 처방전 위조·변조 방지

1-2 전자건강보험증의 개요

○ IC칩 사용 및 개인정보 기입 : 8K바이트, 한글 4,000자가 저장가능 한 IC칩 사용. 이 IC칩에 주민등록번호, 성명, 혈액형, 처방내역 그리고 개인병력사항 등 기록할 계획.
○ 1인 1카드 : 전자건강보험증을 모든 보험 수급자에게 발급예정 (대상자 4천5백만 이상)
○ 신용카드 기능 부과 : 카드발급 비용 절감(민자유치) / 지불의 용이함 / 건강보험증 항시 소지의 필요성 증대시킬 목적으로
○ 사용방식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환자는 전자건강보험증을 병원 또는 의료기관에 제시하고
의료기관은 이를 단말기를 통해 공단에 보험수급자격을 조회
환자가 본인부담금을 지불하면
의료기관은 진료내역과 수납금액 송부(본인부담금 및 공단부담금)
의료기관은 처방전을 환자의 전자건강보험증에 수록
환자가 전자건강보험증을 약국에 제시
약국은 단말기를 통해 환자의 보험수급자격을 조회
약국은 약제비를 공단에 송부
제약

2. 전자건강보험증의 문제점

2-1 전자건강보험증은 제 2의 전자주민카드

○ 주민등록증보다도 더 강력한 국가신분증 탄생 : 전국민을 대상으로 1개의 전자건강보험증을 발급하게 되면 주민등록증보다도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국가신분증으로 기능하게 된다.(주민등록증은 3천6백만명이고 건강보험증은 4천5백만명이 발급대상임)
○ 전자건강보험증의 본인 확인을 위해 사진 또는 전자지문을 사용할 가능성이 확실함.
○ IC칩 사용하고 여기에 개인정보를 기입한다는 점에서 전자주민카드와 동일한 방식. 단, 차이점은 전자주민카드의 경우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각종 증명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에 비해 전자건강보험증은 개인의 병력사항 및 특이사항등을 수록할 계획 임. 그러나, 이미 정부에서 각 증명 관련한 전산망을 이미 통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IC칩에 담는가 아닌가 하는 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IC칩이 국가신분증에 사용된다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
○ 전자건강보험증의 경우, 언제 아플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전자건강보험증이 없으면 보험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 예상되므로 항상 소지하고 다녀야 함. 이 때문에 가구당 1개의 카드가 아니라 개인별로 각각 발급.(미성년자 등의 경우 예외가 있을 수 있음)
○ 무엇보다도 신용카드와 연계를 검토하고 있어 더욱 문제라고 할 수 있음 : 전자건강보험증이 IC칩을 사용한 국가신분증이며, 신용카드 기능까지 연계되면 그것이 바로 전자주민카드라고 할 수 있음. 금융거래, 이동수단 이용 및 의료기관 이용 내역 등 개인 사생활 기록이 전산망을 통해 저장됨.

2-2 개인정보 유출과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성 증폭

○ 전자건강보험증 수록내용의 유출가능 : 정부는 전자건강보험증에 병력사항 및 특이사항을 기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음. 이렇게 될 경우 비록 IC칩이라고 하더라도 암호해독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정보의 유출가능성이 항상 존재. 가령 알레르기질환, 만성질환, 희귀질환 등이 기입될 가능성이 많고 만약 이것이 유출된다면 개인에게는 치명적. 그리고, 처방내역 및 의료기관 이용정보도 경우에 따라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음.
○ 정보망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 ; 폐쇄망을 따로 구축할 경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인터넷망을 이용할 경우, 비용은 적게 드나 보안이 너무 허술해져서 언제라도 유출가능함. 현재 계획은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방식이라서 해킹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
○ 신용카드 회사 및 보험회사 등에 의한 유출 : 신용카드와 연계할 경우, 대금결제를 위해 지불내역서를 신용카드회사에 전송해야 함. 즉, 신용카드 회사에 진료 및 제약내역이 전송되어 환자의 병력사항과 투약내역을 볼 수가 있고 환자별, 의료기관별, 약제품별로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할 수 있다. 이 정보들은 현재 보험회사와 제약회사 등에서 핵심적으로 알고자 하는 정보들이기 때문에 상업적 이용가치가 충분히 있어서 상업적 거래와 유출의 위험성이 매우 높음.

