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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한국의 벤처열풍과 노동자/이종회

By 2000/08/06 10월 25th, 2016 No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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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벤처열풍과 노동자

이종회

1. 들어가는 말

온 나라가 구조조정의 광풍에 휩쓸리고 있다. 감원과 노동유연화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구조조정으로 실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만을 양산했을 뿐 기업이 합리화되었다는 어떠한 지표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건실한 기업은 외국자본에 M&A되거나 BIS 8%에 묶인 은행이 돈줄을 늦추지 않아 신용위기라는 용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그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또한, 구조조정은 정리해고로 이어졌다. 이미 지난 1차 금융구조조정으로 4만여명의 금융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고도 모자라 또다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계기로 수만명의 은행노동자들이 정리해고될 위기에 놓여있다.

64조를 들이붇고 4만 2천명의 금융노동자를 해고하고도 모자라, 40조원의 공적자금을 더 들이고 몇 만명의 노동자가 더 해고되어야 구조조정의 핵심이랄 수 있는 금융부문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현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금융노동자가 파업을 하여도 이것이 금융구조조정의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아래 오히려 주가는 오르는 기현상을 우리는 본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야 말로 주가를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이것이 경제위기 극복의 대안이고 금융불안의 위기를 해소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에게 체감되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은 대량의 해고, 실업 그리고 민중적 부담에 기반한 금융적 자본주의로의 재편이다. 이 과정에 핵심적으로 놓여 있는 것이 바로 벤처자본과 벤처산업의 열풍이고 이 열풍은 한국경제의 금융적 재편에 기름을 붇고 있다.

지난 2월23일 종가 기준으로 직원 68명의 새롬기술이 시가총액(2조8700억원)에서 굴뚝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2조7700억원)를 앞서는 현상을 보인 것은 현재 벤처산업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은 1999년 한해 동안 유상증자와 기업공개를 통해 코스닥시장에서 5.7조원의 자금을 조달하였다. 벤처캐피털, 엔젤 등과 같은 창업투자회사들이 줄지어 결성되고 외국계 자본과 은행, 재벌기업들 조차 수천억원의 벤처투자펀드를 구성하여 벤처에 투자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중소기업청에서 [다산벤처기업]이라는 자본금 1,000억원의 주식회사를 출범시켜 벤처산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한편 새롬기술의 경우 2월 16일 하루동안 시가총액의 3.3조원의 30%인 1조원이 거래되는 기록을 수립했다 즉 하루에 회사주주의 약 1/3이 바뀌었음을 의미할 정도이다. 그리고 창업투자회사가 벤처업체를 코스닥에 상장시킨 후 10%이상이 그 회사의 지분을 정리하고 있다는 발표는, 자금조달을 통하여 등장한 벤처지주 회사는 벤처가 기술개발보다는 다각화를 통한 외형적 성장과 투자를 통한 부의 증식이라는 머니게임에 몰두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머니게임, 대박심리를 뒷받침하는 이데올로기는 창조적 지식기반국가 기틀을 마련하고 국가사회 전반의 구조개혁과 고용창출을 지원하는 정보화에 있으며, 결과적으로 5-10%의 생존을 위해 90%를 소비하는 한탕주의적 벤처산업이 한국자본주의의 금융화를 선도하고 노동자 분할통제의 결정적 기제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 글은 정보재와 정보산업의 특징속에서 금융화에 기반한 벤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양산되고 있는지 살펴 볼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벤처기업 노동자들의 노동현실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보여주는 바, 노동권에 대한 양보와 해체의 이상적 결과에 다름아님을 살펴 보고자 한다.

200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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