2-3 부당·허위청구 방지효과 없음

○ 현행 관행상 진료비 청구가 의료기관의 자체심사를 거쳐 진료시점보다 2-3일 후에 청구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부당, 허위 청구가 이루어지고 있음. 만약 전자건강보험증이 되더라도 현재와 같은 관행이 유지된다면 아무런 효과도 없음.
○ 모든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IC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단에 진료내역을 전송하고 곧바로 보험청구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라 하더라도 부당, 허위청구를 막을 수 없음. 진료내역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부당, 허위청구가 가능하게 되어 사실상 부당, 허위청구의 기법만 고도화시켜 놓게 됨.
○ 병원과 약국 및 환자의 담합을 통한 가짜환자 만들기 가능. 실제로 상당수의 허위청구는 이와 같은 담합의 형태로 이루어짐. 이 경우 전자건강보험증도 속수무책임.
○ 분실 또는 미지참의 경우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예외를 허용해야 함. (현재는 7일 이내에 건강보험증을 의료기관에 제시하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음.) 진료나 처방 후 며칠이 경과한 후에 전자건강보험증을 의료기관에 제시하도록 하면 현재의 제도와 같아져서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 처방전이 병원에서 약국으로 이동중에 위·변조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IC칩으로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볼 수 없음. (의료기관이 네트워크화가 되어 있거나, 다른 방식으로 해결가능한 문제) 이 경우도 환자와의 담합에 따른 위·변조는 막지 못함.

2-4 의료비의 실질적 인상

○ 정부는 시스템 구축(3천억에서 6천억원)을 민간자본의 유치로 해결 한다고 하지만 여기에 카드 발급비용과 수수료 등 가계에서 부담해야 할 비용은 빠져 있음.
○ 분실에 따른 카드 발급비용 급증. 주민등록증의 경우, 항시소지 하지 않고 있지만 연간 2-3백만건 분실. 전자건강보험증의 경우 이용율이 이보다 훨씬 더 높을 것. 분실율이 연간 20%정도라 하더라도 4백5십만건. 이를 돈으로 환산(장당 5천원)하면 연간 2백억이상 비용이 소요되고 실제 IC카드의 내용연수(사용기간)이 3년이므로 4천5백만명이 최소 3년에 한번은 재발급 받아야 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3년동안 3천억원정도가 소요된 예정.
○ 언론에서 분석에 따르면 4인 가구당 전자건강보험증 1개를 의무적으로 보유한다고 했을 때, 시장규모가 최소 1조5천억원에서 2조원으로 추산. 이 비용은 카드 (재)발급 비용, 수수료, 연회비등으로 가계에서 부담해야 할 비용. 개인별 1개의 카드를 발급할 경우, 최소 3조원 이상 소요될 전망.
○ 이 비용은 국민 개개인이 모두 지불해야 할 부담으로 사실상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낳게 됨.

2-5 시스템의 불안정 및 환자불편 야기

○ 전국 6만3천개의 진료기관에서 3건만 동시에 사용하면 20만개 이상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함. 의료기관의 특성상 이용시간대가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처리 불능사태가 속출할 것이 예상됨. 현재에도 금융전산망 및 행정전산망의 오작동과 마비사태가 속출하고 있음.
○ 시스템 작동 불능시에 진료 또는 처방이 불가능해지거나 상당히 오랜시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야기.

3. 결론

정부가 계획하는 전자건강보험증은 국민 개개인에게 모두 발급하기 때문에 주민등록증과 같은 국가신분증명서로 기능할 수 있고, IC칩이 삽입된 스마트카드로 제작되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기능에서 과거 전자주민카드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인의 치료 및 처방과 관련된 정보 그리고 특이체질인 경우 그 사항까지 기록되어 있어 유출될 경우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정보들이다. 또한, 여기에 신용카드기능까지 부과하여 신용카드회사에서 개인의 병력관련 정보들을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게 하여 개인정보유출 위험을 더욱 높여 놓고 있다. 의료기관 이용 및 투약기록들은 상업적 악용가치가 매우 높은 정보들이어서 더 세심한 보호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전자건강보험증제도는 이 위험성을 더 가중시켜 놓는 반인권적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정부가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의 부당, 허위청구를 근절시키고 의료보험재정을 안정화에도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의료기관에서 자행되고 있는 부당, 허위 청구를 막기 위해서는 의료시스템을 바꾸어야 하는데 단순히 스마트카드를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이를 점검하는 것으로는 아무런 효력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진료내역서 작성과정에서 얼마든지 부당, 허위청구가 가능하고, 의료기관 또는 환자와의 담합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허위청구에도 전자건강보험증은 속수무책이다. 이런 상태에서 전자건강보험증의 도입은 오히려 의료기관의 부당, 허위 청구를 정당화시켜 줄 우려까지 제기될 수 있다.
또한, 개인에게 있어서 전자건강보험증의 도입으로 개인정보의 유출 위험성을 증대시킬 뿐만아니라 카드 발급 및 재발급, 수수료, 신용카드 연회비 등 제 비용을 상승시켜 실제 의료비를 인상시키는 효과만을 갖게 되어 의료보험 재정 안정화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국민의 의료비 부담만 증가시켜 줄 것이다. 이 방식은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오직 카드업계에만 혜택을 주는 일종의 특혜조치가 바로 전자건강보험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전산시스템의 문제와 예상되는 사용량 폭주에 따라 자주 마비되는 사태가 예상되어 국민의 적정하고 적절한 치료와 처방에도 장애가 예상될 뿐아니라 전자건강보험증의 분실 및 미지참시 예상되는 불편함을 고려해 볼 때 국민들에게 실제 편익을 제공하지 못한다.

2001-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